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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삼국지]4장, 광장·태평양 춘추전국시대

  • 2019.10.21(월) 13:11

<택스랭킹으로 본 로펌 비하인드 스토리> 2019년

납세자에게 세금소송 잘하는 로펌과 변호사를 알려주는 '택스랭킹'이 4년차에 접어들었다. 과세당국과 기업 사이에서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그들의 이야기는 중국의 유명소설 '삼국지'를 연상시킨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들의 숨겨진 뒷 이야기를 공개한다. [편집자]

#광장의 첫 대권 도전

"요즘 소비 패턴과 거래 방식이 다양해졌잖아요. 점점 부가가치세 소송이 많아질 겁니다."

기업 세금소송에 잔뼈가 굵은 대형로펌 변호사들은 최근 부가세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이 마케팅을 위해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워낙 많아지고, 소비자의 결제 수단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결제할 때 10%씩 붙는 부가세를 과연 어디까지 매겨야 하는지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지급하는 포인트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롯데쇼핑 고객들이 결제한 'L포인트'를 과세 매출로 보고 부가세를 매겼다. 그런데 롯데쇼핑이 전국 92개 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고, 대법원은 국세청 과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신세계나 홈플러스 등 다른 유통사들도 포인트 부가세에서 함께 해방됐다. 

이때 롯데쇼핑 소송을 대리한 광장은 단숨에 부가세 전문 로펌으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부가세 문제가 생기면 광장의 문을 두드렸다. SK텔레콤과 LG생활건강의 부가세 소송도 광장이 맡게 됐다. AK플라자를 갖고 있는 수원애경역사와 평택역사를 비롯해 SK앰앤서비스·동원F&B 등의 소송을 싹쓸이하며 부가세 최강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노랑풍선·NHN여행박사·롯데JTB·투어이천 등 여행사들의 부가세 소송까지 휩쓸면서 광장은 2019년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광장은 여행사 소송 판결이 나온 6월과 7월에만 100억원이 넘는 소송금액을 기록하며 2019년 누적 1위로 올라섰다. 2016년 이후 3년 연속 '넘버3'에 머물렀던 설움을 떨치고, 당당하게 대권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김앤장 추월한 태평양

"올해는 기업소송에 드라이브를 걸어봅시다. 태평양의 맨파워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태평양의 기세도 심상치 않다. 세금소송 빅4 로펌 가운데 '만년 4위'에 머물렀던 태평양은 2019년 7월까지 순위에서 김앤장을 앞서고 있다. 김앤장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4월부터 넉 달 째 3위 자리를 유지했다. 태평양은 5월 방성훈 스포츠조선 사장의 상속세 소송도 승소로 이끄는 등 다재다능한 능력을 뽐내고 있다. 

점유율 4위에 머물러 있는 김앤장은 미래를 내다보며 순위권 반등을 노리고 있다. 7월에 변론을 진행한 세금재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김앤장의 사건이었다. 롯데지주를 비롯한 롯데그룹 8개 계열사와 LG유플러스·대한항공·호텔롯데 등 VIP고객들이 김앤장만 믿고 있다. 

롯데지주는 123억원, LG유플러스와 대한항공은 각각 80억원과 40억원에 달하는 고액 사건이다. 김앤장이 맡은 사건 가운데 절반만 선고 판결이 내려져도 단숨에 선두 자리에 오를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 

광장에 밀려 2위를 기록중인 율촌도 언제든지 선두로 올라설 저력을 갖고 있다. 9월 선고 판결이 내려지는 SK텔레콤의 부가가치세 소송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동부건설·한솔홀딩스가 율촌을 앞세웠다. 

기존 김앤장과 율촌의 '절대 강자' 체제에 광장과 태평양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빅4 로펌들의 대권 경쟁은 여느 해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하고 챔피언에 오르는 로펌은 과연 어디일까.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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