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 등 SK그룹 7개 계열사에 대해 총 34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그룹 시스템통합(SI) 업체인 SK C&C와 시스템 관리ㆍ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게 제재의 이유다.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으로 거론돼 온 SI 분야에서 정부가 대기업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내린 첫 제제는 SK그룹의 반발을 가져왔다. 공정위 의결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제기, 현재 소송절차가 진행중이다.
파장은 확산일로다. 감사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주식변동 및 자본거래 과세실태’ 감사결과를 토대로 과세당국에 2004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이후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994년 최 회장과 SK텔레콤
SK C&C는 1991년 4월 선경텔레콤으로 설립될 당시 SK와 SK건설이 지분 100%를 소유했다. 최 회장이 SK C&C 지분을 취득한 것은 1994년으로 SK로부터 70%(주당 400원)를 사들였다. 인수 시점이 공교롭다. SK그룹이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직후다.
SK C&C는 최 회장이 지분을 소유하기 전까지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매출 453억원, 순이익 20억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폭발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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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단뒤 SK그룹 12개사 IT자산 인수와 아웃소싱(Outsourcing) 계약을 통해 SI로 거듭난 SK C&C는 200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조5300억원으로 신장됐다. 수익성은 더 뛰어나다. 지난 2010년 이후로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순이익은 2010년 2620억원을 기록한 이후 1480억원, 1270억원으로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3년평균 1790억원에 달한다.
◇높은 단가, 5~10년 장기수의계약
지난해 공정위 제제 뿐만 아니라 이번 감사원의 증여세 부과 의견은 한마디로 SK C&C의 고속성장은 SK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를 통해 최 회장 일가는 막대한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SK C&C는 SK텔레콤과의 거래가 주(主)를 이루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총매출액 중 계열사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4.8%에 이른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계열매출이 98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4.1%를 차지한다.
특히 공정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은 SK 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장기간(5년 또는 10년) IT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운영인력의 인건비 단가를 다른 SI업체들에 비해 11~59% 가량 높게 책정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위한 유지보수요율을 다른 계열사보다 약 20% 높게 매겼다. 아무런 경쟁 없이 5년 내지 10년의 장기간 수의계약방식으로 SK C&C에게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한 셈이다.
◇주식가치 1.7조
SK C&C는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및 주요주주인 최기원 이사장의 재산 증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갖춰놓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1998년 참여연대가 SK텔레콤과 SK C&C의 지원성 거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SK C&C 지분 21%를 SK텔레콤에 증여했다. 이후 2002년에는 SK증권과 JP모건과의 이면계약과 관련 SK증권의 손실보전을 위해 4.5%를 SK증권에 증여했다.
반면 2009년 11월 SK C&C 상장은 그간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축적된 최 회장의 부를 현금화하는 시발점이 됐다. 당시 44.5%를 보유중이던 최 회장은 2011년 9월과 12월에 각각 4%, 2.5%를 2830억원, 1600억원에 매각했다. 배당금도 알차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4~2011년 최 회장이 챙긴 배당금은 369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현 보유주식 지분 38.0%(1900만주)의 가치도 상당해 1조7300억원(12일 종가 9만900원)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이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수혜도 적잖다. 2000년 SKC&C 지분 10.5% 인수한 최 이사장은 그대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89억원의 배당금을 챙겼고, 주식평가액은 4800억원에 달한다.
SK C&C는 최 회장이 SK그룹을 지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통상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오너가 지주회사의 상당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행사한다. 반면 최 회장은 지주회사 SK의 현 지분이 0.2%에 불과하고, SK C&C가 SK 지분 31.8%를 소유하는 ‘옥상옥(屋上屋)’ 지배구조다. SK C&C는 최 회장에게 ‘부의 원천’은 물론 그룹을 떠받치는 ‘주춧돌’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