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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건넌 기업들①]회장 자리 대신 '질서'를 물려준 발렌베리 가문

  • 2026.10.08(목) 07:00

[프리미엄 리포트]조병선 한국가족기업연구원

가족기업의 승계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대개 세금이다. 지분을 어떻게 이전하고 그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는 기업의 존속을 좌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 그러나 세금에 답을 구하는 동안에도 다른 질문은 남는다.
다음 세대는 어떤 기업을 넘겨받는가. 누가 소유자로서 방향을 정하고, 누가 경영을 맡으며, 그 결정은 누구의 검증을 받는가. 한 세대가 물러난 뒤에도 기술과 고객의 신뢰, 일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이어 갈 수 있는가.
오랫동안 유럽의 가족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업승계를 연구한 조병선 한국가족기업연구원장이 앞으로 택스워치 기고를 통해 유럽의 장수 가족기업을 살펴보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질문들을 살펴보기 위해 앞으로 유럽의 장수 가족기업을 하나씩 들여다보려 한다. 제조업과 금융업을 넘나들며 사업을 일군 창업자의 선택에서 출발해 성장과 위기, 소유와 지배구조의 변화,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과정까지 따라갈 것이다.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성공담을 쓰기보다 이름을 지켜 온 방법뿐 아니라 그 이름이 어려운 시기에 어떤 시험을 받았는지도 살펴보려 한다.

한 은행에서 시작된 긴 시간

첫 번째 사례는 스웨덴의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이다.

SEB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북유럽의 대표적 금융그룹이다. 기업·기관금융과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자산관리·소매금융·생명보험 등을 운영하며, 1856년 설립된 스톡홀름 민간은행(Stockholms Enskilda Bank)에서 출발해 대기업과 금융기관,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가족의 기업은 직접 경영하는 회사를 넘어 투자회사와 재단, 산업기업과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구조로 확장된 뒤에도 가족기업의 시간을 이어 갈 수 있을까. SEB와 발렌베리 가문의 역사는 이 질문에 독특한 답을 보여 준다.

해군 장교 출신 기업가 앙드레 오스카르 발렌베리는 1856년 발명가와 기업가에게 산업 발전에 필요한 자본을 제공하려는 뜻으로 스톡홀름 민간은행을 설립했다. 스웨덴 최초의 근대적 민간은행 가운데 하나였던 이 은행은 저축을 새로운 생각과 사업에 연결하고 성장하는 산업의 금융 기반을 마련하려 했다. 

거래기업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즉시 관계를 끊기보다 회생과 재건에 참여하며 국제금융과 산업투자의 경험도 축적했다. 은행과 기업의 관계를 한 번의 거래가 아니라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긴 시간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러한 관계형 금융은 한 번의 거래보다 긴 시간을 전제로 기업의 산업과 전략, 경영진과 재무 상태를 깊이 이해해 위기와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이었다.

기업의 가치는 단기 거래이익만으로 평가되지 않았다. 어떤 기업이 장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누구에게 경영을 맡기며 어려운 시기를 견딜 자본과 유동성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었고, 이 태도는 발렌베리 가문의 소유 방식에도 이어졌다.

1972년 스톡홀름 민간은행은 국제 경쟁에 필요한 규모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스칸디나비스카 방켄(Skandinaviska Banken)과 합병했고, 새 은행은 오늘날의 SEB로 발전했다. 

가문은 옛 은행의 형태를 고집하지 않고 더 넓은 시장에서 경쟁할 조직을 선택했다. SEB는 전문경영진이 운영하고 국내외 주주와 독립이사, 감독기관의 감시를 받는 상장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가족의 직접 경영은 줄었지만 발렌베리 가문은 인베스터 AB(Investor AB)와 이사회를 통해 장기 주주의 책임과 경영자 선택에 계속 참여해 왔다.

은행과 산업의 역할을 나누다

발렌베리 가문의 소유구조를 이해하려면 SEB만 봐서는 충분하지 않다. 오늘날 가문이 여러 산업기업에 장기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심에는 1916년 설립된 인베스터 AB가 있다. 

당시 은행의 산업기업 주식 장기 보유를 제한하는 법률이 도입되면서 가문 은행이 보유하던 산업주식은 새로 설립된 인베스터 AB로 이전됐다.

이 변화는 법적 분리에 그치지 않았다. 은행은 고객과 금융 시스템에 대한 책임에 집중하고, 투자회사는 산업기업의 장기 주주로서 소유 책임을 맡았다. 

금융 건전성과 산업기업에 대한 장기투자가 한 조직 안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기업가와 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목적은 이어 갔다. 은행과 투자회사가 서로 다른 책임을 맡되 같은 장기 목적을 향하도록 한 것이다.

인베스터 AB가 내세우는 방식은 '적극적 장기 소유'다. 상당한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고 적합한 이사회와 최고경영자를 구성하며, 장기 전략·자본 배분·위험 관리·혁신을 함께 살핀다. 

포트폴리오 기업의 일상 경영은 전문경영진에게 맡기되 이사회 구성과 주요 전략, 경영자 선임과 평가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1916년의 변화는 은행에서 축적한 산업 이해를 산업기업의 발굴과 성장을 돕는 장기 소유 역량으로 바꾸고, 규제에 맞추어 자본과 책임을 재배치한 제도적 기업가정신이었다. 

가문이 다음 세대에 넘겨 온 것은 특정 사업 모델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맞추어 소유와 경영을 다시 설계하면서도 장기 목적을 유지하는 능력이었다.

기업의 성과가 연구와 미래로 돌아가다

인베스터 AB의 최대주주는 한 개인이나 가족 지주회사가 아니다. 그 중심에는 가문 구성원이 설립했거나 가족을 기념해 만든 16개 비영리 재단을 포괄하는 발렌베리 재단(Wallenberg Foundations)이 있다. 

크누트 앤드 앨리스 발렌베리 재단(Knut and Alice Wallenberg Foundation)을 비롯한 주요 재단은 인베스터 AB의 핵심 의결권을 장기적으로 보유한다.

1917년 자녀가 없었던 크누트 발렌베리와 아내 알리세는 상당한 재산을 크누트 앤드 앨리스 발렌베리 재단에 출연하고, 목적을 '스웨덴에 이롭게 기여하는 것'으로 정했다. 

가족 재산은 개인 후손에게 분할되는 상속 재산과 달리 특정 구성원이 임의로 처분하기 어렵고, 정관의 목적에 따라 관리돼 그 수익이 연구와 교육 등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돌아가게 됐다.

주요 재단은 인베스터 AB의 핵심 의결권을 보유해 장기 소유의 기반을 제공한다. 투자기업의 성장에서 얻은 배당은 재단으로 돌아가고, 재단은 이를 연구와 교육에 지원한다. 주요 발렌베리 재단들은 인베스터 AB의 핵심 지분과 의결권을 보유해 이 순환이 단기적 기부가 아니라 장기 소유구조 안에서 지속되도록 한다. 

기업에서 창출된 부가 가족 안에서 소비되거나 분할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식·기술·인재가 성장할 토대가 되는 구조다.

이는 이익의 일부를 일회성으로 기부하는 사회 공헌과 다르다. 소유구조 자체가 연구와 교육의 재원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재단의 지원이 산업과 사회의 지식 기반을 넓히도록 설계돼 있다. 

한 세대의 기업가정신이 만든 성과가 다음 혁신의 토양으로 돌아가면서 승계는 가족 재산이나 경영권의 이전을 넘어 다음 세대와 사회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조건을 남기는 일로 확장된다.

물론 재단 소유가 공익성과 투명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사회와 자산 관리가 폐쇄적으로 운영되거나 가족의 영향력이 공익 목적보다 앞서고, 장기 소유가 투자기업 경영진의 안일한 보호로 변할 위험도 있다. 

재단은 목적과 지원사업을 공개하고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가족 구성원과 외부 전문가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

가족은 방향을 지키고 전문가는 경영하다

발렌베리 가문의 영향력은 주로 이사회를 통해 나타난다. 가문이 강조해 온 원칙 가운데 하나는 적합한 사람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다. 

공식 자료는 아무리 어려운 기업도 올바른 리더십을 만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좋은 기업도 잘못된 지도자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마르쿠스 발렌베리의 말을 소개한다.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에서 투자기업의 이사와 경영진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 세우는 일을 소유자의 핵심 책임으로 보는 이유다.

오래 형성한 관계망은 경영자와 기술, 투자 기회를 발견하는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에게 자리를 나누는 폐쇄적 장치가 되면 경쟁력과 신뢰를 약화시킨다. 가문의 네트워크는 전문성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인재를 찾고 검증하는 데 쓰여야 한다.

SEB의 지배구조도 이 원칙을 보여 준다. 인베스터 AB는 SEB의 장기 주주이고 발렌베리 가문 구성원은 은행 이사회에서 책임을 맡아 왔지만, 일상 경영과 사업 성과·재무·위험 관리는 전문경영진이 담당한다. 

가문 측 이사는 장기적 책임과 역사적 기억을 제공하되 전문적 검증과 외부 견제를 결코 대신할 수 없다. 

관계와 독립성의 한계를 공개하는 일도 책임 있는 소유의 일부다. SEB는 가문 측 이사와 주요 주주의 관계,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판단을 공식적으로 공개한다.

가족은 주요 주주와 이사회의 자리에서 장기 방향과 경영자 선임에 책임지고, 전문경영진은 규제산업인 은행의 운영과 성과·위험 관리를 맡는다. 독립이사와 감사·위험·보상·기술 관련 위원회는 두 주체의 판단을 감시하고 보완한다.

발렌베리 가문은 모든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되려 하지 않는다. 누가 이사회를 이끌고 누구에게 경영을 맡길지 판단하며 그 선택의 결과에 장기 주주로서 책임지는 데 집중한다. 

가족의 기업가정신은 경영권을 가족 안에 보존하는 데 있지 않다. 새로운 사업과 사람을 발견하고 가장 적합한 인재에게 실행을 맡기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소유자의 능력에 있다.

금융은 고객과 산업의 전환을 돕는다

SEB의 기반은 기업과 산업을 깊이 이해하는 관계형 금융과 재무적 경계심이다. 북유럽 대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기업·투자금융의 전문성을 축적하며, 단기 상품 판매보다 고객기업의 산업·전략·자본 수요를 이해하고 성장과 위기의 시간을 함께 견디는 관계를 중시해 왔다.

이 원리는 1990년대 초 스웨덴 금융위기에서 실제 시험을 받았다. 1980년대의 과열 뒤 부동산과 신용시장이 급격히 흔들리자 SEB도 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은행은 국가의 자본 지원 없이 위기를 견디며 고객과의 관계를 이어 갔고, 이후 재무 건전성을 회복했다. 이 경험을 성공담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위기 이전의 성장기에 축적된 위험을 얼마나 일찍 인식했는지, 손실과 책임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까지 함께 물어야 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관계형 금융은 고객과 오래 거래한다는 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손실을 흡수할 자본과 유동성, 위험을 축소하고 경영을 바로잡을 결단이 있어야 어려운 시기에도 고객 곁에 남을 수 있다. 

장기주의는 위기를 낙관하는 태도가 아니라 위기가 와도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평상시에 여력을 쌓는 규율이다.

SEB의 2030 전략과 2025~2027년 사업계획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의 성장, 소매금융 경쟁력, 기술·효율화를 우선한다. 정보기술 기반을 현대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고객 가치와 업무 효율을 높이는 투자도 병행한다. 

기술은 관계형 금융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반복 업무와 데이터 처리를 효율화하고 위험 분석을 정교하게 해 전문가가 고객의 복잡한 문제와 장기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돕는 기반이다.

지속가능금융도 사회 공헌이 아니라 고객기업의 산업 전환을 지원하는 금융과 자문사업으로 확장했다. 녹색·청정기술과 기업의 전환계획에 자본과 자문을 제공하고, 관련 금융·자문과 벤처투자를 확대하며 금융의 역할을 현재 거래의 처리에서 미래 사업 전환의 지원으로 넓히고 있다.

지속가능 관련 금융·자문과 청정기술 분야의 투자는 확대되었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커진다고 실질적 환경 성과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금의 용도와 고객기업의 전환계획, 공개된 성과를 검증해야 한다. 디지털 금융이 확대될수록 사이버 보안과 금융범죄, 개인정보와 인공지능의 위험에도 대응해야 한다.

세대를 이어야 할 것은 과거의 금융상품이나 조직 형태가 아니라, 새로운 생각과 자본을 연결해 기업가와 산업의 성장을 돕고 그 위험을 책임 있게 감당하는 태도다. 전통은 변화를 멈추게 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한 사람보다 책임 있는 소유의 질서를 건네다

발렌베리 가문의 승계는 한 사람이 모든 권한과 재산을 물려받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가문의 역할은 재단과 인베스터 AB, 비상장 지주회사와 투자기업, 이사회와 전문경영진에 분산돼 있다. 

승계의 핵심은 하나의 자리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지키고 소유자는 어디에서 책임지며, 누구에게 경영을 맡기고 기업의 이익을 어디로 돌려보낼지를 다음 세대가 이해하게 하는 데 있다.

가문의 표어는 '보이려 하지 말고 실제로 행하라(Esse non videri)'이다. 이름과 영향력을 드러내기보다 맡은 과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이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나아가라는 태도다. 이 표어는 혁신과 갱신, 적재적소의 인재, 재무적 경계심, 탁월성과 사회적 기여라는 가치로 이어진다.

전통은 과거 사업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기술을 통해 기업을 갱신하는 기준이며, 가족 여부보다 역할에 적합한 역량을 중시하고 적절한 이사와 경영자를 찾아 세우는 일도 소유자의 책임이다. 

충분한 유동성과 재무적 여력을 확보해 위기에도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고, 기업과 연구를 통해 '스웨덴에 이롭게 기여한다'는 목적이 그 바탕에 놓인다.

발렌베리 가문은 약 30명의 6세대 구성원이 가문의 역사와 가치, 기업·재단 활동을 배우고 점진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발렌베리 오피스(Wallenberg Office)는 가문의 이름과 네트워크를 관리하면서 다음 세대의 교육과 참여를 돕는다. 

후계세대는 관심과 전문성에 따라 투자회사·재단·은행·관계기업 등 서로 다른 자리에서 경험을 쌓으며, 현재 그 가운데 상당수가 재단과 비상장 지주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관계기업에서 근무한다. 

중요한 것은 선대의 직책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에 맞는 자리에서 공동 목적에 기여할 준비를 하는 일이다.

2026년 SEB 이사로 선임된 6세대 마르티나 발렌베리의 과정은 이러한 분산형 승계의 한 장면이다. 그는 약 11년 동안 SEB에서 전략과 디지털화 등 여러 업무를 경험한 뒤 이사회에 참여했고, 선임과 함께 은행의 고용관계를 종료해 경영 실무와 이사회 감독의 역할을 구분했다. 

SEB 지명위원회는 그의 교육과 업무 경험, 가문의 다음 세대를 대표한다는 점을 추천 근거로 제시했다.

이를 한 사람의 단독 승계로 보아서는 안 된다. 여러 가족 구성원이 서로 다른 기관과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준비된 사람이 필요한 시기에 적합한 역할을 맡는 방식에 가깝다. 

모든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획일적인 후계자 자격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개된 가치와 육성과정은 가문의 역사와 사회적 목적을 이해하고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쌓으며, 비가족 전문가와 협력하고 장기적 관점과 재무적 절제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혈연은 참여 가능성을 열 수 있지만 직책을 보장하지 않는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최고경영자나 이사회 의장이 될 필요도 없다. 

각자가 가장 잘 감당할 자리에서 공동 목적에 기여하는 방식은 승계 위험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지 않는다. 

다만 구조가 복잡할수록 책임이 흩어지고 가족의 영향력이 폐쇄적으로 행사될 수 있으므로 역할과 책임의 구분, 이해관계의 공개, 독립이사의 견제와 외부 인재에 대한 개방성이 필요하다.

발렌베리 가문의 장기 존속을 분석한 연구는 그 핵심을 변화와 연속성, 의사결정의 집중과 분산, 승계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찾는다. 지속성은 과거 형태의 고정이 아니라 장기적 목적을 유지하면서 조직과 역할을 시대에 맞게 바꾸어 온 데서 나왔다.

발렌베리 사례가 보여 주는 승계의 중심은 한 사람보다 질서에 있다. 가문이 다음 세대에 건네는 것은 하나의 기업이나 직책이 아니다. 변화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본과 인재를 연결하며, 기업에서 창출된 가치를 다시 연구와 교육, 사회의 미래에 투자하는 소유자의 역량이다.

☞조병선 원장은?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경제공법 전공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과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한국중견기업연구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가족기업연구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업승계와 장수기업 연구에 힘쓰고 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장수기업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기업승계 전문가로, 가족기업 경영과 후계자 육성, 기업의 소유·경영권 승계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다음 세대에 이어가는 문제까지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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