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내가 다주택자라고 생각해서 주택을 급매로 내놨는데 알고보니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어떻게 이런 경우가 있을까 싶지만, 복잡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은 납세자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내가 매도하려는 주택이 과거에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니었다가 현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경우, 감면주택과 상속주택을 보유한 경우, 조세특례제한법상 감면주택으로 인정받은 경우 등 따져보면 중과 대상이 아닌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납세자들은 스스로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법 조문이 서로 다른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과거와 현재의 제도 상황이 달라진 경우 과세당국의 판단 기준을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양도세 전문 세무사이자 필명 '미네르바 올빼미'로 알려진 김호용 세무법인 화담(청담지점) 대표세무사가 유튜브 채널 '더존TV'의 '택스 스터디카페'에 출연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양도세 중과 제도의 핵심 포인트와 감면주택·상속주택 규정, 매도 우선순위 정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양도할 때 일반세율에 추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의 세율이 추가되며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포인트1. 장기임대주택은 중과 대상 아니다?
장기임대주택이 양도세 중과 대상인지 헷갈리는 납세자가 많습니다. 이유는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우선 장기임대주택은 지자체와 세무서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하고, 임대 개시 당시 주택의 기준시가가 수도권은 6억원 이하, 수도권 외 지역은 3억원 이하여야 합니다.
또 임대보증금과 월세 인상률도 5% 이내로 제한됩니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고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매도한다면 장기임대주택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A주택에 2년 이상 거주하고 있고, 장기임대주택인 B와 C주택이 있다면 A주택을 양도할 때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A주택에서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김 세무사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기준시가 6억원을 초과해 장기임대주택 등록은 불가능하지만, 국민주택규모 이하여서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한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이 나온 이유는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규정이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소득세법상 장기임대주택은 기준시가 6억원 이하여야 하지만, 조특법 97조의3에 따르면 기준시가가 6억원을 초과하더라도 국민주택규모 이하이고 임대료 5% 상한 요건을 충족하면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등록이 가능합니다.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은 8년 이상 임대 시 50%, 10년 이상 임대 시 7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 세무사는 "두 규정이 충돌하면 어떤 법이 특별법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소득세법은 일반법이고 조특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조특법 규정을 적용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국민주택규모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무엇?
국민주택규모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수도권 기준)을 의미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주택을 오래 보유하거나 거주한 경우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주는 제도로, 1세대 1주택인 경우 최대 80%, 임대주택은 8년 이상 임대하면 50%, 10년 이상 임대하면 7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2. '도장 받은 주택'은 중과 대상이 아니다?
세무업계에서는 조특법 감면주택을 흔히 '도장 받은 주택'이라고 부릅니다.
도장을 받았다는 의미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시기에 주택을 매수한 사람에게 세제 혜택을 확정해 줬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제99조의2 감면주택을 말합니다.
감면주택 혜택은 ①주택 수 제외 ②다주택자 중과 적용 배제 ③취득 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 100% 양도세 감면 등입니다.
2013년 4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취득한 신축 또는 미분양 주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당시 분양이 많았던 위례·미사·동탄 신도시 주택 소유자들이 이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김 세무사는 돌발 퀴즈를 냈습니다.
"2013년 감면주택을 취득했는데 그 주택이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로 바뀌었다면 중과 대상이 될까요?"
많은 납세자들이 이 지점에서 헷갈립니다. 정답은 중과 대상이 아닙니다.
이유는 '환지 규정' 때문입니다. 환지 규정은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새 아파트가 되더라도 기존 주택의 세제 혜택을 그대로 승계하는 제도입니다.
김 세무사는 "지인이 가락시영아파트를 2013년에 매수한 뒤 헬리오시티로 재건축됐는데 급매를 고민했다"며 "도장 받은 주택이라 중과가 없다고 설명했더니 결국 팔지 않았고 지금도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포인트3. 상속주택도 중과 대상일까?
불가피하게 주택을 상속받게 됐는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을 받는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상속은 부모님 등 누군가가 돌아가셨을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취득하게 되는 주택입니다. 투기를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속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상속주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받은 날로부터 5년 동안만 양도세 중과 적용을 하지 않는 것이죠.

부모님이 주택 2채를 상속해줬다면 주택 수 제외 혜택은 1채만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비싼 주택으로 혜택을 받으면 좋겠지만, 세법에서는 피상속인(망인)이 가장 오래 보유한 주택(선순위 주택)만 중과 배제 혜택을 줍니다.
자녀들이 공동으로 주택을 상속받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지분을 가진 사람 모두가 다주택자 중과를 적용받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양도세 중과 적용을 받는데요. 이건 주된 상속인에게만 해당합니다.
주된 상속인이란 지분이 가장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녀들의 분쟁을 막기 위해 부모님이 지분을 똑같이 상속하는 경우가 있죠. 이러한 경우에는 상속주택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이 주된 상속인으로 인정됩니다.
자녀 중 그 누구도 상속주택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연장자가 주된 상속인이 됩니다. 형과 동생이 있다면 형이 주된 상속인이 되는 것이죠.
주된 상속인 외에 공동소유를 한 상속인은 소수지분 상속인이라고 합니다. 소수지분은 5년이 지나 양도해도 양도세 중과에서 배제됩니다.
포인트4. 주택 세 채인데도 중과 대상이 아닐 수 있다?
김 세무사는 절세의 핵심 비법으로 '중과 배제 주택 외의 나머지 주택' 규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주택 세 채를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중과 대상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던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어떤 사람이 A주택(2013년 감면주택), B주택(상속주택), C주택(조정대상지역 일반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경우 3주택이지만 A와 B가 중과 배제 주택이기 때문에 C주택은 중과 대상이 아닙니다.
김 세무사는 "실제 상담을 해보면 집이 세 채인데도 중과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매도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이 규정을 모르면 불필요하게 급매를 내놓고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A주택(서울 소재 주택), B주택(장기임대주택), C주택(천안 소재 저가 아파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A주택을 매도한다면 중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B주택은 장기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주택 수에서 제외됩니다. 수도권·광역시·세종시 외 지역은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도 중과를 판단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됩니다.
결국 A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닙니다.
포인트5. 양도세 중과 대상이라면?
여러 규정을 검토했는데도 결국 양도세 중과 대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해 계속 보유하기로 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매도를 계획하고 있다면 최근 바뀐 규정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5월 9일 이전에 매도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은 기본 원칙입니다. 다만 준비 기간이 짧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보완책을 내놓았습니다.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받은 경우라면 잔금을 5월 10일 이후에 받더라도 중과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잔금 지급 기한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을 받아야 하고, 2025년 10월 16일 이후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양도해야 합니다.

문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입니다. 이 지역의 아파트는 임차인이 있는 상태에서는 거래 허가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인이 계약 후 4개월 이내 해당 주택에 전입해야 하는 요건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존 임차인의 계약 만기가 4개월 이상 남아 있다면 매수인이 전입할 수 없어 거래 허가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기존 임차인의 임대차 계약 만료일까지 매수자의 전입 의무를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다만 이 혜택은 모든 거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도인이 다주택자이고 매수인이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해 전입 유예가 인정됩니다.
포인트6. 무엇을 먼저 팔까?
다주택자가 중과를 피할 수 없다면 매도 순서가 절세의 핵심입니다.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추가되지만, 3주택자는 기본세율에 30%포인트가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주택을 매도해야 합니다.

1순위로 매도할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지방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저가주택 ▲상속주택의 소수지분 주택 ▲신축 소형저가주택 ▲지방 준공 후 미분양주택 ▲혼인신고 전 배우자가 보유했던 주택(5년 이내) 등입니다.
다음은 중과 배제 주택인 ▲조특법상 감면주택 ▲장기임대주택 ▲상속 5년 이내 주택 등을매도해 주택 수를 줄여야 합니다.
이후에는 양도차익이 적은 것부터 매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세금이 적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매도 전략의 핵심은 1순위 중과 제외 주택, 2순위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 3순위 중과 대상 주택이라는 순서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김호용 세무사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14년간 근무한 전직 세무공무원이다. 공직 시절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 복잡한 세법 현안을 직접 다루며 현장 행정을 모두 경험했다. 퇴직 후에는 부동산 자산가와 세무사, 국세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양도세·상속세·증여세 강의를 하고 있으며, 현재는 세무법인 화담 청담지점 대표세무사로 재직 중이다. '미네르바 올빼미'라는 필명으로 운영 중인 네이버 블로그는 구독자 10만명을 넘어섰으며, 복잡한 세법을 쉽게 풀어내는 콘텐츠로 세무업계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큰 신뢰를 얻고 있다. 국세공무원교육원의 양도소득세 전문가 과정, 전국 구청 및 대기업·부동산 커뮤니티 강의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자산 과세 분야의 실무 해석과 절세 전략에 있어 현실적인 조언자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