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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작은 그 세무서, 어떻게 '세수 1등'이 됐나

  • 2023.02.13(월) 12:00

[전국 세무서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들]①세수 순위

국가 세수의 총본산 국세청은 세종시 소재 본청 외 7개 지방국세청 및 133개 세무서를 산하에 두고 있습니다. 세무서는 기존 130개였지만 지난해 3개 세무서가 새롭게 개청하면서 133개로 늘었죠.

이들 세무서는 전국 각지에 설치, 관할 지역에서 창출되는 세수 관리 및 민원 사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내외부적으로 이런 저런 요소를 감안해 전국 세무서의 실질적 심리적 '기관가치'를 평가하지만, 일반적 시각에서 가장 쉽게 다룰 수 있는 세수 실적만 가지고 전국 세무서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당연히 지역별로 인구수, 경제력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각 세무서별로 세수 실적은 뚜렷한 차등을 보입니다.  

자, 그렇다면 지난 2021년 12월말 기준(국세청 소관 세수 334조원) 130개(2022년 3개 세무서 개청) 국세청 산하 세무서 중 가장 많은 세수 실적을 기록한 세무서는 어느 세무서일까요?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경제의 중심지인 서울을 관할권으로 삼고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28개)들 중 한 곳일 것이라 생각이 머릿 속을 스치겠지만, 이는 틀린 생각입니다.  

정답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광역시의 수영구 및 남구를 관할하는 부산지방국세청 산하 '수영세무서' 입니다.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수영세무서의 2021년 세수 실적은 무려 20조3246억원. 

삼성, LG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관할 지역내에 있는 것도 아닌, 부산의 구 단위 지역을 관할 하는 수영세무서가 어떻게 전국 세무서 중 세수 실적 1등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주식투자자들로부터 징수한 증권거래세 및 농어촌특별세를 납부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이 관할 지역(부산 남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편승, 2014년 부산 남구로 한국예탁결제원이 옮겨 온 이후 이전까지 1조원 남짓한 세수 실적을 내던 수영세무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이루어냈습니다. 

지난 2020년 증권거래세 8조4259억원과 농특세 3조6257억원을 납부받아 증권 관련 세수만 12조원을 넘긴 수영세무서는 2021년에는 증권거래세 9조8662억원, 농특세 5조3535억원을 합쳐 15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수영세무서의 세수는 '변동성'이 상당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증권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만 거대한 세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즉, 증시 활황이면 세수에 플러스, 증시 불황이면 당연히 세수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증시가 그리 좋지 않았던 2019년은 어땠을까요? 수영세무서의 총 세수 실적은 10조원을 겨우(?) 넘겼고, 증권거래세수는 4조1932억원, 농특세수는 1조6551억원 등 증권 관련 세수가 5조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정부의 잠정 추계치이지만 지난해의 경우에도 증권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수 조원의 증권거래세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증권거래세율이 인하 조정된다는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영세무서를 전국 세무서 중 부동의 세수 실적 1등 세무서로 꼽기는 애매한 구석이 많죠. 

잔바람에 흔들림이 크지 않은, 실질적인 세수 실적 1등 세무서는 서울의 남대문세무서를 꼽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서울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데다 관할에 대형 금융사를 포함, 대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어지간한 경제위기 상황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매년 꾸준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세수 실적을 내는 것이 남대문세무서입니다. 

실제로 남대문세무서의 2021년 세수 실적은 18조2312억원이며, 이 가운데 법인세수가 10조원을 상회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정책이 시행되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법인들의 실적 성장세 등 대비 인하폭(1%)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편 국세청 안팎에서 보통 '세정 1번지 세무서'로 종로세무서를 꼽는데요.

종로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의미 등 상징성 등을 모두 떼어놓고 세수 실적, 세무서 규모, 국세청 조직 내부에서 해주어야 하는 역할 및 위상 등을 따지면 대한민국 세정 1번지 세무서는 실상 남대문세무서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국 세무서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들] ②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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