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10일(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될 예정입니다.
대강 3개월 정도 남은 상황인데, 현재 여의도 정치권 안팎은 대단히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정리가 되고 명확해질 테니 정치권의 큰 흐름은 제쳐두고 금뱃지를 얻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예전 선거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제22대 총선에는 꽤 이름값이 높은 '택스맨'들이 여럿 출사표를 던진 상황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공직에서, 그리고 민간 조세시장에서 활동하던 인물들이 나섰는데요. 어떤 인물들이 어디서, 어떤 포부를 갖고 나서게 됐는지 가볍게 풀어보겠습니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가장 먼저 선거판에 뛰어든 인물은 김현준 전 국세청장입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6월, 제23대 국세청장에 올라, 1년2개월 가량 일했던 그는 퇴임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자리에 1년4개월 동안 재직했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직후였던 2022년 8월 LH사장 자리에서 내려왔는데 이 때를 전후해 그가 총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국세청 안팎에서 나돌았었습니다.
특히 전 정부에서 고위 공직에 중용됐던 인물이었던 만큼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는데, 그의 선택은 '국민의 힘' 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국민의 힘에 입당한 그는 '경기도 정치1번지'라고 불리는 수원갑 지역구 공천을 놓고 이창선 현 국민의 힘 수원갑 당협위원장과 양보없는 경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 서울경기 선거구도가 여당인 국민의 힘에 다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경쟁자 또한 지난 총선에서 상당한 선방을 했던 만만치 않은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라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정치신인'에게는 대단히 험난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국세청장이 국세청 출신 대표라면, 김병규 전 세제실장은 기획재정부 세제실 출신 대표주자로 출사표를 던지고 나섰습니다.
그는 고향인 경남 진주(진주을) 출마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이름 알리기'에 뛰어든 모습입니다.
김 전 실장 또한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 조세정책 총괄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 세제실장(2018년 3월~2019년 10월)을 지냈죠.
퇴임 후 민간 세무법인에서 세무대리인 생활을 하던 그가 지난 2022년 7월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자리로 옮기면서, 그의 정치도전이 예고됐었습니다.
김 전 실장도 국민의 힘 예비후보로 나섰는데, 그 또한 경험과 이름값에서 한 두발짝 이상 차이나는 인물들과 경선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직 재직 시절 능력과 인품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김 전 실장이 이를 바탕으로 어떤 드라마를 써낼지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출신으로 방위사업청 차장까지 지낸 바 있는 한명진 전 차장은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제21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한 전 차장은 자신의 고향인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구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라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이 매우 유력하다고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최근 여론 조사 등 결과를 보면, 한 전 차장에게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여론 조사가 정답도 아닌데다,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정치권 분위기와 한 전 차장의 노력이 잘 버무려진다면, 역전 홈런을 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들 외에도 제18대 총선 도전 실패 이후 수 차례 국회의사당 입성을 노려 왔던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도 고향 경북 영천시·청도군 국민의 힘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정치도전 이후 본선 무대에 단 한번도 올라서지 못했던 김 전 청장이 이번 선거에서는 경선을 통과해 본선에 나설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아울러 여주시장을 지냈던 원경희 전 한국세무사회장도 자신의 고향인 여주·양평 지역구 국민의 힘 예비후보로 등록, 경선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역의원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의원직 상실이 되면서 현재는 무주공산인 지역구인데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의 중심지라는 측면에서 이 지역구 선거는 경선에서부터 본선까지 매우 큰 관심 속에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22대 총선 도전에 나선 이들 '택스맨'들의 공통분모는 경제전문가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정치인들에 비해 정치적 경륜과 선거에 꼭 필요한 조직력, 이름값 등에서는 밀리는 구석이 많지만 오랜 시간 동안 경제현장에서 공직자 등으로 살아오면서 쌓은 '실력'에 있어서는 경쟁자들에게 결코 밀릴 생각이 없는 인물들이라는 것이지요.
당색을 떠나 '참신성'의 측면에서도 이들이 가진 장점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뭐가 됐든 이번 총선에서 능력 있는 인물들이 많이 당선되어 새로운 모습의 정치를 보여주고, 가진 능력을 좀 제대로 발휘해 대한민국 경제의 부흥을 이끄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 이들의 정치 도전 여정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빚어내게 될까요? 관심 있는 분들과 어우러져 흥미롭게 지켜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