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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극장]강남에서 국제학교 보내기

  • 2020.05.19(화) 11:02

어머니 집 무상사용 증여세 추징...하이패스·신용카드에 덜미

#엄마는 다 계획이 있단다
"아들아! 결혼하면 논현동 아파트로 들어오거라."
"알겠어요. 엄마도 같이 살자는 건 아니죠?"
"너희끼리 알콩달콩 지내렴. 인테리어까지 다 해놨단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김모씨는 신혼집 문제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태어나 한번도 강남을 벗어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혼집도 당연히 그쪽으로 장만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돈 문제가 발목을 잡았어요.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는 바람에 강남의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었죠.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김씨의 어머니도 아들에게 신혼집을 사주고 싶었지만 증여세 때문에 망설였어요. 그래서 남편과 공동명의로 강남의 20억원 짜리 고급 아파트를 취득한 후, 아들의 신혼집으로 꾸며줬어요. 

 

#마더스 코퍼레이션 이사
"이제 엄마 회사에 나와서 일을 좀 배워야지."
"그래야죠. 회사에선 사장님이라고 부를게요."
"듬직하구나. 관리이사를 맡아서 열심히 해보거라."

결혼 후 김씨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이사를 맡게 됐어요. 회사에서 구입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서울의 본사로 출근했고, 경기 일산의 물류창고도 가끔씩 둘러봤어요. 

회사에선 김씨에게 잔소리할 사람도 없었어요. 출퇴근 시간은 김씨가 자유롭게 정했고, 회사에 나오지 않는 날도 많았죠. 평일에도 골프를 치거나 해외여행을 다녔지만 월급은 꼬박꼬박 받았어요. 

금수저 생활을 즐기던 김씨는 자신과 똑 닮은 아들을 낳았는데요. 자신이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것처럼 아들에게도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마침 어머니의 생각도 김씨와 똑같았어요. 

#8학군 대신 국제학교
"그 동네 초등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안그래도 국제학교로 알아보고 있어요."
"잘 생각했다. 외국 명문대로 보내려면 그게 좋겠다."

결국 김씨의 아들은 인천의 한 국제학교에 다니게 됐어요. 학교 근처의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고, 전업주부인 아내가 함께 지내면서 아들의 학교생활을 챙겼는데요. 

김씨는 회사에서 가까운 강남 아파트에 계속 살았고, 주말에만 아내와 아들을 만났어요. 김씨의 부모님은 미혼인 형과 함께 살았는데, 김씨가 살던 아파트와 불과 1km 떨어진 곳이었어요.  

직장과 가족, 자녀교육, 집 문제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 빼고 말이죠. 그런데 김씨의 아버지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증여세를 피한 사실이 드러나게 됐어요.  

#하이패스는 알고 있다
"어머니 소유의 고가 아파트를 무상으로 사용하셨군요."
"아닙니다. 저는 강남이 아니라 인천에서 살았습니다."
"인천에서 출퇴근했다면 하이패스 기록은 왜 없습니까?"
"일산 물류창고를 갈 땐 무료도로를 이용하니까요."

국세청은 김씨가 어머니의 강남 아파트에서 살았다고 판단했어요. 전세보증금만 10억원이 넘었던 고급 아파트를 김씨가 한 푼도 내지 않고 지냈다는 얘기죠. 그래서 김씨에게 무상사용에 따른 증여이익을 계산한 후 증여세를 추징했어요. 

김씨는 인천에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았다고 둘러댔지만 국세청을 속일 순 없었어요. 국세청은 강남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공용컴퓨터에 나타난 입주자 현황과 스포츠센터 이용 정보까지 조회했는데요. 하이패스와 신용카드 결제 내역에서도 김씨의 거짓말이 모두 들통났어요. 

조세심판원도 김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김씨가 강남 아파트에서 강남 회사로 출퇴근했을 뿐이고, 어머니의 집을 무상으로 사용한 점도 확인했죠. 김씨는 세무조사를 받은 후 뒤늦게 인천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추징된 증여세는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 절세 Tip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의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증여재산을 계산해 증여세를 부과한다. 무상사용 기간을 5년으로 해서 그에 따른 이익이 1억원 이상이면 증여세 과세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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