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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업 성공 비밀: '원스톱 컨설팅'의 힘을 아시나요?

  • 2024.11.21(목) 07:00

한세희 HKL해림회계법인 대표회계사

국어사전에서 회계사의 뜻을 찾으면 '주로 기업이나 기관의 재무제표 작성, 감사, 세무 신고 등을 담당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흐름을 보면 회계사의 업무영역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비즈니스 컨설팅이나, 기업 경영 전략 수립, 리스크 관리 등 기업의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턴트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시장이 글로벌화되고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 기술발전으로 업종간 구분이 애매해지면서 전문 컨설턴트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고 전략을 세워 줄 자문사가 필요해졌다. 

한세희 HKL해림회계법인 대표회계사는 택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잘되려면 자문사를 자주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분야별로 각각의 전문가를 따로 만나 이들의 전략을 연결시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회계와 세무, 노무, 법률까지 원스톱 자문이 이뤄지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최고이지만, 이렇게 해주는 자문사는 흔치 않다.

최근 HKL해림회계법인을 창립한 한세희 대표회계사도 시장에 이런 니즈가 있다는 것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한 대표회계사는 최근 택스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계법인도 자문사가 될 수 있다. 자문사가 다양하게 있어야 기업의 회계나 재무, 세무가 좋아지고 이런 것들이 사업전략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자문사가 꼭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대표는 해외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의 과정에서 원스톱 자문을 해주는 것이 고객사 입장에서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최근 HKL해림회계법인을 창립했는데, 이 회계법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를 전문적으로 수행한, 투자에 특화된 회계법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투자는 투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회수하는 단계까지 세무·재무자문을 한다. 

이 모든 것을 갖춘 회계법인이 아직은 없고, 그래서 HKL해림회계법인을 창립했다. 세무와 재무, 회계, 법률 등 각각의 전문분야가 협업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택스워치도 얼마 전, M&A를 진행했다. 작은 기업이 M&A 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인데, M&A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무엇을 챙겨야 하나
  대부분의 M&A는 재무와 세무, 회계분야가 얽혀있고 이들 분야가 다 전문성이 있어야 하다보니, M&A에 대한 세무·재무·회계자문은 다 같이 이뤄져야 한다. 대형 딜은 법률과 인사 분야까지 포괄해서 하나의 자문이 이뤄져야 한다. 

대형 딜은 전문 펌들이 처음부터 회사에 들어와서 각 전문분야를 맡는데, 이때 회사내부에서는 이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아야 한다. 

재무 이슈가 있다면 세무에, 인사문제가 있다면 재무와 세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이 이슈를 다 이해하고 각각의 업무내용을 연결해줘야 성공적으로 딜을 이끌 수 있다.

회사내부에서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맡기 때문에 최종 책임은 회사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 회사에서 이 모든 이슈를 이해해서 협업을 이끌어내고 반영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총괄 PM을 회계법인에서 맡으면 세무이슈부터 회계, 변호사들과의 협업까지 가능하다. 회계법인이 법무 전문은 아니지만 경험적으로 어떤 이슈에서 변호사와 협업이 돼야 하는지 알고 있다. 전문분야별 협업이 잘 되기 때문에 고객사에서는 만족도가 높다. 

인수 후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기업간의 회계자료 통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인수 당한 기업이 비상장사이고, 인수한 기업이 상장사라면 이에 맞춰 회계자료도 보완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기업을 인수하는 쪽에서는 단순히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만 보고 M&A를 하는 것이지만, 회계·재무·인사·법률 쪽도 개편이 필요하다. 

-회계법인 주도 하에 이뤄지는 M&A가 고객사의 만족도가 높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저희 회계법인은 국내기업이 해외기업 인수나 투자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현지 기업의 재무와 세무실사 서비스를 한다. 기업 가치평가, 법률자문, 협상지원까지도 한다.

기업 인수 전 단계에서는 현지 국가에 대한 실사가 이뤄져야 하다보니까 현지 자문사도 필요한데, M&A를 계속 전문적으로 해왔던 팀이 현지 실사를 하고 보고한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M&A 협상을 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변호사와 같이 들어가서 협상 지원까지 다 한다.

인수하고 나면 '포스트 인수통합작업(PMI)'이라고 해서 재무와 세무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법무법인도 PMI 서비스를 하는데, 실사했던 현지 법인에서 수행했어야 했는데 놓쳤거나 계약서가 미비하다거나, 정보보안 규정을 지켰어야 하는 것 등을 챙긴다.

인수한 기업에서 핵심인력은 누가 남아야 하는지 인사까지 포함해서 보고를 해야하는데, 이게 사실 주먹구구식이었다. 저희 회계법인은 현지 실사를 할 때 핵심인력까지 파악해서 협상지원을 한다.

M&A의 경우 각 전문분야를 따로 하다보면, 기업 입장에서 비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원스톱 서비스가 어렵다. 대형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은 모든 서비스가 비용으로 구성됐고, 초대형 고객사가 아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이를 부담하기 어려웠다.

대형 펌들은 각 전문분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협업도 쉽지 않다. 사실 대형 펌에서는 1000억원대 미만의 M&A나 투자는 간단한 업무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100억원이든 1000억원이든 M&A에 필요한 모든 절차는 똑같다. 

M&A를 해 본 초대형 기업이야 이런 경험이 쌓여서 어렵지는 않지만, 규모가 다소 작은 기업은 원스톱 서비스를 원하고 시장에 그런 수요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제가 대형 회계법인을 나와 HKL해림회계법인을 창립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 대표는 고객사를 자주 만나야 기업 전반에 대한 경영 전략을 고민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대덕 기자]

-세무사들은 고객들에게 자주 만나야 절세전략이 나온다고 말한다. 회계사도 마찬가지로 고객사와 자주 봐야 좋은 경영 전략이 나오는 건가
  회계사도 세무사와 마찬가지로 고객들과 자주 만나야 고객사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고객사나 회사의 대표 입장에서는 어떤 고민이 있어서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할 때 구체화해야 그것이 업무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데 고객사나 대표 입장에서는 이를 생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식사 또는 티타임을 가지면 고객사가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파악이 가능하다.

저희가 기업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고객사들이 가진 고민들이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보니, 업계 동향을 저절로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 고객사에 무엇이 필요한지 역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M&A는 수많은 상품 중 하나이고, 저희는 지배구조 개편, 사업이전, 사업분리, 사업권 양도, 감정평가, 기업승계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가 상장일 수도 있고, 인수되길 원하는 쪽도 있고 저희는 포괄적으로 자문을 한다.

포괄적인 자문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한 분야만 잘한다고 하면 다양한 안을 자문하지 못 한다. 저희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포괄적인 자문이 가능하다.

-최근 세무·회계·법무 분야가 서로 협업하거나 같은 울타리 내에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HKL도 마찬가지인데, 요새 뭉치는 것이 업계의 트렌드라고 봐도 되나
  이제 회계나 세무전문가 시장 자체가 너무 복잡해졌다. 회계만 보더라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됐고, 회계감사 시장은 각 산업별로 봐야하는 다양한 이슈가 많다.

과거에는 한 명이 두루두루 잘해서 서비스를 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한 명이 다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한 명이 모든 업계의 트렌드를 바로바로 파악해 알기는 어렵다. 

세무도 마찬가지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 세무조사 등 영역별로 너무 복잡해졌고, 자신의 전문영역이 아니라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이슈에 대한 경험치가 다르게 쌓여있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장점을 살려서 팀이 되고, 서로 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고객들도 이를 알고 있다.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를 섭외해 어떻게 팀으로 꾸리느냐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세무나 회계, 법률 쪽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다보니, 전문가들이 모이는 것이다. 고객이 물었을 때 "우리는 원스톱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당연히 좋다. 종합컨설팅 그룹화는 이제 세무회계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AI 등장으로 회계사는 없어질 직업이라는 전망도 나온 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AI를 쓰고 있나
  AI가 있다고 해서 회계사가 없어질 수는 없다. 전문 경험을 가진 회계사들의 해석이 필요한 업무가 많다. AI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뿐이다.

과거에는 초보 회계사들이 책이나 업무 경험을 해야만 배울 수 있었는데, 이제는 책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을 챗GPT로 알 수 있다. 업무를 해보지 않아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빨리 발전할 수 있다. 잘 활용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저희 회계법인은 일찍부터 챗GPT를 쓰고 있었다. 업무를 하다보면 어떤 논리로 과세가 됐는지 알 수 있는 판례를 찾는 일이 많다. 비슷한 판례를 찾아서 우리 사건에 접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챗GPT가 이 시간을 굉장히 단축시켜줬다.

다만 챗GPT가 알려주는 그대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하지만 AI가 업무시간을 단축시켜준 것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다. AI로 업종도 검색하고 AI의 아이디어를 내 경험과 접목시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더존비즈온의 AI 상품인 'One AI' 무료판만 이용해도 홈택스 접속없이 서류발급이 가능해 상당한 시간이 절감된다. 

2000년대 초반 엑셀이 처음 개발됐을 때, 진정한 회계감사 및 전산관리가 시작됐다. 며칠 동안 계산할 내용을 엑셀이 한 번에 해주기 때문에 몇 십배의 효율을 냈다. AI는 엑셀보다 10배 이상의 효율을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한다.

AI로 인해 불필요한 업무시간이 줄어들면 고객사에게 용역보수를 제안할 때도 유리하다. 자문사들은 시간에 따라 용역보수가 정해지는데 AI를 활용하면 업무시간이 줄어들면서 보수도 낮아진다.

앞으로는 AI를 쓰는 전문가와 그렇지 않은 전문가, 나아가서는 AI를 잘 쓰는 전문가와 그럭저럭사용하는 전문가로 나뉘게 될 것이다. 그 차이는 상당할 것이라 예상된다.

AI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처음 도입할 때에는 기존의 틀을 깨야한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직만 살아남을 것이다.

한 대표는 HKL해림회계법인의 구성원이 젊기 때문에 AI를 적극 활용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이대덕 기자]

-HKL해림회계법인에서는 공공부문 회계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하는데, 공공부문 회계는 민간기업과 무엇이 다른가
  공공기관은 별도 법이 있어서 회계처리가 민간기업과 다르다. 공공기관에서 봐야하는 항목은 보조금 정산, 국가회계, 국가결산심사, 공공기관 계량평가 등인데 이런 업무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다.

저희는 이 업무를 10년 이상 수행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 외부감사 시장이 커지면서 이제는 감사를 맡는 회계사와 이를 대변해주는 회계사가 있는데,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로 복잡해지면서 더욱 전문성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민간기업에서도 공공보조금 회계처리 수요가 많아졌다. 저희는 이를 어떻게 회계처리해야 한다는 교육까지 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회계사를 어떻게 활용해야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기업 입장에서 감사는 정말 일부다. 자문사가 다양하게 있어야 기업의 회계나 재무, 세무가 좋아지고 이런 것들이 사업전략으로 연결돼야 한다.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자문사가 꼭 있어야 한다.

자문사와는 많이 볼수록 좋다. 회계법인도 자문사가 될 수 있다. 자문사들도 기업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서로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자주 만나서 무엇이 필요한지 얘기해줘야 자문하는 입장에서도 넓게 보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자문사를 자주 만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잘하는 자문사라면,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확인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제시한다. 여러 자문사를 만나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세희 대표. [사진: 이대덕 기자]

☞한세희 대표는?
서강대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PwC 삼일회계법인과 PwC 뉴욕지점에서 근무했다. 이후 한영회계법인을 거쳐 윤성회계법인 대표를 맡았다. 삼일회계법인에서는 M&A와 해외투자, 기업 리스크 관리 등 기업 자문을 주로 해왔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분야를 한 번에 자문받는 '원스톱 컨설팅' 수요가 있다고 판단, HKL해림회계법인을 창립해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와 세무, 법률, 노무까지 원스톱 자문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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