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조세전문 변호사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른바 전관(前官, 유관 공직 퇴직자)들의 영향력이 세금소송에서도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택스워치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비롯해 법무법인 태평양, 광장, 율촌, 세종, 화우 등 국내 6대 로펌의 구성원을 조사한 결과 전관(前官, 유관 공직 퇴직자) 출신이 6대 로펌에만 120명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6대 로펌 중에서 가장 많은 전관이 활동중인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다. 김앤장에는 국세청, 관세청, 기획재정부, 조세심판원 등 소속을 가리지 않고 무려 41명의 세무관료 출신이 소속돼 있다. 태평양이 20명, 율촌이 18명, 화우가 17명으로 뒤를 이었다.
# "청장님을 모셔라"
로펌 전관에는 특히 고위직 출신이 많다. 김앤장의 경우 과거 건설교통부 장관까지 오른 서영택 전 국세청장과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소속돼 있고, 김연근, 이주석, 전형수, 황재성 전 서울지방국세청장도 김앤장 고문이다. 또 김은호, 서진욱 고문은 부산지방국세청장, 임창규 고문은 광주지방국세청장 퇴임 후 김앤장에 합류했다.
다른 로펌에서도 고위직 출신은 인기다. 태평양의 경우 오대식, 조홍희 등 비교적 최근에 퇴직한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들이 고문으로 활동중이며, 이전환 전 국세청 차장도 근무하고 있다.
율촌 역시 김낙회 전 관세청장과 이승호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채경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고문으로 영입했고, 광장에도 관세청장을 지낸 윤영선 고문을 비롯해 김재웅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원정희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정병춘 전 국세청 차장이 고문으로 일한다.
화우에는 김덕중 전 국세청장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세종에는 송광조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고문으로 영입돼 있다.
# 조사국 경력은 기본, 전문분야 육성
세무조사 경력은 로펌에서 가장 선호하는 전관의 조건이다. 세무조사를 해 본 사람이 세무조사에 대응하는 방법도 가장 잘 알기 때문.
김앤장에는 고승표 위원과 강인, 김경재, 남영환, 신현구, 이경일, 최기주, 하광현, 하병만 세무사 등이 모두 조사국 경력을 바탕으로 활동한다.
또 태평양의 곽영국, 손창환, 홍수용, 황재훈 세무사도 조사통으로 꼽히며, 율촌의 문준영, 이경환, 한제왕 세무사, 화우의 김요성 고문, 조형래 전문위원, 이경진 세무사 등도 대표적인 조사국 인재다.
특정 조세분야 경력자가 집중된 경우도 있다. 김앤장의 경우 특히 국제조세 전문 경력자들이 많다. 최근까지 기획재정부 세제실 국제조세제도과장으로 일했던 이재목 세무사를 비롯해, 박상득, 변재율, 이성식 세무사가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출신이며, 국세청 국제세원관리담당관을 지낸 이상우 세무사, 국제협력과 출신의 김형동 고문, 한경배 세무사도 김앤장 소속이다.
태평양은 관세부분 인력들이 눈에 띈다. 관세청 차장으로 퇴직한 손병조 고문, 김규석 전 서울세관 외환조사과장, 서울본부세관과 인천본부세관 심사국에서 일한 이종현, 임대승 전문위원이 태평양 소속이다.
율촌은 법령 해석분야 전문가가 많다. 율촌의 이경근 세무사와 장재형 세무사는 각각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법인세 및 국제조세분야 입법과 법령해석을 책임지던 능력자다. 관세율 결정에 중요한 권한을 가진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 경력의 김형배 전문위원도 율촌 소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