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세와 관리비만 한 달에 수백만원이 드는 고급 주거단지에 살고 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고액의 강의료도 받았다. 하지만 세금 납부 의사는 전혀 없었다. 국세 체납관리단이 직접 찾아가 확인한 한 체납자의 모습이다.
# 세금을 내고 싶어도 낼 형편이 안 됐다. 한 80대 체납자는 유일한 소득인 기초연금을 10년 넘게 불법 사채업자에게 빼앗기고 있었다. 연 120%가 넘는 고금리에 폭행과 협박까지 당해 치아가 부러진 상태였다. 체납관리단은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도록 도와 수사로 이어지게 했다.
국세청이 10월 8일 7개 지방청 체납관리단의 활동 종료를 앞두고 공개한 현장 사례들이다. 지난 9월 체납관리단 실태확인원과 운영·동행공무원을 대상으로 체험수기를 공모했는데, 전국에서 316명이 참여했다. 국세청이 이 중 꼽은 건 22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 29일 시상식을 열어 모범 실태확인원 21명을 포상하고 체험수기 수상자들을 시상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체납관리단이 지난 3월 활동을 시작한 이후 8월 말까지 실태를 확인한 체납자는 21만4000명이다. 이 과정에서 2400명은 돌봄·의료·주거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했고, 생계형 체납자 7345명의 체납액 1208억원에 대해서는 납부의무를 소멸시켰다.
공모전에서 뽑힌 수기를 보면 체납자들이 처한 사정은 제각각이었다.
한 70대 체납자는 도시가스와 수도도 없는 낡은 집에서 홀로 살고 있었다. 외벽과 슬레이트 지붕에는 곳곳에 균열이 생겨 지붕을 받치는 합판까지 내려앉은 상태였다. 체납관리단이 현장 사진과 함께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민간 복지단체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거처로 옮길 수 있었다. 이 체납자는 생계형 체납자로 인정돼 체납 세금의 납부 의무도 사라졌다.
일자리를 찾도록 도운 사례도 있었다. 보육원에서 성장한 한 30대 체납자는 성인이 된 뒤 다시 만난 아버지와 식당을 운영하다 금융채무 등을 떠안았다. 체납관리단은 그가 다시 일할 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주민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연결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가가 국민을 먼저 찾아가는 체납관리단 활동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라며 "여러분이 확인한 것은 숫자가 아닌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납관리단 활동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지만 여러분이 힘을 모아준 덕분에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국세청은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한 수상작 22편과 우수사례를 실태확인원 교육자료와 사례 모음집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의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는 재산 추적조사 등으로 이어가고, 생계가 어려운 체납자에게는 필요한 지원을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