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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높은데 왜 망할까…투자자들이 놓치는 진짜 숫자

  • 2026.04.09(목) 07:10

당신만 몰랐다…매출 높은데 주가 하락하는 이유(택스 스터디카페)

강대준 회계사(사진 오른쪽)가 유튜브 채널 더존TV의 '택스 스터디카페'에 출연해 임명규 택스워치 세금전문기자(사진 왼쪽) 기업의 현금흐름을 보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대덕 기자]

잘 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요? 

매출이 계속 오르면 회사는 잘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투자자들도 자연스럽게 매출이 좋은 기업에 눈이 가죠.

하지만 매출이 전부가 아니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지표 역시 매출이지만, 매출만 믿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와 실제 기업의 체력은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강대준 인사이트파트너스 대표회계사는 유튜브 채널 '더존TV'의 '택스 스터디카페'에 출연해 "잘 되는 기업은 따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출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매출이 높은데도 기업이 부실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 되는 기업은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는지 강 대표의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1교시: 매출의 착시효과

"매출이 전년 대비 OO% 증가했습니다"

기업 관련 기사를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문장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문장에 휩쓸려 주식을 매수하다가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매출은 증가했는데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회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매출이 늘었는데 왜 별로라는 거야?"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원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당신이 월급을 받기로 했는데,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월급을 제때 주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월급은 발생했지만, 실제로 당신의 통장에는 돈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회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매출이 높으면 당연히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 회계사는 매출만 보고 기업의 내실을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오류라고 설명했다.[사진: 이대덕 기자]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강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매출, 돈으로 들어왔나요?"

매출은 거래가 발생하면 기록되지만, 돈은 나중에 들어올 수도 있고 아예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의 실력을 착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겉으로 보면 분명 성장입니다.

하지만 그 매출이 외상 거래라면, 실제로는 돈이 아니라 외상으로 팔았기 때문에 아직 실제로 돈을 받지 못한 '외상매출금'(받아야 할 돈)이 늘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기업이 매출이라는 외형을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거래처를 늘리고, 가격을 낮추고, 계약을 확대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기업은 운영을 하기 위해 빚을 져야 합니다. 성장할수록 오히려 더 가난해지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강 대표는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매출은 약속이고, 현금은 결과"라고 말입니다. 

2교시: 영업이익의 함정과 현금흐름

"나는 매출에 속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이 다음으로 보는 것은 영업이익입니다. 매출이 높아도 비용이 많이 나갔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업이익 역시 완전히 믿기 어려운 지표입니다. 감가상각 기간을 바꾸거나, 비용 인식 시점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를 예로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은 철근과 콘트리트가 들어가는 건물의 사용기간을 40년으로 산정하지만, 삼성전자는 30년으로 산정합니다. 같은 돈을 40년 동안 분산해서 비용 처리하는 것과 30년으로 처리하는 것은 차이가 크죠.

연구개발비의 경우 특정 요건을 달성하면 최장 20년 동안 나눠서 비용 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매년 지출하는 연구개발비 30조원이 발생할 때마다 바로 비용으로 처리합니다. 만약 이를 20년에 나눠서 비용 처리를 한다면 영업이익이 확 올라가는 것입니다.

강 회계사는 기업의 영업이익은 회계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며 잉여현금흐름(FCF)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강 대표는 "만약 삼성전자가 건물과 연구개발비 비용 처리 방식을 바꿔서 영입이익이 70조원이 늘었다면 실제 이익이 늘었다고 볼 수 있느냐"라며 "비용을 지출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 회사의 본질도 바뀌지 않았다. 다만 회계 정책에 의해 숫자가 달라진 것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현금흐름입니다. 강 대표는 "현금흐름은 일정 기간 동안 돈이 들어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며 "아무리 영업이익 회계 정책이 바뀌어도 현금흐름은 기업 재무상황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건강하고 탄탄한 영업이익을 가진 회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재무제표에서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더 크다면 건강한 영업이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채권 회수가 안 되거나, 재고가 쌓여있거나, 비용을 기업에 유리하게 처리한다면 영업이익은 높지만 현금흐름은 낮게 나타납니다. 이런 경우에는 건강하지 못한 영업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3교시: 영업이익이 줄어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

건강한 영업이익과 그렇지 않은 영업이익에 대해 이해를 했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1조6000억원, 2025년 영업이익은 43조6000억원으로 호황기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이 8조원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2021년보다 지난해 하반기에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잉여현금흐름(FCF) 때문입니다. 2021년 삼성전자의 FCF는 17조9000억원이었고, 2025년에는 37조7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이 숫자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FCF는 'Free cash Flow'의 약자로,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영업설비 투자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뜻합니다.

2025년 삼성전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5조3000억원이었습니다. 영업이익보다 현금이 2배 가까이 더 들어왔다는 말인데요. 이러한 현상은 선수금과 회계 정책의 영향향때문에 나타납니다.

2교시에서 삼성전자의 감가상각과 비용 처리 정책이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이익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나온 것입니다. 만약 비용을 분산해서 처리했다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0조원을 기록했을 것입니다.

결국 회사에 들어온 실제 돈은 같아도, 회계 정책에 따라 영업이익과 FCF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 회계사는 매출이나 영업이익보다도 잉여현금흐름(FCF)이 기업의 내실을 알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4교시: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데, 주가는 왜 오를까

재무제표에서의 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나뉩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말 그대로 투자에 돈을 지출한 것입니다. 투자의 종류는 금융투자, 설비투자가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캐펙스(CAPEX)입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자본적 지출이라고 하는데요. 기업이 장기적으로 이윤을 만들기 위해 토지나 건물, 장비, IT 인프라 등 유형자산을 취득하거나 개량하는데 지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기사를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은 자본적 지출이 무엇인지 와닿으시나요? 말이 참 어렵습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2025년 CAPEX는 47조5000억원입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68조5000억원 중 CAPEX 47조5000억원이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재무제표의 연결 현금흐름표를 보면 투자활동 현금흐름 중에서 '유형자산의 취득' 항목이 나옵니다. 건물이나 공장을 짓거나, 기계를 들인 것이 여기에 해당하죠. 삼성전자의 경우 이게 47조5000억원이 되는데, 이게 바로 CAPEX입니다.

강 대표는 "자본까지 동원해서 지출한 것이 CAPEX다. 개인으로 본다면, 대출을 받아서 지출하는 것은 집이나 차를 사는 것"이라며 "개인 입장에서는 집이나 차를 사는 것이 설비투자 지출이기 때문에 이를 CAPEX로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CAPEX가 많은 게 좋을까요?"

강 대표는 "CAPEX는 적당한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CAPEX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만, 업계 평균보다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설명한 FCF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CAPEX를 뺀 금액입니다. 설비투자를 하고도 현금이 남아야 기업의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업이익은 높았지만 FCF가 낮았던 2021년보다,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은 낮았지만 FCF가 높아 지난해에 주가가 더 오른 것입니다.

설비투자라고 할 수 있는 캐펙스(CAPEX)는 동일 업계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5교시: 배당과 FCF의 상관관계

FCF는 배당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남는 현금이 있어야 주주에게 배당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최근 사업보고서(2025년도)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재원으로 활용해 연간 9조8000억원 수준의 정규 배당을 유지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흐름을 알아야 배당 정책을 이해할 수 있죠.

삼성전자와 더불어 반도체 선도기업인 SK하이닉스의 배당 정책은 어떨까요?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5~2027년 주당 1500원의 고정배당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습니다.

기존 정책에서 지급하던 FCF의 5%는 재무 건전성 강화에 우선 활용된다고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CAPEX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주주 환원보다는 설비투자를 우선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입니다.

번외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강 대표는 기업 투자 자문도 함께 하면서 수많은 기업을 본 결과, 재무제표의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과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잘 되는 기업과 아닌 기업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대표의 차량, 화장실, 가치관을 꼽았는데요.

대표가 기업 규모에 비해 굉장히 좋은 수입차를 타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법인 차량으로 고급차를 이용하기도 하고, 개인 자산을 팔아서 마련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업이 외형을 키우는데만 급급하다는 것이 강 대표의 해석입니다. 

반면 규모가 큰 플랫폼 기업임에도, 대표가 20년 전에 출시된 국산자동차를 타는 사례도 있습니다. 강 대표는 "이분은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회사에 몰입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고 밝혔습니다.

화장실도 중요합니다. 화장실은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화장실 청결에 신경 쓴다면, 대표가 회사 관리를 꼼꼼히 하고 있고, 미화 직원들도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가 주는 사람(giver)인지, 받으려는 사람(taker)인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것보다, 주변과 가치를 나누는 리더가 있는 기업이 더 오래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업도 고객에게 가치를 줄 때 성장하고, 매출이나 회원수만 신경쓴다면 점점 부실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강 대표는 "기버인 분들은 대부분 얼굴에 드러난다. 태도나 행동에서 숨기기가 어렵다"며 "기업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대준 회계사. [사진: 이대덕 기자]

☞강대준 회계사는?
공인회계사이자 세무사로, 현재 인사이트파트너스의 대표 회계사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기업의 비재무 직군을 대상으로 복잡한 회계와 원가지식을 쉽게 강의하며, 삼성전자 Finance Accounting 과정에서 10년 넘게 최고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시작해 퍼시스 사외이사, 대상홀딩스 비즈니스 전략 고문 등 기업자문과 여러 유니콘 기업의 최고경영자 개인 고문을 맡으면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21년 출간한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는 일반인이 회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최근 출간한 '재무제표, 돈의 흐름을 읽어라'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강대준의 사운드 오브 머니'를 운영하며, 대중들에게 회계에 대해 쉽게 알려주고 있다.

해당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유튜브 채널 더존TV의 '택스 스터디카페' 강대준 회계사편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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