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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체납 세목 1위 부가세…'카드사 대리징수' 재점화되나

  • 2026.01.20(화) 10:13

국세청 내부서 '대리징수 확대·매입자 납부' 공감대

2015년 1월,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는 40년 가까이 묵은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 징수 체계가 수술대에 올랐다. 명의 위장이나 반복적 폐업으로 탈세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결제 단계에서 신용카드사가 부가세를 원천징수하는 방안이 나온 것이다. 1977년 도입 이후 신고·납부 방식으로 운용돼 온 부가세는 탈루가 빈번한 세목으로 지적돼 왔고, 이에 따라 징수 체계 개편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카드사 부가세 대리징수' 구상은 그해 국세청의 정책 예고장으로 불리는 국세행정포럼에서 재등장했다. 국세청은 여러 차례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에 세제 개선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기존의 부가세 납부 방식은 사업자가 물건값과 함께 소비자로부터 받은 세금(매출세액)에서, 본인이 물건을 떼올 때 낸 세금(매입세액)을 차감한 뒤 그 차액을 국가에 내는 구조다. 

즉, 소비자가 내야 할 세금을 사업자가 일정 기간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신고·납부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폐업하거나 자금난을 이유로 유용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이에 등장한 것이 부가세 원천징수 방안인 것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생기는 사업자들이 다수 발생한다는 이유로 제도 신설은 불발됐다. 

추진 동력이 되살아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탈루가 잦은 부가세 징수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그 결과, 2019년부터 카드사가 사업자(카드가맹점)에게 대금을 지급할 때 부가세를 미리 떼어 이를 국세청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징수 체계가 바뀌었다. 다만 단란주점 등 일부 탈루 고위험 업종에 한정했다. 부가세 탈루를 줄이겠다는 문제의식은 제도화됐지만, 적용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체납 1위 세목'

부가세 징수 방식 개선이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체납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누계 기준 부가세 체납액은 30조4895억원으로, 전체 국세 세목 중 가장 많다. 이 중 징수가 사실상 어려운 세금으로 분류되는 '정리 보류액'이 72%(약 22조원)에 달해, 상당 부분은 소멸시효(5년, 5억원 이상은 10년)로 인해 끝내 걷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세무 행정과 과세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탈세 가능성은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여전히 국세청의 눈을 피한 '세원 사각지대'는 넓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인 2017년에 측정한 부가세 '택스갭(Tax Gap·마땅히 부담해야 할 세금과 실제로 납부한 세금의 차이) 규모는 11조7000억원(2011년 기준)으로 3대 세목 중 가장 컸다. 

국세청 내부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된 사안은 아니지만, 부가세 체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비공식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부가세 업무 경험이 많은 국세청 한 관계자는 "카드사에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더라도, 세수 누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리징수제 개선은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탈루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카드사 대리징수 적용 대상을 확대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가세 징수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나온다. 서울 소재 한 세무서장은 "자료상이나 반복적으로 탈루가 발생하는 특정 업종의 경우, 판매자가 세금을 받아 보관하는 구조 자체가 악용되고 있다"며 "매입자 납부제도를 중심으로 한 과세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사업자 간 법정 품목(스크랩 등)을 거래할 때 매출자가 부가세를 징수하지 않고, 매입자가 이를 지정 금융기관을 통해 국세청에 직접 납부하는 방식이다.

해당 세무서장은 "제도 개편 논의를 하더라도, 입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탈루 가능성이 명확한 특정 업종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세청장이나 세무서장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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