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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재능인쇄 ‘잭팟’ 2세 박종우

  • 2020.04.17(금) 10:00

<재능> ②
1대주주로서 지분 40%…배당금만 290억 챙겨
비결은 ‘재능교육’…홀딩스 지분확보에도 한몫

매출 3190억원, 순익 236억원.

재능그룹 주력사 재능교육 전성기 때인 2007년의 모습이다. 1991년 183억원이던 매출이 1995년 1000억원, 1997년 2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거의 매년 성장하며 정점을 찍었던 해다. 1995~2007년 순익으로 벌어들인 게 자그만치 한 해 평균 151억원이나 됐다.

매출 1650억원, 적자 2억원.

재능교육의 작년 재무실적이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 2007년 말부터 7년여에 걸친 노동조합 장기농성의 후유증은 컸다. 2016년 매출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좀처럼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이래 12년간 3차례나 순익적자를 냈다. 

(재능교육은 현재 교육출판, 임대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다. 원래는 케이블․위성채널 ‘재능TV’도 자체 운영했지만 작년 12월 별도법인 ‘재능방송’으로 떼어냈다. 2개 부문 중 메인은 아무래도 스스로방문학습, 스스로학습센터 등과 연계한 교육출판사업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93%에 이를 정도다.)

다만 재능의 핵심 중 핵심 계열사로서 재능교육의 ‘클래스’까지 어디 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재능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으로서 일반인들에게 각인돼 있는 게 사실이다.

재무건전성 수치로도 특별함을 증명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현금성자산 428억원(2019년 말)에 부채비율 18.57%, 자기자본은 1930억원이나 된다. 

80% 넘던 재능교육 매출

‘팽두이숙(烹頭耳熟)’. ‘머리를 삶으면 귀까지 익는다’는 뜻이다. 한 가지 일이 잘되면 다른 일도 저절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재능교육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해온 계열사가 하나 있다. 재능인쇄다.

1977년 6월, 재능교육 내에 인쇄자료실이 신설됐다. 1993년 9월 법인으로 전환한 현 재능인쇄다. 재무수치를 보면, 외형보다는 수익성으로 존재감을 가져온 계열사다. 2001년 이후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와중 2014년까지는 순익으로 연평균 54억원을 벌어들였다.

비결?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재능교육’이다. 재능교육에서 출판하는 각종 학습교재를 비롯해 전집·도서 등의 인쇄를 도맡아 하는 게 일인지라 2001년 이후 14년간은 재능교육 매출비중이 8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재능인쇄의 안정적 돈벌이의 뒷배에 재능교육이 있었던 셈이다.   

다만 2015년 이후로 벌이는 다소 신통치 않아진 모습이다. 2019년에는 17억원 순익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공교로운 점은 재능교육 매출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에는 50% 밑으로 떨어졌다.

170억, 박종우 지분 40% 값

흥미롭다. 재능인쇄가 지금은 재능홀딩스의 100%의 자회사지만 원래는 창업주 박성훈 재능그룹 회장의 100% 가족회사였다는 점이다. 1대주주가 바로 박 회장의 장남 박종우 재능교육 사장이었다. 지분도 40%나 됐다. 이어 박 회장이 30%, 안순모씨 20%, 박주연 및 박정은씨 각각 5% 소유였다.

재능교육의 비옥한 토양 위에서 자란 재능인쇄의 풍성한 과실(果實)이 오롯이 박 회장 일가에게 돌아갈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 일이다.

우선 해마다 따박따박 손에 쥐어주는 배당수익이 적잖았다. 재능인쇄는 2000년 중간배당 8억5000만원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1년에 많게는 70억원 총 719억원에 달한다. 전액 일가 수중으로 들어갔고, 걔 중 1대주주였던 박 사장이 챙긴 배당이 287억원이나 됐다.  

주식가치가 뛸 것도 뻔했다. 2016년 11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재능그룹은 재능교육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재능홀딩스를 설립한 직후인 2016년 12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재능교육, 재능인쇄, 재능유통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었다.

3개 계열사 소유지분을 내놓은 주주가 박 회장 뿐만 아니라 자녀 3남매, 재능이(e)아카데미 5명이었다. 재능홀딩스는 댓가로 총 3690억원어치의 신주(1025만주)를 나눠줬다. 발행주식의 24배나 되는 어마무시한 규모였다.

박 사장의 재능인쇄 지분 40%(8000주)에 매겨진 가치는 171억원. 1주당 214만원이었다. 액면가(1만원)의 214배, 재능홀딩스 신주발행가 3만6000원(액면 1만원)과 비교하면 60배 가까이 됐다.

재능홀딩스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박 사장은 지주회사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지금은 13.11%(140만주)나 된다. 이 중 4.46%(48만주)가 당시 재능인쇄 지분을 기반으로 갈아탄 것이다. 가업 승계에 관한 한, 이래저래 얘깃거리가 많은 집안이다. 다음은 재능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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