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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민수형! 국세행정을 잘 부탁해"

  • 2024.06.28(금) 09:23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제공: 국세청]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창기 현 국세청장의 교체를 결정했습니다.

그를 대신할 새 국세청장 후보자로 강민수 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명했습니다(이하 강 후보자).

국세청장 교체설이 세간에 떠돌기 시작해 강 후보자의 최종 지명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와중에 이런저런 소문들이 많았습니다. 

강 후보자는 최근 몇 년 동안의 행보처럼, '무난한'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후보자 지명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강 후보자는 1968년 경남 창원 출생인 그는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 제주세무서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 임명장을 받으며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보직을 거치며 사무관 시절을 보낸 그는 서기관 승진 후 프랑스에 소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 파견, 용인세무서장을 거쳐 국세행정 기획 및 대국회 업무 총괄 부서인 국세청 기획재정담당관에 발탁되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으로 재직했고 고위공무원 승진 후 부산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인사교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 국세청 기획조정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등 안 해본 일이 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국세행정의 전 분야를 거치는 '프로일잘러'로 정평이 난 인물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시각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가는 곳마다 해당 부서 소속 직원들에게 환영받는 관리자였습니다. 

능력과 경륜, 상하 동료직원들과의 관계까지 흠잡을 구석이 별로 없는 그의 앞날이 굉장히 밝을 것이라는 국세청 직원들의 평가는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저물어가던 2021년 7월, 그는 1급 고위공무원 승진은커녕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급 지방국세청장(대전)으로 임명됩니다.

표면적으로 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됐으니 문제없는 인사라고 볼 수 있지만 국세청 조직의 인사 생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은 그의 대전국세청장 발령을 더 이상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마지막 인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세청의 인사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세무조사 권한 등 국세공무원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특히 고위직으로 갈수록 커지는 그 권한의 크기로 인해 정치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당시 강 후보자 주변은 정치적 영향력을 등에 업고 있는 이들이 많았고, 당연히 이들이 더 큰 자리로 갈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받으면서 강 후보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권 교체 이후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면서, 권토중래(捲土重來)하던 강 후보자에게도 기회가 왔습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그는 일약 국세청 1급 최고의 보직인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발탁됐고, 국세청의 오랜 인사 전통인 지방국세청장 1년 재임 후 퇴임이라는 원칙마저 깨뜨리며 서울지방국세청장 2년 재임이라는 보기 드문 국세청의 인사 역사를 써냈습니다. 

지난해 7월 그가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유임되자, 국세청 안팎에서는 강 후보자가 차기 국세청장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국세청의 인사 원칙을 거스르며 그를 남겨둔 이유가 달리 무엇이 있겠냐는 것이 중론이었죠. 예상외로 시간이 더 소요되기는 했지만 '차기 국세청장 강민수'는 결국 현실이 됐습니다. 

부산 방언을 여전히(?) 고치지 못한 강 후보자는 모난 데를 찾아보기가 힘든 사람입니다. 워낙에 붙임성 좋고, 긍정적이고 유연한 생각의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면 그 원칙은 끝까지 지키면서도 독불장군처럼 꾹 입을 닫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왜 그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를 설득해서 납득시키는 스타일입니다. 

그가 국세청장으로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인의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강 후보자의 첫 임지였던 제주세무서에서 인연을 맺었고 아직도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는 지인은 '우리 민수형, 우리 민수형'하며 강 후보자에 대한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한참을 쏟아낸 후 기분좋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20년 전 상사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후배의 모습에서 강 후보자의 긍정적 단면이 하나 더 엿보입니다.

사람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간 강민수'의 모습입니다. 

현재 국가경제는 물론 세수 상황도 악화하는 등 국세청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형편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중책을 떠 안게 됐으니, 자리의 책임이 주는 중압감이 상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잘 극복해 강 후보자가 국세청 역사에 남을 훌륭한 국세청장으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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