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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재능 박종우 개인회사 e아카데미의 정체

  • 2020.04.21(화) 10:00

<재능> ④
2005년 재능컴퓨터 합병…그룹 IT 담당 업체로 변신
재능유통 지분도 이전받아…홀딩스 2대주주로 탈바꿈

학습지 ‘스스로 시리즈’가 빅히트를 치며 1990년대 불같이 일어나던 시기, 재능그룹은 계열 확장에 열을 올렸다. 재능유통, 재능인쇄, 재능셀프러닝 뿐만 아니라 재능이(e)아카데미도 걔 중 하나다.

재능e아카데미의 현 주인은 재능그룹의 후계자 박종우 재능교육 사장이다. 실질 지분이 무려 86.39%(자기주식 44.94% 제외 의결권주식 기준)나 된다. 재능e아카데미가 박 사장의 대물림 디딤돌로 쓰일 수 있었던 데는 카멜레온처럼 거듭된 변신에서 비롯됐다.

원래 주인은 재능교육

재능e아카데미는 1992년 11월 ‘재능출판’으로 설립됐다. 2001년 5월 ‘재능아카데미’에 이어 2011년 5월 지금의 사명으로 바꿔 달았다. 초기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학습지를 출판하던 곳이다. 대주주는 재능교육으로 지분 100%를 소유했다.

비록 미니 계열사였지만 초창기 경영은 순조로웠다. 2000년대 들어 부쩍 형편없어졌다. 재무수치로만 볼 때, 자본금 1억원에 10억원이 넘던 순자산이 마이너스(–) 28억원이 된 게 2001년 말이다.

최대주주 재능교육으로서는 해마다 돈 대주기에 바빴다. 자본확충을 해주는 족족 부실 처리 하는 게 일이었다. 2002년 9억원, 2003년 50억원, 2004년 40억원을 출자했지만 매년 감액손실 처리했다. 총 100억원을 출자해 놓고도 건질게 없었다는 의미다.

부실하기 짝이 없던 재능e아카데미가 180도 딴판인 계열사로 변신한 것은 2006년부터다. 2005년 11월 재능 소속 IT 서비스 업체인 재능컴퓨터를 흡수합병한 데서 비롯됐다.

가족회사 재능컴퓨터의 알짜 비결

재능컴퓨터는 1993년 6월 설립된 계열사다. 가족회사였다. 창업주 박성훈 회장 일가 5명이 지분 100%를 소유했다. 박 회장이 1대주주주로서 40%, 다음이 장남 박종우 사장이었다. 30%를 보유했다. 나머지도 부인 안순모씨 20%, 두 딸 박주연․박정은씨 각각 5% 전량 일가 몫이었다.

헌데, 재능컴퓨터가 영위하는 사업이란 것이 한마디로 ‘알짜’였다. 인터넷 온라인 학습지 시스템 구축․운영을 비롯해 재능 계열 홈페이지 개발․운영을 맡아 했던 것. 즉, 주력사 재능교육이 발주하는 IT 용역을 도맡아 하던 곳이 바로 재능컴퓨터다. 

재능교육이 판을 깔아주는데 돈을 안벌려야 안 벌 수 없었다. 1999~2004년 재능컴퓨터의 재무실적을 보면, 해마다 8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와중 재능교육 매출은 적게는 81억원, 많게는 88억원으로 비중이 매년 예외없이 99%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이 5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고, 순익은 적게는 35억원, 많게는 48억원이나 됐다. 

박 회장 일가로서도 재미를 톡톡히 봤다. 재능컴퓨터는 2000년 7억5000만원에 이어 2001~2004년 매년 30억원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전액 일가 수중으로 들어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세 박 사장이 챙긴 배당수익만 38억원이다.

알짜 계열사를 합병한 까닭에 재능e아카데미의 변신은 불 보듯 뻔했다. 사실 당시 재능이아카데미가 재능컴퓨터를 흡수하는 모양을 취했다 뿐이지 실질은 재능컴퓨터에 흡수됐다고 보는 게 맞다. 재능e아카데미가 지금도 재능그룹 내의 모든 IT 업무를 주업으로 하는 것은 당시 통합에서 비롯됐다.  

1000억으로 뛴 재능유통 지분

재능e아카데미의 변신은 사업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현재 박 회장(53.25%) 다음으로 재능홀딩스의 단일 2대주주(26.08%)로서 지배구조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도 재능컴퓨터의 합병에서 출발했다.

재능컴퓨터는 흡수될 당시 재능유통 지분 10.82%를 소유했다. 1997년 이전에 10억원을 들여 취득했다. 재능e아카데미에 통합된 까닭에 재능유통 지분 또한 자연스레 재능e아카데미로 넘어갔다.

한 발 더 나아가 재능e아카데미는 이듬해 재능유통의 1대주주로 부상했다. 박 회장 소유의 27.62%와 부인 안순모씨의 10.91% 등 도합 38.53% 지분을 129억원을 주고 인수한 것. 재능유통 지분 49.35%(1만9757주)를 확보했다. 

재능홀딩스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2016년 12월 재능교육, 재능유통, 재능인쇄 주주 5명을 대상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단행할 당시 재능이아카데미가 재능홀딩스에 넘긴 게 이 지분 50.78%(2007년 재능유통의 자기주식 1123주 무상소각 반영)다. 

현물출자 당시 매겨진 주식가치는 1001억원(주당 507만원)에 달했다. 재능e아카데미가 재능홀딩스 신주 278만주(주당 3만6000원), 지분 26.08%를 손에 쥐게 된 이유다.

의미는 한 걸음 더 진화한다. 재능e아카데미→재능홀딩스→재능교육을 비롯한 5개 자회사로 연결되는 계열구조가 재능의 황태자 박 사장의 후계 승계를 떠받치는 버팀목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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