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3일이면 국세청과 전국 세무서가 들썩인다.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들을 위한 날, 바로 '납세자의 날'이다. 1966년 국세청이 문을 열었던 그날을 기념일로 지정해 올해로 53회를 맞게 됐다.
납세자의 날 행사를 통해 세금을 잘 낸 모범납세자 1000여명과 국세행정을 도와준 세정협조자들이 훈장과 표창을 받는다. 올해는 3월 3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3월 4일에 행사가 마련됐다.
모범납세자 명단을 보면 유독 병원이 많다. 세금을 잘 내는 것은 기본이고 사회공헌 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진료와 기부 활동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병원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특히 병원은 대부분 성실신고확인 대상으로 세무대리인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밟게 된다. 또한 진료비가 10만원을 넘으면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업종에 비해 세무신고의 투명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제53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모범납세자의 영예를 안게 된 병원은 과연 어디일까. 서울 지역에서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병원·한의원의 면면을 살펴봤다.
# 치과 12곳, 한의원 8곳
서울에서 표창을 받은 병원과 한의원은 39곳이다. 국무총리 표창 1곳, 기획재정부 장관 5곳, 국세청장 표창 6곳, 서울지방국세청장 표창 16곳, 세무서장 표창 11곳으로 집계됐다.
진료과목별로는 치과 12곳, 한의원 8곳, 내과·외과 각각 4곳, 안과 3곳, 피부과·마취통증의학과 각각 2곳, 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이비인후과·성형외과 각각 1곳으로 나타났다.
구(邱) 단위에서는 강남구와 강북구, 서초구, 중랑구가 각각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관악구·서대문구·송파구·양천구는 각각 2곳이었다.
# 하나이비인후과 '국무총리 표창'
가장 훈격이 높은 국무총리 표창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받았다.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의료서비스를 통해 국내 최초 보건복지부 지정 이비인후과 전문 병원으로 인증받았다.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에는 메이저피부과의원(성북구 동소문동6가), 세란치과의원(강북구 수유동), 젊어지는치과의원(서초구 서초동), 서울이편한치과의원(마포구 서교동), 강남부부한의원(관악구 봉천동)이 선정됐다.
정마취통증의학과(강북구 번동), 어수동피부과의원(도봉구 방학동), 케이치과의원(서초구 서초동), 휴플러스치과의원(노원구 하계동), 미드미치과(강남구 신사동), 안성진성형외과(강남구 신사동)는 국세청장 표창을 받았다.
한의원 중에는 덕성한의원(종로구 종로6가), 이광연한의원(강서구 가양동), 굿모닝한의원(은평구 대조동)이 지방청장 표창을 받았고, 하늘마음한의원(서초구 서초동), 소나무한의원(강북구 수유동), 오슬견한의원(중랑구 중화동)은 세무서장 표창자로 선정됐다.
# 모범납세자를 위한 VIP 혜택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병원·한의원은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세청의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다. 국세청장 이상 표창자는 3년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고 지방청장과 세무서장 표창자는 2년간 세무조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무조사 유예는 정기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에서만 제외된다. 모범납세자 선정 이후 조사 유예 기간이라도 탈세에 대한 제보나 세금 누락 혐의가 포착된 경우에는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
납세담보 의무를 3년간 면제받을 수도 있다. 세금 낼 돈이 없어서 납부기간을 연장할 때는 주식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제출해야 하는데, 모범납세자로 선정되면 이런 담보물을 내지 않아도 된다. 전국 세무관서의 민원봉사실을 이용할 경우에는 모범납세자 전용창구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 11곳에서 3년 동안 대출금리 0.25% 내외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국세청이 지정한 전국 60곳의 병원에서 진료비를 10~20% 할인받을 수 있고, 3년 동안 대명리조트를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다. 포상자가 기업이면 직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