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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재능 박종우가 스스로미디어 차린 이유

  • 2020.04.22(수) 10:00

<재능> ⑤(끝)
2005년 말 5억 개인출자로 설립…지분 100% 소유
2006년 e아카데미 대주주 올라 승계 지렛대로 활용

2005년 12월, 재능그룹 내에 미니 계열사가 하나 만들어졌다. ‘스스로미디어’다. 사업적으로는 뭐, 이렇다 할 게 없는 곳이었다. 재능인쇄가 발주한 음반·음악영상물을 제작해 납품하는 게 주된 일로, 매출(별도)이라고 해봐야 2015년 간판을 내기기 전까지 많아봐야 22억원 정도였다.

외형만 보면 ‘애걔!’ 소리 나올 법 하지만 허투루 볼 계열사가 아니다. 재능그룹 2세 박종우 재능교육 사장이 개인자금 5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소유했던 개인회사라고 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스스로미디어 또한 재능유통, 재능인쇄, 재능컴퓨터 등 당시에는 재능에 차고 넘쳤던 오너 일가 소유의 계열사 중 하나일 뿐이다. 오롯이 후계자 소유의 계열사라는 점만 차이가 있다. 

e아카데미·컴퓨터 통합후 깜짝 등장

재능그룹 계열 지배구조 측면에서 스스로미디어의 어마무시한 존재가 확인된 것은 2006년 말이다. 2005년 11월 재능컴퓨터를 흡수합병한 재능e아카데미 주주명부에 1대주주로 새겨져 있었던 것. 소유지분도 60%(1만2000주)나 됐다. 이어 박 사장 30%(6000주), 박주연․박정은씨도 각각 5%(1000주)였다.

합병 당시를 리플레이해 보면 재능e아카데미는 재능교육의 완전자회사였다. 재능컴퓨터는 박성훈 회장 가족 5명 소유였다. 일반적이라면 통합법인 재능e아카데미의 주주는 재능교육과 박 회장 일가 등 6명이 주주명단에 올라가 있어야 하는 게 맞다.

스스로미디어가 설립된 시점은 합병이 있은지 불과 1개월 뒤. 이후 1년새 박 사장의 개인회사인 스스로미디어를 합병법인 재능e아카데미의 최대주주로 올리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2006년 말에 이르러 스스로미디어(60%)→재능이아카데미(49.35%)→재능유통으로 연결되는 계열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후계자 박 사장이 위치하게 된 것이다.

e아카데미 실질지분 86% 이면엔…

10년 뒤인 2016년 12월. 재능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던 때다. 이 시기, 박 사장이 정점에 위치한 계열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있었다. 재능e아카데미가 지배회사 스스로미디어를 흡수합병한 것이다.

당시 자본금 2억원(발행주식 2만주․액면가 1만원)이던 재능e아카데미가 발행한 합병신주는 6700주다. 스스로미디어가 100% 박 사장 개인 소유였던 까닭에 신주 또한 전량 박 사장 손에 들어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 사장이 기존 6000주에 더해 현재 재능e아카데미 지분 47.57%(1만2700주)로 1대주주로 있는 이유다. 두 여동생 박주연, 박정은씨는 각각 3.75%(1000주)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44.94%(1만2000주)는 재능e아카데미 자기주식이다. 스스로미디어 소유의 재능e아카데미 지분 60%(1만2000주)가 합병으로 자사주가 됐다. 이를 감안하면 박 사장의 실질지분은 86.39%다. 이와 맞물려 재능e아카데미는 재능홀딩스를 대상으로 재능유통 지분 50.78%(1만9757주)를 현물출자, 재능홀딩스 지분 26.08%를 갖게 됐다.

박 사장이 개인지분 13.11%를 포함, 박 사장(86.39%)→재능e아카데미(39.19%)→재능홀딩스→재능교육 등 4개 자회사를 자신의 영향권에 두는 지배기반을 갖추게 된 배경이다. 

박종우가 54억 챙긴 배당금

박 사장에게 재능이아카데미는 쓰임새는 지배구조 측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재능e아카데미는 재능컴퓨터의 IT 사업을 지금껏 주력으로 해왔던 까닭에 재능교육 매출이 수입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이후 많게는 1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와중 재능교육 매출은 9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2018년까지 순익은 흑자 기조를 깬 적이 없다. 2016년에는 무려 589억원에 달했다. 재능유통 지분(50.78%)를 무려 1001억원(주당 507만원)에 넘겼으니 처분이익 754억원이 생긴 때문이다.

재무건전성을 흠잡을 수 없다. 2013년 이후 총차입금 ‘제로(0)’인 무차입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2019년 말 이익잉여금 976억원에 부채비율은 12.35%(자기자본 1230억원)에 불과하다.

주주들에게도 적잖이 배당수익을 쥐어주었다. 재능e아카데미는 2005~2013년 딱 한 해만 빼고 해마다 결산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매년 20억~30억원씩 총 210억원이다. 박 사장이 챙긴 배당수익만 54억원이다. 재능의 ‘황태자’ 박종우 사장에게는 든든한 자금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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