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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 퍼시스 손동창의 맏형 기업 동일기연

  • 2020.01.30(목) 10:00

<퍼시스> ⑦(끝)
손동준 회장과 한때 계열지분 교차 소유 ‘긴밀’
동일기연도 가업승계 진행…선두주자는 손희성

한 핏줄을 타고난 유전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동생보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로 독자적인 사업가의 길을 가고 있다. 손동창 퍼시스 명예회장의 맏형 손동준(80) 동일기연 회장 얘기다. 

퍼시스 지분 수증자들의 면면

2012년 5월, 손 명예회장은 ㈜퍼시스 주식 8만주(0.7%)를 손세희씨를 비롯해 총 7명에게 증여했다. 당시 주식시세로 24억원(주당 2만9600원)어치다. 흥미로운 점은 증여받은 이들이 다소 낯선 면면의 조카(4명)와 조카손자(3명)였다는 점이다. 바로 손동준 동일기연 회장의 자녀와 손자들이다.   

당시 증여는 차치하고라도, 형제간에는 사업적으로도 긴밀한 유대가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엮여 있던 것을 엿볼 수 있다.

손동준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명성전자 부사장, 태광산업 상무이사 등을 지냈다. 이후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 1986년 3월 창업한 업체가 현 동일기연이다. 손동창 명예회장이 1983년 3월 ㈜퍼시스(당시 한샘공업)를 차린지 3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초창기인 1998년만 해도 손 명예회장은 동일기연 지분 15%를 소유했다. 손동준 회장(55.71%) 다음으로 많은 단일 2대주주였다. 동일기연 또한 ㈜퍼시스 1.48%를 보유했다. 형제가 지분을 교차소유한 사업 동지였던 셈이다.

(손 명예회장은 1999년 동일기연 지분 14.56%를 대거 처분한 데 이어 잔여지분도  2011년 3월에 가서 모두 정리했다. 동일기연도 2000년 이후로는 손 명예회장의 특수관계인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손동준, 변함없는 절대권력

동일기연도 가업승계를 진행 중이다. 다만 퍼시스처럼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손동준 회장은 동일기연, 새한오존, 동일비전, 아침해, 아침해의료기, 해외법인으로 위해동일기연전자유한공사(중국)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핵심 계열사는 상장사 동일기연이다.

전기·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유해전자파를 제거하는 EMI필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정전기 제거장치, 치과용 의료기기 사업도 한다.

손 회장(대표이사) 외에 4명의 자녀들 둥 유일하게 동일기연 등기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이가 손희성(49)씨다.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와튼스쿨 경영학석사 출신으로 산동회계법인 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2000년 1월 동일기연에 입사, 기획실장 등을 거쳐 2008년 3월에는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가업승계에 관한 한 손 이사가 한 발 앞서 나간 모양새지만 아직은 후계구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지배구조의 무게중심이 여전히 손 회장에게 쏠려 있어서다.

‘경영자 DNA’ 가진 형제의 데자뷔

동일기연은 아침해가 동일기연의 1대주주로서 지분 46.79%를 소유 중이다. 이어 동일기연이 오존살균탈취기 새한오존 84.33%, 산업용 머신비전카메라 동일비전 50%를 보유한 구조다.

아침해는 순수 지배회사로서, 지분 54.55%를 소유하고 있는 이가 손 회장이다. 여기에 동일기연 지분 8.19%도 직접 보유 중이고, 의료용 임플란트제조 및 정밀 절삭부품 제조업체 아침해의료기는 100% 개인소유다.

반면 2세들의 동일기연 지분은 손 이사 1.31%를 비롯해 손희윤(50)씨 1.28%, 손희규(47)씨 1.36%, 손세희(44)씨 1.50% 등 모두 1%대에 불과하다. 현재 상태로는 향후 손 회장의 아침해 지분(54.55%)의 향방이 드러날 때 후계구도 또한 명확히 가늠될 수 있는 셈이다.

동일기연은 최근 들어 성장이 주춤하는 양상이다. 2010년 연결재무제표 도입 당시만 해도 매출이 523억원이었으나 이후 거의 매년 예외 없이 감소추세다. 2018년에는 269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또한 2010년 111억원을 찍은 뒤로는 줄곧 줄어 2018년에는 1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재무건전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2013년 이후 외부차입금이 전혀 없는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현금성자산만 317억원에 달한다. 유동비율은 1200%를 웃돌고, 부채비율은 약 9%로 건실하다. 퍼시스의 데자뷔다. ‘경영자 DNA’를 가진 형제의 경영전략도 무척이나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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