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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와 M&A의 교차점

  • 2025.10.31(금) 08:00

[프리미엄 리포트]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기가 본격화하면서 기업 승계에도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택스워치와 함께 '기업 가업승계와 상속증여세 절세' 북콘서트를 개최했던 조남철 세무사(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에게 기업을 승계하는 다양한 전략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1.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가업승계의 물결

대한민국은 지금 '가업승계의 대 전환기'에 서 있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세대교체가 사회 전반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약 30만개의 기업이 승계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창업 1세대가 주력했던 제조업·유통업·서비스업은 창업자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조직 시스템이 창업자의 철학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어 승계 과정이 쉽지 않다. 더구나 산업구조의 고도화, 디지털 전환, ESG 경영 등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으며, 2세대가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그대로 이어받기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가족이 자연스럽게 사업을 물려받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자녀가 부모의 업종과 가치관을 이어가기보다 새로운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업 승계는 더 이상 단순한 세대 간의 '지분 이전'이 아니라, 기업 생존과 성장 전략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 기업 매각(M&A), 또 다른 형태의 승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M&A(기업 인수·합병)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 매각은 단순히 '사업을 정리하는 행위'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고, 새로운 주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또 다른 형태의 '승계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일수록 매각이 원활히 이루어진다. 반면,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핵심 인력이 부족한 기업은 매각 시장에서 외면 받기 쉽다. 따라서 기업을 매각하려면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 경영 투명성 확보, 조직 체계화가 필수적이다.

결국 '팔기 위해서라도 회사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매각 준비 과정 자체가 기업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그것이 곧 기업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3. 가업승계특례와 매각의 병행 전략

가업 승계와 M&A는 서로 대립되는 선택지가 아니다. 최근에는 가업승계 주식증여특례를 활용해 절세 효과를 누리면서, 이후 기업 매각을 통해 자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병행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가업승계 주식증여특례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위해 마련된 제도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할 때 최대 600억원까지 낮은 세율(10~20%)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자녀에게 미리 주식을 증여 해두고, 향후 기업을 매각할 경우 매각 시 발생하는 시세차익 부분에서 세금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증여 당시의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증여세가 부과되므로, 이후 매각 시점에서 기업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그 차익 분에 대한 매각 후 증여를 하게 되는 경우의 증여세,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승계'와 '매각'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절세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4. 특례 적용의 한계와 대안 — 자녀 법인을 통한 지분 취득

다만 가업승계특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적용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업력 10년 이상 ▲임대용 부동산 비율 제한 ▲가지급금·차명주식 존재 여부 ▲10년이상 동일 업종 요건 등이 있다.

특히 임대부동산이 많거나 가지급금이 과다한 기업은 특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녀 법인'을 통한 지분 취득이라는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

자녀가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여 부모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직접 증여보다 세금 부담을 분산하고 법인 간 거래 형태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업승계특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합법적 지분 이전 및 세금 효율화가 가능하다. 물론 이 과정에는 법률·세무 검토가 필수적이므로 세무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다.5. 지속 가능한 승계를 위한 방향

가업승계의 본질은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의 철학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① 세무전략 수립: 승계 및 매각 시나리오별 세금 시뮬레이션을 사전에 분석
② 경영철학의 내재화: 창업자의 비전과 핵심가치를 조직에 체계적으로 전달
③ 재무구조 개선: 외부 투자자나 인수자가 선호할 수 있는 구조로 정비
④ 후계자 육성: 자녀의 경영 역량을 강화하거나 독립 법인을 통한 성장 기반 마련

이제는 '가업을 물려줄 것인가, 팔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승계를 설계할 것인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가업 승계와 M&A는 서로 다른 길이 아니라,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이어주는 두 축이다.

창업자의 현명한 판단과 전문가의 전략적 조언이 결합될 때, 그 기업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조남철 세무사는?
국내 최초의 법인 컨설팅 전문 세무법인 넥스트를 설립하고, 2023년에는 AI 세금환급 서비스 헤이택스를 출시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조남철의 부자학교'를 운영하며,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업승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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