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스피커가 아침을 깨우고, 퇴근 후 저녁에 볼 영화를 내 취향에 맞춰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시대. 일상 생활에 깊게 파고든 인공지능(AI)은, 직장인의 연례행사인 연말정산 과정에도 등장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말정산은 관련한 필요한 모든 서류를 출력하고 일일이 공제 항목을 확인해 제출하는 까다롭고 귀찮은 일이었는데요.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클릭 몇 번으로 자료를 불러와 제출까지 끝내는 '편리한 연말정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AI가 공제 항목을 알아서 분석하고, 절세 전략까지 제안하는 수준에 이르렀죠.
편리함은 기본이고 똑똑함까지 더한 연말정산의 발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한 지금의 연말정산은 어느 단계까지 왔을까요?

계속 진화하는 홈택스, 공제요건 자동 검증
15일에 개통한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는 지난해와 비교해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직관화·개인화된 자료조회 화면과 공제요건 자동 검증 시스템 도입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번 연말정산부터는 '나에게 자료제공을 동의한 부양가족' 명단과, 소득요건에 맞지 않는 부양가족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양가족 중 2024년 상반기 종합소득금액이 100만원(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500만원)을 넘거나 이미 사망한 가족은 자동으로 간소화 자료제공 대상에서 제외하는데요. 납세자가 실수로 과다공제를 받아 이후 가산세를 무는 일이 없도록 알아서 부양가족 요건을 검증해 납세자에게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 소득이 없는 부모님이 지난해 상반기 땅을 팔아 100만원 이상의 양도소득이 발생했다면 간소화 자료에 '소득기준 초과 부양가족'으로 체크해 보여줍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부부 각각 어떤 부양가족을 등록해야 가장 유리한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조합과 예상세액도 확인 가능합니다.
부부 모두 공제신고서를 작성한 후 배우자의 인적사항을 적으면 절세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요. 이미 계산된 결정세액과 부양가족 등록 사례별 결정세액 간 증감액을 확인하고 최적의 공제조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연말정산을 진행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24시간 어느 때나 국세청에 전화해 AI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음성으로 질문하면 AI가 인식해 곧바로 세법을 확인한 후 답변합니다. 납세자는 의료비 공제 방법과 자료제출 마감일 등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해 실시간으로 답변을 얻을 수 있죠.
회사는 연말정산에 AI를 어떻게 활용할까
근로자가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를 제출하고, 회사가 근로자의 공제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에도 AI가 활용됩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달 전국 연말정산 집중 세미나를 통해 기업 임직원과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AI 기반 연말정산 서비스 활용법을 소개했는데요.

연말정산을 진행하는 직원들은 아마란스10(Amaranth10) 등 더존비즈온 플랫폼을 통해 간편 인증만으로 홈택스에 접속하지 않고도 간소화 자료를 자동으로 받아 반영할 수 있습니다. 간소화 자료를 PDF 파일로 다운로드한 후 다시 업로드하는 절차 없이 빠르게 연말정산을 끝낼 수 있는 것이죠.
AI는 임직원 상황에 따라 맞춤형 절세 팁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올해 연말정산부터 결혼세액공제가 신설됐는데요. 지난해 회사 임직원이 Amaranth10 근태관리에서 결혼 휴가를 신청했거나, '결혼'이나 '혼인' 등 단어를 사용했다면 AI가 자동으로 이를 파악하고 결혼세액공제를 추천합니다.
수많은 직원들의 연말정산을 책임지는 인사담당자도 AI 기반 지능형 서비스와 자동화 도구로 업무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원 AI(ONE AI)로 직원별 데이터 검증과 세법상담 방향, 세금공제 기회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말정산 세미나에 참가한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AI 기술을 접목해 보다 쉽고 빠르고 정확한 연말정산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복잡한 개정세법 내용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어 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