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성년자녀에게 주식이나 상장지수 펀드(ETF)를 사주는 것이 큰 선물이라고 하죠. 전 세계적으로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큰 자산이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주식 투자입니다.
다만 개별 종목의 경우 등락이 커,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ETF입니다. ETF는 개별 주식보다 등락 폭이 적고,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면 변동성 관리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중에서도 S&P500 투자는 시간(장기투자)이 무기인 자녀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자주 거론됩니다. S&P500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 대기업 500곳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지표로, 이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 경제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그동안 택스워치가 만난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가들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매달 일정액을 적립식으로 S&P 500을 매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적금을 넣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매달 자녀의 증권 계좌로 ETF를 매수한다면, 대체 증여세 신고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그동안 받은 양육수당, 아동수당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놨다가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는 경우에는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할까요?
명절에 받은 세뱃돈으로 자녀의 주식을 산다면, 이것도 신고 대상일까요? 헷갈리는 미성년자 주식 투자와 세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번거롭게 매달 신고하라고요?
#. A씨는 6살 아들 이름으로 매달 30만원씩 적금을 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료가 자녀 명의로 ETF에 투자하는 것을 보고,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ETF가 더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금이 걱정됐습니다. 나중에 큰 수익이 나면 모두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해졌습니다. 한 번에 2000만원을 증여하기는 어려워서 매달 소액을 보내는데, 이럴 때마다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할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나중에 크게 오르겠지'라는 부푼 꿈을 안고 자녀의 증권 계좌로 주식이나 ETF를 사주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흔히 '시드머니(초기 투자금)를 증여한 시점에 신고하라'고 합니다.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하면, 이후 해당 자금으로 주식을 매수해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그 수익은 추가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문제는 매달 소액을 증여하는 경우죠. 현행법상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달 30만원을 자녀의 증권 계좌로 이체해 증여세 신고를 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증여금액이 1000만원이 되면 한 번에 신고하라'거나 '1년 단위로 신고해도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정말 그래도 될까요?
국세청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국세청이 내놓은 답은 다소 원론적입니다. 증여가 발생했다면 원칙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국세청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은 증여세 납부세액이 실제로 발생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증여 공제 범위 내에서 이뤄진 증여라면 신고 시점이 다소 늦어졌다고 해서 문제 삼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로또 당첨이나 부동산 증여처럼 큰 금액의 증여가 발생하면, 10년 이내 증여 재산을 합산해 과세하기 때문에 과거 소액 증여가 함께 문제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증여재산 공제 한도 내에서 매달 소액을 증여하고, 추가 증여가 없다면 매달 신고하는 대신 1년 단위로 또는 300만~500만원 등 일정 금액이 쌓일 때 신고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는 국세청이 공식적으로 권장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실무상 활용되는 방법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급여·양육수당·아동수당은 자녀 몫인데, 왜 신고하나요?
#. 맞벌이인 B씨는 자녀 출생 후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해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을 받았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 당장 쓰지 않고 모아두다가, 예금으로만 두기 아깝다는 생각에 자녀 명의로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그런데 지인이 증여세 신고를 했느냐고 묻자 당황했습니다. 자녀 계좌로 받은 돈인데, 지인은 왜 그런 말을 한 걸까요?
소득세법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복지·보조 급여는 비과세 소득입니다. 출산 이후 지급되는 부모급여·양육수당·아동수당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부모급여는 만 0세 아동은 월 100만원, 만 1세는 월 50만원이 지급됩니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면 보육료 바우처 금액을 차감한 뒤 지급됩니다. 만 24개월 이후에는 어린이집 등을 이용하지 않으면 월 10만원의 양육수당이 지급됩니다. 아동수당은 만 8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됩니다.
공통점은 부모 또는 자녀 명의 계좌로 수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에는 '자녀 명의 계좌로 받은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은 비과세'라는 글이 종종 보입니다. 이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은 자녀 양육을 목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성 지원입니다. 이 목적에 맞게 사용된다면 비과세입니다.
하지만 자녀의 재산을 불려주기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도의 취지에서 벗어난 사용이기 때문입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모급여나 아동수당은 양육을 전제로 지급되는 급여"라며 "이를 재원으로 주식 등 금융자산을 취득했다면, 부모의 기여로 자녀가 무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봐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세뱃돈으로 주식 투자, 증여세 신고하라고요?
#.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의 통장에 쌓인 세뱃돈과 용돈이 700만원에 이르자, C씨는 투자를 권했습니다. 아들은 기특하게도 관심 있는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C씨는 증권계좌 개설을 도와줬습니다. 이 경우 증여세 신고가 필요할까요?
이런 상황 흔히 있을 겁니다. C씨의 아들처럼 주도적으로 투자하지는 않아도, 자녀가 모아온 세뱃돈이나 용돈을 시드머니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흔하게 있는 일입니다.
공평과세의 원칙이 중요하더라도, 자녀가 받는 소액의 용돈까지 모두 증여세 신고 대상으로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법에서는 세뱃돈이나 용돈은 증여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통념상 사용 범위입니다. 용돈이나 세뱃돈은 대체로 생활비나 소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회통념에 해당합니다. 주식 투자는 일반적인 사용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과세당국의 시각입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회통념상 용돈이나 세뱃돈 자체는 비과세 대상이지만, 이를 예금·주식 투자·자산 취득 자금으로 사용했다면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