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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서경배, 우선주 발행에 담긴 뜻

  • 2019.11.06(수) 11:11

전환우선주 2000억 중 870억 인수 예정
후계자 서민정씨 승계 지렛대 역할 촉각

아모레퍼시픽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G’)이 추진 중인 2000억원어치 신형우선주(전환우선주) 유상증자가 ‘빅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증자 자금의 쓰임새 때문이 아니다. 오너 서경배(57) 회장이 사들이기로 한 870억원의 우선주가 훗날 후계승계의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더 주목받고 있어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장녀 서민정 (주)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 담당(과장급)

㈜아모레 지분 확보용

6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G는 다음달 13일 신형우선주(전환우선주) 709만20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주당예정발행가 2만8200원 기준으로 모집금액은 2000억원이다. 확정발행가는 12월2일 결정된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12월5일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분 20%(400억원), 5~6일 80%(1600억원) 주주청약을 거쳐 10~11일 실권주 일반공모를 실시한다. 공모 미달주식은 대표주관회사(삼성증권)가 전량 인수한다. 

대외적으로는 핵심 자회사 ㈜아모레퍼시픽의 지분확보가 주목적이다. 증자 자금으로 청약 종료 직후인 12월12일부터 1년 기한으로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장내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모레G로 유입되는 2000억원이면 ㈜아모레퍼시픽 지분 1.69%(5일 보통주 종가 20만2000원 기준 99만99주)를 살 수 있다. 지분이 35.40%에서 37.10%로 증가하는 데 머무른다.   

10년뒤 1:1 보통주 전환

아모레G 최대주주인 서경배(57) 회장은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배정주식에 대해 전량 청약키로 했다.

주주 보유주식 1주당 신주배정비율은 0.069주다. 서 회장의 아모레G 지분은 50.73%(보통주·우선주 합계 4510만1860주)다. 주어진 몫이 309만6881주로 873억원(예비발행가 2만8200원 기준)에 달하는 개인자금을 추가 출자한다는 의미다.

시장의 눈과 귀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아모레G가 발행하는 주식이 비록 지금은 의결권 없는 주식이지만 10년 뒤에는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2029년 12월 1대 1의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우선주는 통상 보통주 대비 30~40%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이번 증자의 발행가를 확정하는 데 반영하는 우선주 괴리율[(보통주가격-우선주가격)/보통주가격] 또한 45%다. 신형우선주를 인수하면 향후 싼 값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배당수익도 만만찮다. 신형우선주 주주에게는 2019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705원(예정발행가 기준 배당수익률 2.5%), 2020년 635원(2.25%), 2011년 이후 564원(2.00%)의 배당이 주어진다. 아모레G 2018년 배당(주당 보통주 310원․우선주 315원) 대비 79%~127% 높다.

서민정, 2.7%→6.3% 현실화?

서 회장이 인수하는 전환우선주의 향후 쓰임새를 놓고 지분승계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서 회장 몫 309만6881주는 향후 아모레G 보통주 발행주식(보통주+신형우선주 8955만380주)의 3.46%에 해당한다.

서 회장의 두 딸 중 장녀 서민정(29)씨는 현재 후계 1순위다. 아모레G 지분을 소유한 서 회장의 직계가족 중 유일하게 아모레G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지분 2.71%(241만271주)를 갖고 있다.

서민정씨가 이번 증자에서 배당받은 금액은 47억원(16만5667주)가량이다. 만일 자신의 몫을 전량 청약하고 부친의 신형우선주를 전량 증여받을 경우, 보통주 전환시 싼 값에 아모레G 지분을 6.34%(567만5258주)로 확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화된다면 앞서 2006년 5월 아모레퍼시픽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서 회장이 신형우선주를 기반으로 서민정씨의 지분승계 퍼즐을 맞추기 시작한 것과 겹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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