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에서 숨긴 재산이 나오면 추적하고, 체납자를 쫓다 탈세 혐의가 나오면 세무조사에 나선다. 국세청이 그동안 따로 움직이던 세무조사와 체납 추적을 연결하기 위해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전담팀을 처음 설치한다.
국세청은 28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국세행정개혁위원회를 열고, 악의적 고액 체납자의 해외은닉재산 징수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담팀을 만드는 건 세무조사와 체납 추적 사이의 칸막이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징세관실에서는 재산을 숨긴 체납자를 상대로 재산추적조사와 면탈범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징세관실은 조세범칙사건을 다룬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세무조사와 체납 추적 과정에서 포착한 탈루·재산은닉 정보도 서로 원활하게 공유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서 비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국에 전담팀을 두기로 했다. 비정기 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청은 조사4국, 중부청은 조사3국에 설치되고, 나머지 지방청은 정기·비정기 법인 조사를 함께 맡는 조사1국에 들어선다. 이들이 면탈범조사를 벌이다 법인의 탈세 혐의를 발견하면 관련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단계적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해외로 빼돌린 재산에 대한 추적도 강화한다. 국내에서 체납자의 해외 은닉재산을 찾아내더라도 국세청의 강제 징수권을 외국에서 직접 행사할 수 없는 만큼, 현지 과세당국이 대신 재산을 압류·추심해 세금을 거두는 '징수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은 일본·호주 등 77개국과 징수공조가 가능하다. 지난해 호주·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 9월까지 헝가리·벨기에·영국·라이베리아·뉴질랜드와 실무협정을 맺으며 공조망을 넓혔다. 특히 자산은닉 위험이 큰 국가와의 정보교환도 강화해 올해 3월 캄보디아, 6월 라이베리아 등과 정보교환 실무협약을 체결했다.
세무조사 상주기간 52일→33일…지방기업은 최대 3년 유예
올해 하반기 세무조사는 성실납세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바뀐다. 다만 법인 돈을 사적으로 쓰거나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탈세에는 조사 역량을 집중한다.
우선 세무조사 직원이 기업에 머무는 기간도 줄었다. 성실납세자를 대상으로 현장 상주조사를 최소화하면서 정기 세무조사의 평균 상주 기간은 지난해 10월 52일에서 올해 8월 말 33일로 19일 짧아졌다.
기업이 조사 시기를 고를 수 있는 '정기조사 시기선택제'도 운영한다. 올해 4~8월에는 대상 기업의 88%가 1순위로 희망한 시기에 세무조사를 받았다. 세무조사에서 주로 들여다보는 중점검증항목도 미리 공개한다. 이날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들도 "세무조사는 납세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장 상주조사를 줄이고 조사 시기선택제와 같은 변화를 계속 확대해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국세청이 '반사회적 탈세'로 규정한 분야에는 조사 역량을 집중한다. 법인 명의 초고가주택·슈퍼카의 사적 사용이나 주가조작 등 불공정 탈세, 가격담합·매점매석과 같은 민생침해 탈세는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정기 세무조사 유예 대상도 넓힌다. 매출 10억원 미만 소상공인은 올해 말까지 조사 유예를 연장하고, 정부 포상을 받은 중소기업도 새로 대상에 포함한다. 지방기업의 조사 유예기간은 수도권보다 1년 긴 최대 3년으로 늘린다.
각 부처에 흩어진 국세외수입 체납액도 국세청이 통합해 징수한다. 과징금·과태료 등 국세외수입 체납액은 2024년 기준 16조2000억원으로, 2020년 13조3000억원보다 2조9000억원 늘었다. 국세청은 통합징수법을 제정해 압류·공매 등 징수 권한을 일원화하고, 소득·재산 정보를 활용한 체납 징수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원 국세행정개혁위원장은 "급변하는 세정환경"을 언급하며 국세청이 국가재정 수입기관으로서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이날 논의한 해외 은닉재산 환수와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방안을 올 하반기 '국세행정포럼'에서 이어서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