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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승계까지 막을까"…전문가가 본 가업상속공제 개편 우려

  • 2026.08.05(수) 13:55

[프리미엄 리포트]김주석 세무법인 센트릭 세무사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으로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가업의 정의 신설부터 사후관리기간 연장까지 기업 승계 현장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제도 강화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규제가 정상적인 기업승계까지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된다. 상속·증여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주석 세무법인 센트릭 세무사가 개정안의 핵심 변화와 현장에서 바라본 우려를 짚었다.

지난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이 공개됐다. 그동안 가업상속공제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음에도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충격적인 결과물이 정부안으로 공식 발표되면서 마음이 불편함을 느낀다.

조금 더 심하게 속마음을 표현하자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고 할 수 있겠다.

가업상속공제는 20여년 전인 2007년까지는 그 공제액이 1억원에 불과했다가 그 이후 수년간 6번의 개정을 거쳐 현재의 600억원 한도액으로 꾸준히 상향됐다. 

가업의 요건도 2016년까지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과 규모초과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가, 2017년부터는 상증법 시행령 별표의 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일정규모 이하 중견기업으로 하면서 한국표준산업분류표상 대분류 내에서 업종을 바꾸는 경우도 가업의 계속 영위로 인정했다. 

특히 피상속인의 가업 영위기간 요건은 2008년 15년이었다가 2009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20년간 10년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사후관리 기간도 2008년부터 2018년까지는 10년을,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7년, 그리고 2023년부터 현재까지는 5년으로 꾸준히 완화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가업 관련 세제개편안 내용을 정리해 보자. 

①우선 '가업'의 정의 신설이다. 현재는 가업의 의미를 외형적 요건(예: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으로 규정해 전문기술・노하우 보유 여부에 대한 고려 없이 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업상속공제 취지에 부합하는 기업에 한해 선별적으로 지원한다.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가업의 정의를 '상증법 별표의 업종 유지와 특허권, 영업비밀, 산업기술, 무형유산, 숙련기술 등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서 별도로 신설하는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재정경제부장관이 인정하는 기업이라고 법률에 신설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세세분류 기준으로 727개를 상증법 별표에 별도로 규정하는 경우 추후 한국표준산업분류가 변경된다면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20년 이상을 동일한 세세분류 업종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각종 법률에 의한 산업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신설 위원회에서 일일이 판정해 주어야 하는데 그 절차와 심사역량 등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②가업 영위기간과 사후관리기간 상향. 현재 피상속인의 가업영위기간 요건은 10년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 기간을 20년으로 상향했다. 사후관리기간은 현재 5년이나 이를 10년으로 상향했다. 가업영위기간의 경우 최소 20년 이상이면 공제 가능하지만 그 기간이 30년이 안되는 경우는 30년에 부족한 기간을 사후관리 기간에 더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가업영위기간 30년과 사후관리기간 10년을 합산하면 최대 40년 이상을 동일한 업종을 유지하는 기업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통계청의 산업별 신생기업 생존율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약 34%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창업 후 10~20년을 넘기기도 쉽지 않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또한, 가업상속공제를 받는 대상이 2024년 결정 기준으로 216개 기업(2024년 사망자수는 35만8599명이다)에 공제액 6029억원에 불과하고 2025년 기준은 257개 기업에 공제액 1조881억원 정도인데 그 요건과 사후관리 규정을 더 강화한다면 기업가들의 상속세 고민은 더욱 더 커져만 갈 듯하다.

지난 20년간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연혁과 추이를 살펴보면, 공제 한도 확대와 요건 완화 기조가 지속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최대 50%에 달하는 상속세율 아래에서, 이 제도는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기업가들이 고려해 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합법적 절세방안이다. 

물론 일부 납세자의 조세회피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격한 요건과 과도한 사후관리만을 강요한다면 정당하게 가업을 승계하려는 기업가들에게 큰 부담과 상처가 될 것이다. 

부모가 30년 이상 일군 기업을 물려받아 동일한 업종을 유지하며, 10년 이상 사후관리 요건까지 완벽히 준수할 젊은 승계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지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주석 세무사는?
국립세무대학(5기) 출신으로 국세청에서 32년을 근무했고, 이 중 20년을 상속·증여세 업무를 수행했다. 후반 12년은 국세청 본청 상속·증여세과에서 법령해석 담당,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를 역임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국세동우회 칼럼리스트 및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상속증여세2024(광교), 가업승계와 상속증여세(삼일인포마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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