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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볼 건 다 보여주는’ 퍼시스 손동창…‘엄지척!’

  • 2020.01.29(수) 10:00

<퍼시스> ⑥
손태희의 일룸→시디즈·바로스 장악 시기
창업주는 홀딩스 외부 주주 클린화 작업

보는 사람에겐 종합선물셋트 같다. 디테일한 관리, 혀를 내두르게 한다. 후계자가 걷게 될 길목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도 모조리 제거했다. 감히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도록 해 놨다.

퍼시스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 얘기다. 향후 ‘황태자’ 손태희 사장의 손에 쥐어주게 될 지주회사 퍼시스홀딩스를 외부 입김이 전혀 개입할 수 없도록 터를 닦아놓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엄지척!

절대권력 공들인 손동창

손 창업주는 절대권력의 기반인 퍼시스홀딩스의 지분 관리에 부쩍 공을 들인 게 사실이다. 1999년 말 1대주주로서 지분 83.33%를 소유했다. 나머지 16.67%는 공동창업주 김영철 전 회장 몫이었다.

2002년 7월 퍼시스홀딩스의 가구부품업체 세일정밀 흡수합병이 있었지만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았다. 세일정밀 또한 손 명예회장이 1대주주로서 지분을 50% 넘게 소유했던 때문이다.

합병신주로 3만3691주(총발행주식의 11.23%)를 발행했지만 절반이 넘는 55.39%가 손 명예회장 몫이었다. 퍼시스홀딩스의 소유지분이 80.51%로 낮아지는 것에 그쳤던 배경이다.

손 창업주가 퍼시스 전(全) 계열을 장악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지분을 가졌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2012년부터 주주 클린화 작업을 밟는다. 후계자 손 사장을 위해 일룸을 중심으로 계열 세습에 나섰던 시기와 얼추 겹친다.

당시 퍼시스홀딩스는 손 명예회장(80.51%) 외에 김 전 회장(14.98%), 최용호 전 일룸 대표(3.73%), 정현문 전 일룸 이사(0.78%) 등 전․현직 경영진들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놓은 4인주주 체제였다.

지주회사 지분가치 1290억원

2012년 주주명부에서 정 전 이사의 이름이 삭제된다. 대신에 소유주식에 단 한 주의 오차도 없이 손 사장이 주주로 등장했다. 손 사장의 지분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2014년에는 최 전 대표가 제외됐다. 퍼시스홀딩스가 나섰다. 최 전 대표의 지분 3.73%를 40억원에 자기주식으로 인수한 것. 이어 2018년에는 2대주주 김 전 회장의 14.98%마저 24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일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외부주주 지분 매입에 개인 돈 거의 안들이는 게 이 집안 습관(?)이다. 

퍼시스홀딩스가 현재 손동창·손태희 부자(父子) 소유의 회사로 변신한 이유다. 손 명예회장 80.51%, 손 사장 0.78%, 나머지 18.71%가 자기주식이다.

(손 사장은 현재 퍼시스홀딩스→㈜퍼시스 계열에 대한 소유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한 편이다. 지주회사 지분이 1%도 채 안될 뿐만 아니라 ㈜퍼시스 또한 0.56%가 전부다.)

지주회사가 외부 영향을 받을 여지가 전혀 없다. 방식이야 알 길 없지만, 향후 퍼시스홀딩스→㈜퍼시스 계열이 손 사장의 지배 아래 놓였을 때 손 사장은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지배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엄청나다. 뒤집어봤을 때, 2018년의 지분 딜을 계기로 손 명예회장의 주식가치를 엿볼 수도 있겠다. 주당 매입가격이 48만원(액면가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290억원이나 된다.

손 창업주는 또한 ㈜퍼시스 지분 16.73%도 소유 중이다. 퍼시스홀딩스(32.18%·특수관계인 6명 포함 53.21%)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주주다. 현재 주식가치가 567억원(2019년 말 종가 2만9500원 기준)에 이른다.

이래저래 ‘황태자’ 손 사장의 가업세습은 이제까지 탄탄대로였다. 이제 남은 일은 지주회사 퍼시스홀딩스 지분의 2세 이전, 손 창업주의 마지막 한 수를 안 볼려야 안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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