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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 전락원·전필립 부자, 빼다박은 ‘대물림 DNA’

  • 2020.02.17(월) 10:00

<파라다이스> ①
2세 전필립, 30대 후반 절대권력
맏이 11살 때 대물림 시계 ‘짹깍’

찬찬히 돌아보면 낯설지 않은 그림이다. 창업주는 황태자의 나이 30대 후반에 이미 절대권력을 손에 쥐어 주었다. 맏이의 나이 10살을 갓 넘었을 때, 3세 체제의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집안, 대(代)물림 준비성에 관한 한 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다. ‘카지노 왕국’ 파라다이스 얘기다.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

전락원, 카지노 ‘잭팟’

고(故) 전락원(1927~2004) 파라다이스 창업주는 성균관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주한미군을 상대로 운수사업을 하다가 40대 초반이던 1967년 8월 인천 올림포스호텔에 국내 최초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개장, 카지노 업계에 뛰어들었다.

발을 넓혔다. 7개월 뒤인 1968년 3월 문을 연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맡아 경영했다. 1972년에는 아예 운영권을 직접 인수했다. 자신의 이름 ‘낙원(樂園)’을 따 같은 해 7월 ‘파라다이스투자개발’을 세웠다. 파라다이스의 효시(嚆矢)다. 

워커힐 카지노에서 ‘잭팟’을 터트렸다. 성공을 기반으로 부산·제주·인천 등 국내 4곳과 아프리카 케냐 등 5개 카지노를 운영했다. 국내 카지노 산업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며 전 창업주 이름 앞에 ‘카지노의 대부’라는 수익어가 붙는 이유다. 

카지노·호텔업을 주력으로 1980년대 이후로는 제조, 건설, 유통, 엔터테인먼트, 금융(저축은행) 분야에 까지 손을 댔다. 2004년 11월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카지노왕국 세습자 전필립

‘카지노왕국’을 물려받은 이는 창업주의 1남2녀 중 장남 전필립(60) 파라다이스 회장이다. 창업주는 일찌감치 아들을 후계자로 낙점했고, 두 딸 전원미(55)씨와 전지혜(50)씨는 경영에 일절 발을 못 붙이게 했다. 

전 회장은 중앙대 경영학과를 중퇴한 뒤 미국으로 유학해 미국 버클리대에서 음악학을 전공한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부친의 부름을 받고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때는 1992년, 32살 때다. 스프링클러, 소방용 밸브 등을 만드는 계열사 극동스프링크라(옛 파라다이스산업·현 파라텍·2014년 11월 매각)에 입사하면서 부터다.  

이듬해에 모태인 ㈜파라다이스로 자리를 옮겼다. 부장, 이사, 기획조정실 전무를 거쳐 37살 때인 1997년 6월 ㈜파라다이스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다.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도 겸임했다. 사실상 파라다이스의 2세 경영체제가 출범한 시기다.

2002년 1월에는 ㈜파라다이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4년 2월 부회장 자리에 앉았다.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시기는 2005년 11월. 창업주 별세 이듬해로, 45살 때다. 

여기까지가 카지노왕국의 짤막한 경영승계 스토리다. ‘황태자’가 왕국의 절대권력을 쥐기까지 지분승계 과정으로 넘어가면 얘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대물림 준비성…‘데자뷔’

파라다이스는 서울워커힐, 제주그랜드, 인천파라다이스시티, 부산해운대 등 4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 중이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의 44.5%(2018년)를 차지한다.

전 회장의 야심작 인천 영종도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충남 아산에 ‘파라다이스스파도고’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법인을 통해 올랜도 지역의 ‘엠버시스위츠(Embassy Suites)호텔’도 소유하고 있다.  

매출 1조원대. 계열사는 카지노·호텔과 복합리조트를 주력으로 건설·여행·레저 등에 걸쳐 ㈜파라다이스 등 13개사(국내 11개·해외 2개)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 파라다이스복지재단, 학교법인 계원학원, 한국현대문학관 등 4개 공익재단도 소유하고 있다.

최상단에는 카지노를 넘어 ‘복합리조트 왕국’을 꿈꾸는 전 회장이 위치한다. 지배기반은 흔들림이 없다. 30대 후반, 전 창업주가 일찌감치 파라다이스부산(현 파라다이스글로벌)을 기점으로 정지작업을 벌인 데 기반한다.

데자뷔다. 창업주 DNA를 가진 2세는 철저한 준비성도 빼다박았다. 2005년 파라다이스인천을 기점으로 조용했지만 의미심장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맏이 나이 11살 때다.

어느새 파라다이스 계열 지배구조의 가장 높은 곳에 3세들이 판을 깔았다. 전 회장과 최윤정(49) 부회장 사이의 세 자녀 맏딸 전우경(26), 장남 전동혁(19), 차남 전동인(17)이 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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