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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대 출신 세무사가 인기 있는 이유

  • 2022.10.20(목) 15:00

한꺼풀만 벗겨 본 ‘세무대 출신 사람들’의 이야기②
[프리미엄 택스리포트]택스형

(1편에서 계속)

1편에 서술했던 문장을 복기해보겠습니다. 

오히려 세무대 출신들 사이에서 ‘우리의 적은 바로 우리’라는 자조 섞인 말이 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많고, 그들 또한 조직이 요구하는 경쟁이라는 굴레에서 함께 엮이니 승진이라는 열매를 두고는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것이죠.

엄밀히 따지면 세무대 출신들은 대학동문이라는 연대감을 제외하면, 국세청 조직 내부에서 '경쟁상대'일 뿐입니다.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공무원 사회에서 승진이라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두고 결코 '양보'란 없지요.  

물론 출신성분이 다른 집단과 대비해 그들의 결속력이 더 강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세력화, 집단화'를 운운하는 것은 실제 국세청 조직 내부에서 세무대 출신들이 가지고 있는 운신의 폭을 감안하면 비판을 위한 비판에 불과한 측면이 많습니다.  

이제 국세청 조직이 아닌 '세무대리 시장'으로 시각을 돌려보죠. 

1만2000여명 수준인 현업 세무사 중 1000여명이 세무대 출신 세무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 세무사의 10%에 육박하는 엄청난 숫자죠.

국세청 조직 내부에 쌓여 있는 세무대 출신들의 집단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세무대리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 세무사들에 대한 곱지 않은 평가와도 연동되어 있습니다.
  
동문이라는 연줄이 크게 작용하면서 세무대 출신 세무사들이 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인식인데요. 

좀더 과격하게 이야기하면 '돈'이라는 매개체를 사이에 놓고 동문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봐주고 눈감아주는 행태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수 년 전부터 '세무대 출신 세무사들과 현직 동문 국세공무원들이 일거리 소개 및 이에 대한 댓가를 주고 받는다'는 식의 소문들이 곳곳에 떠돌아 다녔고, 시간이 지나면서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진실인양 뿌리 내려버린 모양새입니다. 

이 소문들은 소위 '순고 출신 세무사' 즉 비세무대-비국세청 출신 세무사들 사이에서 주로 형성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죠. 

이는 세무행정이 법을 기본 모토로 하지만 법 해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사람(집행자)'의 판단력이 상당부분 가미되는 특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세무대리인들에게 업무를 의뢰하다 보면 해당 세무대리인들이 국세청 내부인들과의 '친소관계'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능력 하나 없이 '인맥' 하나만 가지고 먹고 사는 세무대리인들도 있다는 이야기, 분명 들어보셨으리라 여겨집니다)

결과적으로 젊은 나이에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아무런 인맥없이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순고 출신 세무사 대비 확보된 국세청 인맥을 기반한 '대관협상력'에서 우월한 축이 무한경쟁 시장에서 높은 확률로 승자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세무대 출신들이 국세청의 실무 중추에 대거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세무대 출신 세무사들의 대관협상력은 더욱 강력한 무기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에서 부정적 소문의 원인으로 작용한 부분(편의상 '학연 카르텔'이라 표현하겠습니다)이 세무대 출신 세무사들이 시장에서 인기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세무대 동문들이 세무대리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카르텔을 형성해 이권을 나눠먹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심증만 있다 이 말인데, 이 심증이 혹시나 편향된 생각이나 마음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혈연, 지연, 학연.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이 세가지 가치에 기대어 나의 이익을 추구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는 사회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세무대리 시장은 말그대로 무한경쟁입니다. 그렇다고 딱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보기도 힘듭니다.
 
최종 선택지는 세무대리 의뢰인들, 즉 납세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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