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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부터 상속까지…서울 아파트 한 채 '세금 타임라인'

  • 2026.04.24(금) 07:00

서울에 아파트(전용 84㎡) 12억원짜리 한 채를 샀습니다. 몇 년간 월급을 모으고, 위험하다는 전세 사기 뉴스에 가슴 졸이며 치열하게 돈을 모은 결과입니다.

10억원이 넘는 집은 먼 나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습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원까지 오르면서, 평범한 30대 직장인이 '영끌'해서 구매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집이었습니다.

대출도 최대치로 끌어와 마침내 내 집 마련이라는 평생의 목표를 이뤘지만,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니 집값 말고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세금입니다.

집 사자마자 마주한 통행료, 취득세

집을 사자마자 처음으로 마주한 세금은 취득세였습니다. 취득세는 국세가 아닌 지방세이기 때문에 집을 산 지역, 즉 서울시에 납부합니다.

12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에 붙는 취득세는 약 3960만원입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되는 3% 세율에 지방교육세 0.3%가 더해진 금액이죠. 차 한 대 값이 그냥 세금으로 나가는 셈입니다.

다만 처음 집을 사는 경우라면 '생애 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 제도를 꼭 확인해봐야 합니다. 무주택자가 실거주 목적으로 12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최대 200만원까지 취득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건에 맞으면 실제 부담은 3760만원 정도입니다.

집을 가진 동안 매년 나가는 보유세

취득세를 냈으니 이제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집을 가지고 있는 동안에는 매년 세금이 나옵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입니다.

재산세는 집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공시가격이 널뛰면서 세 부담도 함께 요동치고 있는데요. 12억원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9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재산세는 매년 260만원가량 나올 수 있습니다.

재산세는 매년 내야 합니다. 집을 팔지 않아도, 내 월급이 오르지 않아도 세금 고지서는 매년 6월 날아옵니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죠.

그렇다면 종부세는 어떨까요. 다행히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12억원이 종부세 부과 기준입니다. 12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다고 해서 바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시세 12억원 수준이면 공시가격은 그보다 낮기 때문에 당장은 종부세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더 올라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공시가격이 15억원일 경우, 12억원을 초과한 3억원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데요.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곱해 계산합니다. 종부세 모의 계산으로는 약 127만원이 나왔습니다.

물론 여기에 보유 기간이나 연령에 따른 세액공제(최대 80%)가 들어가면 실제 납부액은 이보다 줄어들겠지만, 종부세 대상자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리적 부담은 꽤 큽니다.

집과 이별하는 순간, 더 커지는 세금

시간이 흘러 이 집을 어떻게 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팔고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할지, 아니면 자녀에게 물려줄지 말이죠.

만약 집값이 오르지 않아 산 가격 그대로 판다면 세금 걱정은 없습니다. 1세대 1주택자라면 실거래가 12억원 이하까지는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기 때문입니다. 2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했다면 양도세 부담 없이 집을 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올라서 12억원을 훌쩍 넘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2억원에 산 서울 아파트에서 2년을 살다 20억원에 파는 상황을 가정해봤습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양도세 계산기를 두드려봤는데요. 양도차익 8억원 중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을 넘는 부분에 대한 세금은 약 9400만원이었습니다. 

자녀에게 미리 줘도, 나중에 물려줘도…

집을 팔지 않고 30년을 더 살다가 자녀에게 이 아파트를 증여하면 어떻게 될까요. 증여 재산가액이 12억원이라면 증여세율 40%를 적용해 세금이 3억원 가까이 나옵니다. 자진신고 공제를 받아도 약 2억9000만원이죠.

그럼 증여가 아닌 상속은 어떨까요. 상속세는 단순히 집값 전체에 매겨지는 게 아닌, 모든 재산에 매기기 때문에 각종 공제가 붙는데요.

배우자가 있고 자녀 1명이 있는 상태에서 이 아파트 한 채만 상속한다고 가정하고, 배우자 공제와 일괄 공제 등을 적용하니 과세 대상 금액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홈택스 모의 계산 결과 12억원 아파트의 상속세 최종 부담액은 약 2800만원이었습니다. 

결국 12억원 아파트를 사는 순간 수천만원의 취득세를 내고, 보유하는 동안에는 매년 6월 재산세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집값이 올라 팔 때는 차익의 일부를 양도세로, 수십 년을 갖고 있다가 자녀에게 물려줄 때도 상속세를 내야 하죠.

내 집 마련을 이룬 기쁨은 크지만, 세금은 집을 가진 내내 우리 삶을 따라옵니다. 우리가 보는 12억원이라는 숫자의 뒤에, 평생에 걸쳐 국가에 내야 하는 '세금 타임라인'을 알아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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