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빵집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대전 성심당. 지역 명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사도 잘된다. 성심당 운영사인 로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43억원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런데 성심당 빵을 사는 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관광객만이 아니다. 곳곳에 잘 드러나지 않는 '숨은 큰손'도 있다.

숨은 큰손 1. 대전시
첫 번째 큰손은 뜻밖에도 대전시다. 그렇다고 대전시청 공무원들이 성심당 매장에 대거 몰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고향사랑기부제 때문이다. 거주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데, 대전시(중구)에 기부한 사람은 성심당 상품권이나 빵도 선택할 수 있다.
대전시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을 보면 성심당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지난해 대전시가 제공한 답례품은 1만7833건, 금액으로는 5억3500만원어치다. 인기 답례품 상위 10개 가운데 성심당 관련 답례품은 3개나 이름을 올렸다.
1위도 성심당 상품권(6232건·1억8800만원)이었다. 마들파운드세트(2163건·6500만원)는 2위, 초코마들파운드세트(1699건·5100만원)는 4위를 차지했다. 성심당 관련 3개 품목만 3억400만원으로, 전체 금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56.8%를 차지했다.
어디에 사는 기부자가 성심당 빵을 골랐는지는 알 수 없다. 대전시가 공개한 자료에는 기부자의 주소지만 나와 있다. 경기(5052건·27.3%)와 서울(4816건·26.0%) 거주자가 가장 많았고, 둘을 합치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2023년부터 성심당은 대전시 답례품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첫해에는 마들파운드가 276건으로 1위였고, 2024년에는 성심당 상품권이 2847건으로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성심당의 인기가 한몫한 걸까. 대전시 고향사랑기부 건수는 2023년 1484건에서 2024년 6877건, 지난해에는 1만8472건으로 3년 만에 12배 넘게 증가했다.

숨은 큰손 2. 국세청?
대전의 명물이 관가에서는 선물용으로도 통한다. "성심당 빵 좀 준비해 주세요."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본청이 있는 세종이나 대전에서 근무하다 보면 이런 부탁을 받을 때가 있다고 한다. 외부 인사에게 건넬 선물을 준비할 때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본청에서 근무할 당시 국장이 선물로 성심당 빵을 준비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며 "간부들이 성심당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심당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고 빵이라 선물하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특히 시루를 많이 찾는데, 인기 제품은 1인당 2개까지만 살 수 있어 여러 개를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연매출 2600억원이 넘는 성심당에서 국세공무원들이 사가는 빵의 몫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대전·세종에서 근무한 국세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선물 얘기가 나오면 성심당이 빠지지 않는다.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숨은 큰손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