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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본색]재능 2세 박종우가 맛 본 ‘유통의 힘’

  • 2020.04.20(월) 10:00

<재능> ③
재능유통, 재능교육 물류 담당…빌딩 ‘제이플라츠’ 잭팟
2대주주로서 지분 17%…지주 갈아탈 당시 330억 가치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제이플라츠’. 지하철 1,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3분거리의 더블역세권에 있는 임대 전용 아파트형 비즈니스빌딩이다. 대지면적 1만3100m²(3960평), 건축연면적 9만8300m²(2만9700평)에 지하 4층·지상 15층 규모다. 주인이 재능유통이다.

임대료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빌딩임대업의 특성상 매출 볼륨은 이렇다 할 게 없다. 2009~2019년 매출이 200억원대에서 오르내린다. 수익성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업이익률 40~50%대에 순익은 한 해 평균 92억원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돈벌이는 재능그룹의 모태이자 핵심계열사인 재능교육을 능가한다. 순익이 2010년 이후 9년째 재능교육을 앞지르고 있다. 2019년(91억원)만 봐도 재능교육(-2억원)이 감히 넘볼 레벨이 아니다.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라는 소리 나올 법 하다. 

배당금만 56억 챙긴 박종우

재능유통은 현재 지주회사 재능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 중이다.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창업주인 박성훈 회장 가족 5명이 지분 60.35%를 소유했다. 나머지는 재능인쇄·재능교육·재능컴퓨터 등 3개 계열주주사가 34.97% 등을 가졌다. 

재능유통에서도 재능그룹의 자타공인 후계자 박종우 재능교육 사장을 빼놓을 수는 없다. 부친 박 회장(27.62%) 다음으로 많은 16.36%(6551주)를 보유했다. 이외 모친 안순모씨 10.91%, 두 여동생 박주연·박정은씨 각각 2.73%였다.

박 사장은 2006년 12월 재능홀딩스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재능교육, 재능인쇄, 재능유통 주주를 대상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나설 당시 재능인쇄 지분(40%․8000주) 외에 재능유통 16.83%(2007년 자기주식 무상소각 반영) 또한 재능홀딩스로 갈아탔다. 현재 직접 소유 중인 재능홀딩스 지분 13.11%(140만주) 중 8.65%(92만주)가 재능유통 지분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교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박 사장 소유의 재능유통 지분에 매겨진 가치가 무려 332억원에 달했다. 1주당 가격으로는 507만원이다. 액면가(1만원)의 무려 507배다. 재능홀딩스의 신주발행가 3만6000원(액면 1만원)과 견주어보면 140배가 넘었다.

재능유통은 2000~2019년 20년간 12차례에 걸쳐 배당 실시했다. 총 730억원이다. 박 사장이 재능홀딩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은 재능유통 주주로 있으면서 56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긴 뒤의 일이다.

재능유통에 붙은 몸값은 그만큼 재능유통이 알짜 계열사였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를 통해 박성훈 창업주 일가의 재산증식은 물론 2세 후계승계의 지렛대로서 매우 요긴하게 쓰였음을 엿볼 수 있다. 스토리는 이랬다.

재능유통의 존재 이유 재능교육

재능유통은 시작이 임대업이었던 것은 아니다. 재능인쇄처럼 재능유통의 존재 이유 또한 주력사 재능교육이었다.

재능유통은 1973년 7월 ‘한국아스끼나이론공업’으로 설립됐다. 1974년 2월 ‘우리나이론공업’, 1990년 4월 ‘우미물산’을 거쳐 2000년 10월 지금의 간판으로 바꿔 달았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초기에는 스타킹․양말 등의 나일론 섬유제품을 파는 일을 했다. 

1997년 12월, 업종을 싹 갈아치웠다. 옛 재능유통을 흡수합병하면서다. 즉, 재능교육의 스스로학습교재를 실어나르는 게 주력사업이 됐다. 재능인쇄에 물건을 대는 일도 했다.

1998~2002년 재무실적을 보면, 재능교육과 재능인쇄 거래가 사실상 매출의 전부다. 이 덕에 한 해 평균 매출 120억원에 많게는 42억원 순익을 냈다. 2004년 재능인쇄와 거래를 끊은 뒤로는 ㈜재능교육 물류만 담당하게 되는데, 이 때도 흑자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재능유통이 1998~2006년 순익적자를 냈던 때는 2003년 41억원 딱 한 번 뿐이다. 이 또한 증시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했다가 상장이 안되자 법인세 63억원을 추징당한 게 원인이다. 이마저도 조세심판원의 환급결정으로 2005년에 41억원을 돌려받았다.)

2007년 임대업 진출 ‘레벨-업’

재능교육이 깔아준 안정적인 사업기반 위에 재능유통이 손을 댄 분야가 임대업이다. 비즈니스센터 ‘제이플라츠’을 완공(시공 삼성중공업)한 게 2007년 4월의 일이다. 앞서 언급한 2009~2018년 재무실적에서 볼 수 있듯, 재능유통이 여기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재능유통이 한 단계 ‘레벨-업’되는 데 있어서도 음으로양으로 재능교육 지원이 뒷받침됐다. 재능유통은 2005년 말 차입금 ‘제로(0)’에서 2007년 말 377억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제이플라츠 건설을 위해 적잖이 빚을 낸 때문이다. 은행 차입금 169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준 곳이 재능교육이다. 2008년에는 100억원의 단기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게다가 원래 하던 재능교육 학습지 배송 업무가 어디 간 게 아니다. 비록 주력사업은 임대부문(203억원․2019년 매출 244억원의 83.32%)으로 전환된 상태지만 물류부문(41억원·17.13%) 매출은 변함없이 재능교육으로부터 발생한다.

이렇다보니 2010년 은행 차입금을 전액 상환, 사실상 차입금 ‘제로(0)’인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부채비율 또한 43.95%(2019년 말)에 불과할 정도로 어디 내돠도 뒤지지 않는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가진다. 재능의 ‘황태자’ 박종우 사장의 지분가치가 332억원에 달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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