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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진규 파트너 "삼일 ESG플랫폼, PwC와 협업이 강점"

  • 2021.06.15(화) 09:30

[ESG워치] 전문가 한두명으론 역부족, 플랫폼 통해 총괄적 서비스 제공
ESG경영, 투트랙 접근이 바람직..외부 공개되는 ESG정보 충실도 높여야
'ESG는 투자수익률 직결 요인'..투자자들 인식과 태도가 바뀌었다

"영어 시험도 토플, 토익, 텝스 등 여러 종류가 있지 않습니까. 시험마다 측정하고자 하는 영어능력은 다르죠. ESG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가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기업이 혼란스러워 하지만 그렇다고 시험 자체를 안볼 수는 없죠. 영어도 기본이 잘 돼 있으면 토익이든, 토플이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들도 ESG 공통기준에 맞춰 차분하게 준비를 하고, 특정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식으로 대응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SG를 가급적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과거와는 결이 다른, 생소하고 이질적인 숙제를 안게 된 기업고객들의 고충을 자주 접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일까.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이젠 우리도 뭔가 해야하지 않을까 조바심을 불러일으키는 트렌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기업에게도, 기업을 고객으로 둔 회계법인에게도 쓰나미급 대변화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회계법인, 삼일은 ESG 화두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고객 기업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진규 파트너(사진)를 통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삼일의 ESG 전담조직은 플랫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출범 배경과 운영방식이 궁금합니다.

▲ ESG 이슈는 워낙 광범위하고, 전문가 한두명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감사와 컨설팅 등 회계법인의 주요 업무를 깊이있게 파고든 전문가는 많지만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다뤄본 전문인력은 많지 않죠. 삼일은 지난 10년간 지속가능경영본부라는 조직을 운영해 왔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ESG와 관련해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의 전문인력 수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ESG 이슈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총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런 취지에서 플랫폼적 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ESG플랫폼은 40~50명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고, 기업과 시장이 당장 필요로 하거나 앞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를 크게 3가지 분류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ESG 진단과 전략수립 업무,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100%)과 같은 ESG과제 실행업무, 그리고 ESG 정보공시와 인증업무로 구분해서 팀별 전문인력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중입니다.  

- 삼일 ESG플랫폼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요

▲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PwC(Pricewaterhouse Coopers, 다국적 회계컨설팅펌)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에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ESG플랫폼을 만들기 3~4년전부터 유럽에서는 ESG가 화두였고, PwC는 많은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세계적으로 ESG에 잘 대응해나가는 기업들과 같이 일해온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고, ESG 이슈가 어떻게 진행되고 이슈별로 어떤 전문인력들이 필요한 지에 대한 노하우도 풍부합니다. ESG 관련 국제기구나 관련 이니셔티브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죠. 

PwC의 글로벌 ESG플랫폼은 60여개국에 900명 이상의 분야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는데, 저희는 이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전세계 ESG 최신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ESG플랫폼은 PwC유럽 리더그룹과 한달에 2번 미팅을 갖고 고객들에게 어떤 니즈가 생기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협업 시스템과 플랫폼 방식의 운영을 통해 국내 기업 및 시장의 ESG 이슈에 대해서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삼일 ESG플랫폼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ESG와 관련해 기업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또 여기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범위가 워낙 넓어서 뭐부터 해야할 지 모르겠다" "ESG 보고와 평가기준이 제각각이라 혼란스럽다" 이런 애로들을 많이 얘기합니다. ESG 보고기준은 잘 들여다보면 아주 제각각은 아니고, 올림픽 오륜기처럼 다른 분야에 겹쳐져 있는 공통항목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ESG 보고기준은 이미 IFRS(국제회계기준)가 기준정립 작업에 착수했고, 그밖의 표준설정 기관들도 협력하며 표준화 방향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어 차차 정리되고 통일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으로 봅니다. 

ESG 경영에 나서려는 기업들은 투트랙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첫째는 기업의 활동이 고객과 임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주주로 구성되는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시 고민하면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재무정보와 함께, 기업이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주는 활동을 실행하는 이유와 활동 내역, 그 결과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충실하게 설명하는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합니다. 이 두가지 노력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나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와 같은 표준 보고기준이 될 것이고, 이러한 활동을 충실히 하다보면 MSCI(모건스탠리지수) 등 국내외 평가기관들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 기업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ESG를 대하는 자세도 다를 것 같은데요. 유형별로 대응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 ESG를 어느정도 시급히 추진해야 하느냐에 따라 3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글로벌 대기업의 공급체인에 포함된 회사들인데, 예를 들면 애플이나 BMW에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이 되겠죠. 글로벌 대기업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ESG 전략과 셰부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국내 업체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ESG 경영을 CEO 어젠더로 설정해두고 최선을 다해 실천에 옮겨야 하는 업체들입니다. 

둘째는 해외에 진출해있지는 않지만 국내에서 자산 1~2조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상장사들입니다. 회사에 대한 투자결정에 ESG가 중요한 요소로 포함되고, 이사회내에 ESG 위원회도 대부분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업의 핵심사업과 ESG 활동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주요 과제인 회사들입니다. 

셋째로 지속가능보고서를 계속해서 공시하는 기업들입니다. 국내에 대략 100개 정도가 있는데,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의 신뢰성에 대해 인증을 받는 이슈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폭스바겐이 지속가능보고서에서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공시를 했고 투자자들은 이걸 믿고 투자를 했는데,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터지면 투자자들은 폭스바겐을 상대로 주가 하락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투자자들은 ESG 활동과 관련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시하고 대응할 것을 기업들에게 요구하고 있고, ESG 인증에 대한 요구수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외부로 공개되는 ESG정보의 충실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내부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합니다.

이진규 파트너가 ESG 경영전략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재벌 총수나 오너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ESG에 나서는 모습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SG에서 G(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데요.

▲ CEO나 오너가 ESG에 대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할 때 과거에는 부도위험을 근거로 할인률을 계산했는데, 요즘에는 비재무적 요인인 ESG 항목들을 할인률 계산에 반영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MSCI나 DJSI(다우존스지속가능지수),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주요기관의 ESG 평가는 특정 펀드지수로 편입돼 기업 주가나 투자유치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같은 경우는 ESG 요소들에 대해 모두는 아니지만 기후변화 관련 요인은 재무요인으로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은 ESG 경영활동을 투자수익률에 직결되는 요소로 보고, 기업이 이런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할 것을 요구합니다.

과거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의 경우 기업이 조금 못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손실을 입지는 않았지만 ESG는 기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이 경쟁력을 단기간에 잃을 수도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비전을 ESG 관점에서 재정립하고, 기존의 재무적 가치에 ESG 가치를 통합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등 기업 오너와 CEO가 선제적으로 ESG 경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G가 갖는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대담=조용만 좋은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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