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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퍼시스 손태희, ‘돈 되는 건’…물류도 ‘접수’

  • 2020.01.28(화) 10:00

<퍼시스> ⑤
손동창, 물류사 바로스 지분 55%도 일룸에 매각
손태희 정점으로 일룸→시디즈․바로스 체제 완성

돈 되는 건 죄다 후계자에게 넘겨주는 모양새다. 퍼시스 계열 물류업체 바로스도 걔 중 하나다. 피로감을 호소할 틈도 없이 쉼 없이 계열 대물림을 진행하던 와중, 이번엔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이 직접 나섰다.

물류 계열사까지 손에 쥔 손태희

바로스는 1997년 11월 ‘바로물류’로 설립됐다. 2008년 12월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자본금은 3억원으로 손 명예회장이 직접 출자했다. 즉, 지분 100% 소유한 개인회사였다. 

20년 만에 1인주주 체제가 깨졌다. 2017년 9월 손 명예회장이 지분 55%를 내놓았다. 일룸이 54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일룸이 앞서 팀스(현 시디즈)를 계열편입한지 5개월만이다. 퍼시스홀딩스가 팀스에 의자부문(시디즈) 양도 결정이 있기 3개월 전이다.

일룸이 일약 바로스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것을 계기로 ‘황태자’ 손태희 사장의 계열 지배기반이 더욱 확대됐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일룸, 시디즈에 이어 물류 계열사까지 손아귀에 쥐게 된 것.

손 사장(75.20%)을 정점으로 일룸(40.58%․55%)→시디즈․바로스로 연결되는 지금의  계열 지배제제가 만들어진 진 게 이때다. 반면 손 명예회장(80.51%)은 퍼시스홀딩스(32.18%)→㈜퍼시스로 축소된 상태다.

퍼시스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왼쪽).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허투루 볼 수 없는 바로스

바로스의 총자산은 355억원(2018년 말). 퍼시스의 주력 가구 3개사의 외형에 견줄 바 못된다. 그렇다고 띄엄띄엄 볼 계열사도 아니다. 물류계열사 편입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로스는 현재 시디즈 지분 15.15%를 소유 중이다. 일룸(40.58%)에 이어 2대주주다. 2013년 6월~2014년 3월에 걸쳐 37억원을 들여 사들인 주식이다. 시디즈가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되면서 지주회사와 함께 경영권 안정화 주체로 나섰던 때다.

즉, 손 사장의 일룸 계열에 대한 지배기반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열사가 바로스다. 지배구조 측면의 존재감만으로도 그저 그런 계열사로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퍼시스 지분 1%도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 퍼시스홀딩스(32.18%)만 빼면 유일한 계열 주주사다. 2003년 4월~2004년 3월과 2007년 11월에 걸쳐 11억원가량에 매입한 지분이다.

계열물량 있는 한 걱정 없는 바로스

사업적으로도 낮게 볼 이유가 없다. 바로스는 경기도 안성과 성남에 물류기지를 두고 ㈜퍼시스, 일룸, 시디즈 등 계열사들의 물류, A/S 및 시공관리 담당한다. 계열사들의 매출 의존도가 높고, 그만큼 사업은 안정적으로 굴러간다는 의미다.

감사보고서상으로 재무실적은 제한적이나마 2006~2008년, 2017~2018년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2006~2008년 매출은 220억~240억원대다. 영업이익은 한 해 많게는 6억원 남짓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전적으로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한다. 2008년(매출 241억원)만 봐도 계열매출이 99%에 달한다. ㈜퍼시스(78.49%․190억원), 일룸(20.12%․49억원) 2개사 비중이 98.61%(238억원)로 압도적이다.

㈜퍼시스의 일감도 꾸준하고, 무엇보다 2014년 이후 일룸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바로스의 매출도 덩달아 확대일로다. 일룸은 2018년 바로스에 229억원어치의 물류를 맡겼다. 바로스가 매출 500억원을 찍었던 해다.

‘한 수 위’다. 후계자를 위한 창업주 손 명예회장의 단 한 번의 증여(일룸 지분 13.70%)만으로 불과 3년여 만에 일룸, 시디즈, 바로스까지 주요 계열사 세습을 보기 좋게 마무리해서다. 

손 사장이 들인 자금이라고 해봐야 증여 당시 증여세가 전부였을 터다. 손 명예회장이 최소의 비용으로 가업세습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방법을 모두 보여준 한 판이었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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