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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앞두고 주식 증여세 논란… 결론은?

  • 2026.02.10(화) 07:00

회사를 매각하기 전에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는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질까?

최근 해외 기업이 국내 제조업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세금 분쟁이 벌어졌다.

사건의 구조는 단순하다.

① 국내 제조업체 대표가 보유 주식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했다.
② 이후 해외 전략적 투자자가 해당 회사 지분 70%를 약 300억원대에 인수했다.
③ 자녀는 증여받은 지분을 같은 투자자에게 매각했다.

사전 증여에 대한 국세청의 의심

문제는 증여 당시 주식의 '시가'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였다. 국세청은 이 거래 구조를 문제 삼았다.

국세청은 대표가 아들에게 증여할 당시 이미 인수합병(M&A) 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증여계약서에 적힌 날짜를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외 브랜드의 인수가격을 증여 당시 주식의 시가로 적용해 증여세를 다시 산정·부과했다.

증여일이 중요한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M&A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과 후에는 주식 가치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특히 경영권 이전이 수반되는 거래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증여 당시 주식 1주가 500원으로 평가돼 증여세를 신고했는데, 이후 M&A 과정에서 주식 1주가 2000원 수준으로 평가될 만큼 가치가 뛰었다면 국세청은 2000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국세청은 회사 매각이 사실상 예정된 상태에서 주식을 자녀에게 넘긴 것이라면, 증여세도 매각가격을 기준으로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체 측은 증여가 인수 논의 이전에 이뤄졌고, 당시에는 객관적인 시가가 없어 법에 따른 보충적 평가 방법으로 증여세를 신고했다고 맞섰다.

특히 이번 인수는 경영권 이전이 수반된 M&A 거래로, 인수가격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증여 당시의 시가로 소급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조세심판원 "국세청 판단 무리"

조세심판원은 납세자 측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증여세 신고 과정에서 제출된 계약서와 신고 정황을 종합할 때, 계약서상 기재된 증여일을 부인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신고용 계약서가 사후에 작성됐다는 사정만으로 증여 시점을 달리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심판원은 해외 브랜드와의 거래가 경영권 이전이 수반된 M&A라는 점에 주목했다. 심판원은 M&A 가격은 일반적인 거래 가격과 성격이 다르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인수 가격을 증여 당시의 시가로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국세청의 증여세 부과 처분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이소민 세무사(소민택스 대표)는 "경영권 이전이 포함된 M&A 거래와 단순 지분 증여는 경제적 실질이 전혀 다르고, 증여 시점과 M&A 시점 사이에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급증하는 등 가격 변동의 특별한 사정도 있었다"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사후 인수가격을 증여 시가로 적용한 것은 시가 평가 원칙에서 벗어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기업 인수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사전 증여에 대해 과세당국이 어느 범위까지 사후 거래가격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증여일과 시가 산정에 대한 입증 책임이 과세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유사한 거래를 준비하는 기업 오너와 자산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이 세무사는 "M&A 직전 증여는 흔하지만 국세청은 이를 가치 상승 정보를 이용한 조세회피로 의심한다"며 "증여 시점이 매수의향서(LOI) 수령이나 실사 착수 이전이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타임라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여 당시 가액 산정의 근거가 된 외부 컨설팅 자료를 함께 구비하고, 사후 매각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계약서 등에 명확히 남겨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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