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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세 조사, 이제 코인거래소까지 샅샅이 본다

  • 2026.08.03(월) 18:00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가상자산거래소 포함

국세청이 상속·증여세 세무조사 과정에서 피상속인이나 증여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은행이나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가상자산거래소가 추가된다. 가상자산거래소를 대상으로 거래 내역 등에 질문하거나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명확해진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가상자산사업자를 포함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업비트·빗썸 등 가상자산거래소를 비롯해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이전·보관 등을 영업으로 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은행 예금은 한 번에 조회…코인은 거래소부터 찾아야

국세청은 상속·증여세 세무조사를 할 때 조사 대상자의 금융재산을 금융회사에 일괄 조회할 수 있다.

피상속인이나 상속인, 증여자와 수증자가 어느 은행에 얼마만큼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증권사 계좌에 어떤 금융상품이 있는지 등을 금융회사에 조회해 신고 누락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재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는 은행과 투자중개업자, 증권금융회사, 보험회사 등이 포함돼 있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조사 대상자가 거래하는 금융회사를 일일이 추정하지 않고도 금융재산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같은 방식으로 조회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현재도 가상자산거래소에 공문을 보내 자료를 요청할 수는 있다. 다만 거래소가 반드시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어느 거래소를 상대로 자료를 조회해야 하는지도 국세청이 사전에 파악해야 했다.

예컨대 피상속인이 빗썸에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돼야 빗썸에 자료조회 공문을 보내는 방식이다. 조사 대상자가 어느 거래소를 이용했는지 알 수 없다면 여러 거래소에 흩어진 가상자산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세청은 가상자산거래소를 상대로 피상속인이나 상속인, 증여자·수증자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일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상속인이 은행 예금과 부동산만 상속재산으로 신고하고 피상속인이 거래소에 보유하던 비트코인을 누락한 경우에도 국세청이 이를 확인하기 더 쉬워진다.

국세청, 거래소에 직접 묻고 자료 제출 요구

개정안에는 상속·증여세 조사를 위한 질문·조사 대상에 가상자산거래소도 포함됐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4조는 국세공무원이 상속세나 증여세 조사에 필요할 경우 납세의무자와 그 가족, 보험회사, 증권회사, 신탁회사, 금융투자업자 등에게 질문하거나 관련 장부·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여기에 가상자산사업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현재도 상속·증여세 조사에 필요하면 가상자산거래소에 관련 내용을 묻거나 자료를 요청하고 있지만, 거래소에 자료 제출을 강제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협조에 의존해 왔다.

이에 정부는 질문·조사권 행사 대상에 가상자산거래소를 포함시켜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기로 했다.

금융재산 일괄조회가 조사 대상자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와 규모를 확인하는 수단이라면, 질문·조사는 해당 가상자산이 누구에게서 넘어왔고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수단이다.

국세청은 거래소에 가상자산 보유 수량과 거래 내역, 입출고 내역 등을 요구해 부모가 자녀에게 가상자산을 증여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는지, 피상속인이 사망 전 가상자산을 다른 사람의 계정으로 옮겼는지 등을 검증할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도 법률에 근거한 국세청의 질문에 답하고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재산 일괄조회와 질문·조사권이 함께 보완되면 국세청은 우선 거래소별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거래·이전 경로까지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코인을 이용한 상속·증여세 탈루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도 가상자산거래소에 공문을 보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고 있지만, 조사 대상자가 어느 거래소를 이용했는지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거래소가 회신을 늦게 하거나 답변하지 않더라도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재산 일괄조회 대상에 거래소가 포함되면 상속·증여세 조사 과정에서 가상자산 신고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과세 적정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며 "이를 법률상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질문·조사 대상에 거래소를 포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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