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확 뛴 먹거리 물가, "재료값 올라서" 거짓이었다

  • 2025.09.25(목) 12:00

국세청, '생활물가 밀접' 업체 55곳 세무조사

민생경제의 가장 중요한 현안을 꼽으라면 물가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올라 서민 가계에 깊은 주름살을 던져주고 있다. 이 같은 물가 잡기의 중요성을 감안, 국세청이 상품 가격을 턱없이 많이 올린 먹거리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실시 중이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이 29일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 세무조사'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국세청]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12개, 농축수산물 납품·유통 업체 12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14개, 경조사 업체 17개 등 총 55개 업체가 이번 세무조사 대상이다. 이들 업체에 세무검증을 하는 건 ①원가 상승에 편승해서 상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②실제로는 원가 부풀리기 등으로 소득을 숨긴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밝힌 조사착수 사례를 보면 #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인 A사는 변칙적인 수법으로 재료비를 부풀렸다. 사주 일가가 설립한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원재료를 고가 매입하거나 거짓으로 매입한 것처럼 꾸민 것이었다. 조사 대상 업체의 소득은 줄여 신고하고, 특수관계법인에는 이익을 떼줬다. 일부 업체는 사주 일가의 고가 아파트 구입, 자택의 설계·인테리어 관련 비용까지 회사가 대신 부담한 사례도 있었다.

원재료 고가 매입과 용역비 과다 지급 수법으로 원가를 과다 신고하고, 사주 일가 부동산개발비를 회사가 대신 부담한 가공식품 제조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사례. [출처: 국세청]

# 커피·음료를 파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B사는 커피 원두, 음료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상품 가격을 수십 퍼센트나 올렸다. 그런데 특수관계법인인 원재료 공급 업체로부터 원재료를 고가에 매입하고,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가맹점에 공급한 것이었다. B사는 개업하는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교육비를 수취하면서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수법으로 매출을 속였다. B사와 가맹점이 공동으로 부담했던 광고비를, B사가 모두 부담한 것처럼 광고비를 과다 신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조사 대상인 농축수산물 납품·업체들은 영세사업자로부터 농축수산물을 매입하면서 계산서를 과다 수취하거나, 실제 농축수산물 거래 없이 거짓 계산서를 수취해서 매입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세금을 줄여 신고했다. 일부 예식·장례 등 일부 경조사 업체는 할인을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해 매출을 속이기도 했다. 

국세청은 법인자금 유출이나 가공 인건비 지급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사주 일가에 대해서는 재산 취득 전반에 대해 자금출처를 살펴보고, 조사 대상 업체의 원가를 부풀리도록 도와준 거래처에 대해서도 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원자잿값 상승 등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해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