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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악세'로 창고 채우는 세무서들은 어디?

  • 2023.03.15(수) 17:00

[전국 세무서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들]④술 vs 담배

죄악세(Sin Tax)
-술, 담배, 도박 등과 같이 국민건강과 복지 증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악행세'라고도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명칭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포스'부터가 남다른 세금, 통칭 죄악세는 외국에서는 몰라도 우리나라 세법에서는 별도의 세목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종교적 영향에서 비롯된 명칭인데, 좀 더 깊게 보면 인체나 사회 전반의 건강함을 해치는 무언가 '중독성' 강한 물품 등을 과세대상으로 삼아 이에 대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세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술, 담배, 도박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면 되지 않냐는 단순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이미 이들을 매개로 한 거대 산업이 형성되어 있는 등 현대 사회에서 억압적 통제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시장은 열어놓되 진입장벽을 쌓아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우리나라가 운영하고 있는 죄악세의 형태는 두 가지. 개별소비세와 주세입니다. 

술에는 주세, 담배에는 개별소비세(몇 년 전에는 '담배소비세'가 따로 존재했지만, 개별소비세로 통폐합되었습니다), 경마장 등 도박장에도 개별소비세(입장행위)를 부과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죠. 

얼마 전 소주값 올라간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던 것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원인이 정부가 주세율을 조정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는데요. 

주세 납세의무자는 주류를 제조해 제조장으로부터 출고하는 자(국산 주류의 경우)입니다. 즉 술 공장에서 만들어져 출고되는 시점에 납세의무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보니 관할 지역에 중대형 주류 제조공장들이 위치해 있는 세무서들이 이 주세를 통해 눈에 띄는 세수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기준 국세청이 징수한 주세 총액은 2조6733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1/4 가량인 6363억원이 이천세무서 세수실적으로 잡혀 있습니다. 

이천은 전통적으로도 술과 인연이 깊은 지역이죠. 홍천세무서 또한 1186억원의 주세 실적을 거두었으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이 두 지역에는 OB맥주, 하이트진로 등 국내 최대 규모 주류 제조사들의 공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강릉세무서도 914억원 수준의 주세실적을 냈는데 이 곳에는 롯데주류의 제조공장이 있습니다. 

OB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청주와 전주(하이트진로), 광주(OB맥주)에도 각각 주류 제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이 덕에 청주세무서와 동청주세무서는 둘이 합쳐 3500억원이 넘는 주세 실적을 냈고(청주 2726억원, 동청주 814억원), 전주세무서와 북광주세무서도 각각 1400억원, 2124억원의 주세 실적을 올렸습니다. 

하이트진로 마산 공장을 관할하는 마산세무서도 2170억원의 주세 실적을 냈습니다. 

이들 주류 제조 3사 외,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소주'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충청의 이제우린, 광주전남 잎새주, 부산 대선, 경남 좋은데이, 제주 한라산 등이죠. 

이들 지역소주 제조업체들도 각 지역에 제조공장을 돌리고 있으며 그 공장을 관할하는 세무서는 적지 않은 주세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제우린을 제조하는 맥키스컴퍼니의 제조공장을 관할하는 서대전 세무서가 339억원의 주세 실적을 낸 것 처럼 말이죠. 

담배의 경우 개별소비세수에 포함되어 있어 구분해 내기가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담배 또한 제조장 반출시 납세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담배 제조회사 공장들의 위치를 확인해 보면 간단하게 가려낼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북대전세무서의 개별소비세수 실적은 무려 7444억원에 육박했죠. 

여기에는 KT&G 담배제조공장(신탄진)이 위치해 있습니다. KT&G는 전남 광주에도 공장이 있는데 북광주세무서가 관할입니다. 

북광주세무서는 주세로도 2000억원이 넘는 세수 실적을 자랑하는데 담배 세금으로도 1195억원의 세수 실적을 내며 그야말로 '죄악세수 세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북의 작은 세무서, 영주세무서도 개별소비세수 4231억원을 냈습니다. 이 지역에도 어김없이 KT&G 담배 제조 공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영주세무서는 이 담배 공장 없으면, 존재가치를 상실할 수준입니다. 왜 일까요? 

2021년 영주세무서의 전체 세수실적은 4871억원. 자, 답이 딱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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