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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년 후에는 세무사도 심리 공부해야 할 겁니다"

  • 2026.02.06(금) 07:00

최봉길 최&강 세무사무소 대표세무사 및 법무법인 율촌 비상임고문

40년 넘게 세무대리인으로 활동한 최봉길 세무사는 고객을 만나서 '세금만 보는 것'이 맞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심리를 공부하게 됐다. 세무사와 법학박사, 가족심리상담사 자격을 갖춘 보기 드문 전문가다. [사진: 이대덕 기자]

"10년 후에는 상속의 시대가 열립니다. 그때가 되면 세무사가 왜 심리를 알아야 하는지 모두 느끼게 될 겁니다"

상속과 증여는 오랫동안 숫자의 영역이었다. 얼마나 내야 하는지, 언제까지 신고해야 하는지, 어떤 절세 수단이 가능한지가 논의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다른 질문이 점점 더 자주 등장한다. "왜 이렇게까지 싸워야 하나", "가족이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는 탄식이다.

재산을 둘러싼 분쟁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 간에 쌓여온 감정과 상처까지 건드린다. 분쟁이 길어지면 가족들은 오랜 시간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상속을 기다리다 인생의 방향을 잃는 사람도 있고, 가족 관계가 끊긴 채 수십 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우울증이나 불안, 적응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이 바로 세무사다. 상속·증여 컨설팅의 시작점에는 항상 세무사가 있다. 하지만 갈등이 심해지면 세무사는 무력감을 느낀다. 세법은 잘 알지만, 감정의 문제 앞에서는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를 공부한 세무사가 있다. 최봉길 최&강 세무사무소 대표세무사(법무법인 율촌 비상임고문)는 "세무사는 정말 세금만 보면 되는가?"라고 끊임없이 자문한다. 그는 상속·증여 현장에서 반복되는 분쟁을 보면서, 문제의 본질이 법이나 세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심리학을 공부하게 됐다.

국내 최초로 '심리학을 전공한 세무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최 세무사는 절세, 분쟁 예방, 갈등 관리, 이 세 가지를 모두 다뤄야 상속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말한다. 숫자를 넘어 관계까지 살피는 세무사, 최 세무사에게 상속 분쟁의 해법으로서 심리의 역할을 들어봤다.

최 세무사는 "날이 갈수록 상속·증여 분쟁이 많이 생긴다"며, 세무와 법률, 심리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고객이 상처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많은 세무사들이 상속·증여 컨설팅을 하다 보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가족 간의 갈등이나 마음의 상처 때문에 세무 컨설팅에도 지장이 생기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한데 세무사님이 심리학을 공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가?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재산 문제와 연결되면 어떻게든 분쟁이 생기고 결국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사실 세무사 입장에서는 상속·증여세 하나만 잘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상속·증여 관련 분쟁이 많이 생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것이다. 

세무사들이 가야 할 방향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상속·증여 절세 컨설팅을 잘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분쟁을 예방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분쟁의 종류는 어떤 게 있고, 발생 원인은 무엇인지 봐야 한다.

분쟁 발생 가능성에 대해 고객과 세무사 모두 문제의식이 없다면, 고객이 돌아가시고 나서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가족 간 분쟁이 생기길 바라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 이건 법의 영역이다. 

세 번째는 분쟁의 근본 원인인 가족 간의 감정적 응어리를 풀어내어 상처를 최소화하고 화목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것이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세무사들이 이쪽에 관심을 가지면 비즈니스 영역도 넓어질 것이다. 베스트는 절세도 하고 분쟁도 예방하고 갈등도 줄여서 가족들이 화목할 수 있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40~50대인 세무사가 최소한 10년 이상은 준비해야 한다. 법률을 공부하는데도 5년 이상, 심리를 공부하는데도 5년 이상 걸린다. 제가 이 세 가지를 하기 위해 20년 전부터 준비했고, 그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이 심리였다. 

Q. 가족 간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 것이 종중 땅 상속이다. 종중 땅의 경우 얽혀있는 이해관계인이 많고, 소유주가 불분명한 까닭에 친인척이 오랜 시간 고통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문제도 심리학으로 풀 수 있나?
  원래 제 주업무가 부동산 세금이다. 이 업무를 하다 보니, 분쟁이 계속 늘어나면서 가족이 콩가루 집안이 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렇게 되면 가족들 마음에 상처가 너무 많이 생긴다. 그래서 이런 문제는 세금만 볼 것이 아니고 마음을 다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축구 경기에 비유자하면 심판을 잘 봐야 한다. 세무사들이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종중 땅 분쟁의 경우는 첫 번째가 법률에 관한 문제, 두 번째가 심리적인 부분과 엮여 있다.

법률적으로 보면 매각대금을 나눠가질 소유자가 누구인지 사전에 정리가 돼야 한다. 이게 정리가 안되면 분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너도 나도 종중원이라며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 판사가 판결하지 못한다. 조정도 하기 어렵다.

소유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매각대금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생기고 상처가 생긴다. 가족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원수처럼 지내게 된다.

결국 돈도 받지 못하고 상처만 남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우울증, 적응장애, 불안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화를 많이 내고, 어떤 사람은 무기력해져 집에만 머문다. 

직업이 없는 분들은 그것만 기다렸다가 시간이 오래 지나도 해결이 안 되니까 우울감이 생긴다. 분쟁 당시 40대였던 분이 60대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 자식들도 20대 때 그 돈을 받아서 사업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40대가 됐다. 집안의 재산 하나 때문에 삶이 멈춰버린 것이다. 

이는 법률과 세무를 종합해서 누군가가 합의를 이끌어내야 된다. 결국 조정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손해를 본다. 각자가 다 이익만 보려고 하면 조정은 어렵다.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지면 돈도 싫고 협의를 하기 보다는, 그냥 끝까지 가려고 한다.

이미 터진 분쟁은 수습하기 어렵다. 그래서 세무사가 심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보통은 세무사가 세무 업무만 하면 되지, 왜 심리까지 보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게 당연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 세무사가 왜 심리를 해야 하는지 느낄 것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 보면 심리학을 공부한 분들이 꽤 있다. 현재 세무 쪽은 거의 없다.

종중 땅의 경우 심리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소유자를 50명 또는 60명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하면, 개개인의 경우는 50명이 나눠가져야 본인의 몫이 커지니까 좋아한다.

하지만 소유자를 50명으로 확정하기 위해 분쟁을 질질 끌어서 돈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본인의 몫이 줄어들어도 소유자를 60명으로 해 다툼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 금액이 적더라도 내 몫을 확실하게 챙기는 방법이다. 이게 심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점이다. 

Q. 형제가 감정이 상해서 물려받은 부동산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례도 다. 삼남매가 지분을 3분의 1씩 똑같이 나눠 꼬마빌딩을 물려받았다. 누군가는 매각해서 현금을 쥐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월세를 받고 싶고 마음이 다 다르다. 이 과정에서 형제끼리 사이가 틀어지면 매각이고 뭐고 형제가 하려는 건 다 싫다면서 동의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런 문제도 심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공동 소유는 분쟁의 씨앗이다. 공동 소유를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이를 알고 자녀들에게 계열 분리를 해서 하나씩 회사를 떼어줬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동업 문화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문제는 대기업 회장님처럼 자녀들에게 하나씩 떼어 줄 재산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지분을 똑같이 물려주면 어떤 자녀는 본인 지분만큼만 담보를 설정해 대출을 받고 나중에 경매로 넘어가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런 대출은 불가했지만, 최근에는 공동 소유 물건이라도 지분만큼만 대출해주고 분할 경매하는 제도가 생겼다. 경매로 넘어가면 이 지분을 누가 사게 될 것인지가 문제인데, 저렴하면 형제가 사겠지만 비싸면 살 사람이 없다. 

이럴 때는 차라리 가족법인으로 전환을 해서 법인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법인을 공동소유하는 것이 더 낫다.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는 최 세무사는 가족과의 사이도 좋아졌다며 사람과의 관계도 결국 내 자신이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세무사 활동을 오래 하신 경력으로 이런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인지, 심리학 공부를 통해서 답변이 더욱 업그레이드 된 것인지 궁금하다.
  심리 공부를 하고 나서 확실히 업그레이드가 됐다. 보는 관점이 넓어졌다. 돈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더 갖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다. 그런데 사이가 좋으면 덜 가져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사이가 나쁘면 양보하기도 싫다. 이러한 사례는 정말 많이 봤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례도 있다.

남편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부인과 자식 둘이 있었고, 전 재산은 미망인이 단독으로 갖는 걸로 자녀들과 합의가 됐다. 아들은 미국에 있고, 딸은 한국에 있었다. 딸은 엄마와 같은 아파트 옆동에 사는데도 5년 동안 왕래도 없었고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

상속재산 명의 변경이나 상속세 신고를 하려면 금융기관에 상속인들이 같이 가야 되는데, 딸이 협조를 해주지 않았다. 참 이상한 상황이라 미망인에게 면담을 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승낙을 받았다.

그래서 제가 미망인에게 남편도 돌아가시고 딸과도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서 마음이 어떤지 물었다. 미망인은 "죽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 교과서적인 반응이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치로 올라간다. 여기에 가족 관계까지 안 좋으면 삶의 의욕이 없어지는 게 정상이다. 이건 세금 문제가 아니라 심리 문제다.

그 다음으로 제가 딸을 만나면 무슨 말을 제일 듣고 싶으냐고 물으니 "엄마, 사랑해"라는 말을 제일 듣고 싶다고 하더라. 이때 눈물을 흘리더라. 미망인이 충분히 울 수 있도록 시간을 드렸다.

이야기를 더 들어보니, 딸은 아버지 장례식에는 오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좋아하던 음식을 들고 공원묘지에는 종종 간다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딸에게서 죄책감이 느껴졌다. 더 이상한 것은 딸은 본인의 자녀들을 외할머니에게도 보내고 음식도 만들어서 주지만 딸과 미망인의 대화는 단절됐다는 것이다.

엄마가 필요한 서류가 있으면 우편함에 넣어두고 간다. 부모는 자식에게 준 상처를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상처받은 자식은 다 기억한다.

결국 돌아가시기 전에 화해를 해야 한다. 그래야 미망인도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다. 지금은 돌아가셔도 한을 풀지 못하고 눈을 감는 분들이 너무 많다. 딸 입장에서도 엄마가 돌아가시면 죄책감 때문에 일상생활이 굉장히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문화가 약해서 홧병이 생긴다.

Q.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은 시간이 돈이다. 그런 입장에서 시간을 들여 사람의 마음까지 들여다보고 상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세무사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세무사가 왜 심리를 공부해야 하나?
  세무사 역할은 상속세 신고만 하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저는 그 미망인을 보면서 "만약 이 분이 내 가족이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감정이 생겼다. 이런 분들은 도와드리는 것이 맞다.

미국에 있는 아들은 메일을 보내 "천사 같은 세무사님을 만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미망인이 딸과 화해를 해서 왕래를 하면서 살면 참 의미있는 일이다. 한 가족을 살린 거나 마찬가지다. 종교적으로 보면 영혼을 살린 것이다. 

상속세 신고만 하고 끝내야지라고 생각하면 이런 일은 안 생긴다.

이걸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볼 수 있다. 그 미망인과 자녀들은 저의 충성 고객이 된다. 돈 잘 버는 사람들은 돈을 쫓지 않는다. 자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면 돈은 따라온다. 

식당을 예로 들면, 맛있는 음식을 연구하고 개발하면 손님은 자연스럽게 오는 이치다. 그런데 음식이나 서비스는 신경 쓰지 않고 당장 돈만 벌려고 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제가 비즈니스 때문에 심리를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저를 만난 고객들이 지인에게 또 저를 소개해준다.

그렇다면 세무사가 심리상담까지 해주는 것이 좋은 이유는 연세드신 분들 때문이다. 부모들은 심리상담센터에 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세무사가 세무 상담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심리상담사는 상속세나 법률을 모른다. 세무사는 심리를 모르기 때문에 세무와 심리가 연결되기 어렵다. 그런데 세무와 심리를 따로 보면 효과가 없다.

세무사는 철저하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증여 상담을 열심히 했는데, 고객이 갑자기 증여를 안 하겠다고 하면 세무사는 답답하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보면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그 얘기를 듣고 전적으로 공감해줘야 한다.

대개 부모들은 자녀에게 다 주고 나면 내가 무엇이 남느냐는 허탈감을 느낀다. 자산을 통해 가장으로서의 통제권을 갖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심리상담사의 경우에는 이런 상황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하지만, 세무사는 답을 줄 수 있다. 바로 조건부 증여다. 흔히 말하는 효도 계약이다. 얼마를 증여할 테니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라는 식의 조건을 거는 것이다.

다만 조건부 증여는 자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소송을 해서 다시 권리나 자산을 찾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신탁을 같이 활용한다. 

신탁의 경우 설계는 좋지만 수수료가 비싸고 신탁원부가 공개되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을 신탁하면 소유자가 신탁회사로 바뀌고, 신탁원부는 등기부의 일부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상속으로 치면 유언장이 공개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자식들 간에 또 다른 분쟁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민사신탁이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활성화할 지가 숙제다.

※ 민사신탁이란?
민사신탁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이나 전문가를 수탁자로 정해, 민법과 신탁법에 따라 재산 관리·이전 조건을 계약으로 설계하는 신탁이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조건부 지급, 생활비 지원, 부양 약속 등을 유연하게 담을 수 있어 가족 간 분쟁을 줄이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재 대학과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 세무사는 우리나라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를 연구해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 이대덕 기자]

Q. 현업이 있는 사람이 심리를 따로 공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세무사들이 심리 공부를 하기를 원한다면 어떤 방법을 추천하는가?
  요즘은 사이버대학이 잘 돼 있다. 1학년으로 입학해서 공부를 해도 된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으니까 3학년으로 편입해서 학부에서 기초를 다지고, 그 다음에 대학원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저는 처음에 백석대학교 상담대학원에 석사과정으로 입학을 했다. 교수진이 이론과 실무를 병행하시는 분들이라 너무 좋았다. 그런데 제가 학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다 보니, 기초가 없었다. 사상누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부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했다.

마침 서울사이버대학교에 심리학과가 새로 생겼는데, 그중에 시니어 전공이 있더라. 그래서 입학설명회를 갔다. 이우경 서울사이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님이 심리학과를 개설한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특화된 심리상담이 거의 없다. 청소년, 부부, 가족상담은 많은데, 재산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상담은 공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법률·세무·심리를 종합한 상담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사이버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현재 백석대 석사와 사이버대 학부를 모두 공부하고 있다. 교수님을 비롯한 주변 분들이 어떻게 현업과 공부를 병행하냐고 놀라워 했다. 그래서 저는 심리를 공부해보니까 너무 좋았고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도 결국은 내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으면 다들 한 번쯤은 심리 공부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Q. 우리나라 최초로 '심리학을 전공한 세무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셨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처음에는 석사과정만 마치고 박사과정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고민이 생겼다. 

상속·증여 절세도 하면서, 분쟁도 예방하고, 갈등도 관리해서 사전에 잘 준비된 가족들은 도대체 어떤 준비를 했길래 이렇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반대로 준비를 못 해서 소송으로 가고, 갈등이 상처가 되고, 20년씩 끌어가는 사례들은 왜 그렇게 되는 것인지 성공과 실패가 무엇 때문에 갈리는지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이런 과정을 먼저 겪었다. 일본 사례도 연구해보고 싶고, 성공 사례를 사회에 공유해서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실 1년 후에 이 내용을 오픈하고 싶었다. 석사과정을 마치면 책을 집필하거나 언론사 기고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공부만 한다. 저는 분명히 심리에 대한 니즈가 시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젊은 세무사들한테도 이러한 부분을 널리 알리고 교육도 할 생각이다.

최봉길 세무사. [사진: 이대덕 기자]

☞최봉길 세무사는?
상속·증여 분야에서 드물게 세무·법률·심리상담을 결합한 융합형 전문가다. 40여년에 걸친 실무 경험과 학문적 연구를 바탕으로, 상속·증여를 단순한 절세 문제가 아닌 분쟁 예방과 가족 관계 관리의 문제로 다뤄왔다.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는 심리학을 다시 공부했고, 그 결과 법학박사이자 가족심리상담사 자격도 취득했다.

그는 지금도 상속을 숫자의 문제가 아닌 관계의 문제로 다룬다.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대통령 직속 위원회 등에서 조세 정책을 자문하며 제도의 안쪽을 들여다본 경험은, 절세, 분쟁 예방, 승계전략, 갈등 관리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탕이 됐다. 최 세무사는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법무법인 율촌 비상임고문으로도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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