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리치가 노동의 대가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이라면, 영리치는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들이다."
한 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20~40대 영리치(Young Rich)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는 창업과 투자로 부를 쌓은 영리치의 특징을 반영한 표현이다.
실제로 IT·뷰티 분야 스타트업 CEO들은 상장에 성공하며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올라섰다.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1억원 미만을 투자한 이들이 단숨에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 사례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부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세금 리스크를 동반한다. 그렇다면 2040세대 영리치는 어떤 세금 이슈를 유념해야 할까?

영리치가 가장 많은 직업군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영리치의 직업군 중 회사원이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료·법조계 전문직(21%), 자영업자(15%), CEO(11%), 기업체 임원(10%) 순이었다. 이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40세대 영리치의 1인당 평균 총자산은 66억원이었다. 이 중 부동산이 38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60%, 금융 자산이 28억원으로 40%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영리치의 자산 증가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로 부동산을 꼽으며, 향후 영리치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자산 역시 부동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인 수익으로 부동산 구입한다면
최근 가상자산 호황기를 거치며 단기간에 수십억원을 벌어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거래내역과 개인 간 차입내역서 등을 요구하며, 부동산 매입 자금의 출처를 꼼꼼히 검토한다.
안원용 변호사(법률사무소 다솔 대표)는 "가상자산으로 큰돈을 벌어 부동산을 구입했더라도, 거래소 내역을 증빙하지 못하면 불법 자금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며 "거래 대가 등 이유로 무상으로 코인을 받았다면 증여세를 부담하고 합법적인 자산으로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취득뿐만 아니라 슈퍼카·명품 등 고액 소비도 세무조사의 단서가 된다. 국세청은 고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신고된 소득 대비 소비가 과도한 경우 탈세 가능성을 의심하고 조사에 나선다. 영리치들은 자신의 소비 내역을 면밀히 관리하고, 자금 출처를 명확히 증빙해야 불필요한 세금 문제를 피할 수 있다.
'부모님께 감사 표시'도 증여
성공한 젊은 창업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세금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주식 지분 문제나 공동 창업자와의 금전 거래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 공동 창업자로부터 주식 지분을 받고 넘겨준 뒤 대금을 정산하지 않았거나, 창업 과정에서 발생한 금전 거래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다면 향후 세금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예상치 못한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좋다.
스타트업 성공 이후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금전적으로 보답하려는 경우에도 세금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녀에게 증여할 때는 증여세를 염두에 두지만, 부모님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는 단순한 보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법상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거나 현금을 드리는 것 역시 증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금 전략을 세워야 한다.
김철종 세무사(세무법인 다솔 마곡지점 대표)는 "성공한 창업자들은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하지만, 부모님께 드리는 재산도 증여세 대상"이라며 "미리 준비를 하고 전략을 세워야 불필요한 세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