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세무사 사무소는 간판에 '국세청 세무사 54년 경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국세청이 1966년에 개청했으니까, 국세공무원과 세무사로서 국세행정의 역사를 직접 경험한 전문가의 사무소인데요.
세무사 개인이 운영하는 세무회계 사무소 중에는 이렇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국세청에서 30~40년 동안 근무하다가 퇴직 후 개업한 세무사들은 물론이고,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신도시 개발 시대부터 활발하게 세금 신고를 담당해 온 세무사들이죠. 매년 6월에 열리는 한국세무사회 정기총회에 가보면 굉장히 많은 원로 세무사들이 참석하기도 합니다.
세무법인 중에도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곳이 있습니다. 한국평가데이터의 케이리포트를 통해 세무법인 70개의 설립연도를 살펴본 결과, 가장 오래된 곳은 고려세무법인(대표 김시준)이었습니다. 서울 서초동 교대역 근처에 있는 세무법인으로 1997년에 설립됐습니다.
1999년 설립한 세무법인 신화(대표 양문석)가 뒤를 이었고, 2000년에는 택스홈앤아웃(대표 신웅식), 미추홀(대표 김상돈), 우덕(대표 홍성근), 태원(대표 이태원) 세무법인이 각각 설립됐습니다.
탑코리아세무법인(대표 이각수)과 세무법인 진명(대표 김홍엽)이 각각 2001년에 설립됐고, 세무법인 매출 1위인 다솔(대표 안수남)을 비롯해 신승세무법인(대표 변기영), 신한세무법인(대표 백성현), 세무법인 세림택스(대표 임순천)가 각각 2002년에 설립해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양의 세무법인 티엔비도 2003년 설립한 20년 경력의 세무법인입니다.
설립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급성장하는 세무법인들도 있습니다. 매출 70위 이내의 세무법인 가운데 세무법인 비케이엘(대표 황재훈)은 2021년 8월에 설립했지만, 세무조사 대응과 불복청구를 기반으로 2년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1위에 오르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2020년 설립된 세무법인으로는 피플택스(대표 이한동), 혜움(대표 이재희), 셜록(대표 진형태), 청년들(대표 최정만)이 있습니다.
세무법인 피플택스는 경리지원 전문으로 유명하고, 세무법인 청년들도 경리나라를 통한 경리업무 아웃소싱이 주력입니다. 세무법인 혜움과 세무법인 셜록은 경정청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에 설립된 세무법인으로는 이화와 넥스트가 있는데요. 세무법인 이화는 세무대 1기 출신 이창기 대표가 운영하며, 세무법인 넥스트는 중소기업중앙회 가업승계 교수를 겸하고 있는 조남철 대표세무사가 인공지능 경정청구 서비스 '헤이택스'를 출시한 곳입니다.
올해 매출 2위로 도약한 비앤에이치세무법인(대표 백상훈)을 비롯해 민우세무법인(대표 김용재), 세무법인 다우(대표 노형근), 세무법인 대길(대표 윤길동)은 각각 2018년에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