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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극장]남편이 받은 연금에 상속세를?…노후준비의 함정

  • 2025.01.29(수) 07:00

남편은 자수성가한 사업가였어요. 가진 것 하나 없이 시작해 밤낮없이 일하며 성공한 뒤, 그는 늘 말하곤 했죠. '노후에는 좀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꼼꼼한 남편의 노후 준비
"여보, 보험료를 미리 내면 죽을 때까지 매달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대."
"그거 좋네요. 당신 노후엔 회사 걱정없이 좀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우리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큰 결심을 했다는 거예요. 어느 보험사 직원에게 즉시연금보험을 추천받고 수익자를 저로 해 가입한 거였죠. 즉시연금보험은 보험료 전액을 목돈으로 미리 내면, 다음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어요. 

남편은 사업하면서 모아뒀던 목돈을 한 번에 납입했고, 우리 부부는 매달 연금처럼 나오는 보험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습니다. 

10년쯤 지났을까.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지만, 남편은 늘 꼼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철저했기 때문에 당장 먹고 살 걱정은 없겠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남편이 남긴 재산을 하나 둘 정리하고, 상속세 신고도 마쳤습니다. 

#함께 쓴 연금에 상속세라니
"보험 해지환급금과 받아왔던 정기금 모두 상속세 과세 대상입니다."
"말도 안 돼요. 이제까지 받은 연금은 우리 생활비에 보태 썼어요."

몇 달 후 세무서에서 통지서가 날아 왔어요. 남편이 가입했던 즉시연금보험이 그의 사망으로 해지환급금이 발생했고, 상속재산에 포함돼 그에 대한 상속세를 더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죽기 전 10년 이내에 받은 연금 또한 남편이 저에게 증여한 것이기 때문에 연금도 상속세 과세대상이라고 했어요. 

해지 환급금이 있는지도 몰랐던 저는 너무 황당했어요. 더구나 매달 받은 보험금은 함께 살면서 생활비로 썼을 뿐인데 이제 와서 세금을 내야한다니 기가 막혔죠. 

곧바로 세무대리인을 찾아가 통지서를 보여주고 도움을 요청했어요. 남편과 제가 함께 쓴 돈까지 상속세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너무 불합리하다고 말했죠. 세무대리인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해보자고 제안했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심판원의 냉정한 결정
"남편이 미리 낸 보험료를 나눠 연금처럼 받았기 때문에 증여가 맞습니다."
"그냥 좀 편히 살고 싶었던 것 뿐인데…세금을 너무 몰랐네요."

심판원의 판단은 제 생각과 너무 달랐습니다. 심판원은 즉시연금보험 약관에 따라 계약자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하고 환급금을 받을 권리가 있고, 남편 사망 후 제가 그 권리를 상속받은 것이라고 했어요.  

남편 사망 전 10년 간 받은 연금도 남편이 미리 납부한 보험료를 기반으로 지급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그 금액을 사전증여받은 것이라고 했어요. 연금을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제 주장에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더라고요.

노후에 많은 연금을 받으며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세금 문제까지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게 후회로 남아요. 단순히 좋은 보험 상품이라는 말만 믿었던 것이 큰 실수였네요. 

◆절세Tip
피상속인이 보험료를 낸 후 사망해 수익자가 보험금을 받는 경우, 보험금을 상속한 것으로 간주해 상속재산에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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