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오디오클립
  • 검색

[로펌 삼국지]2장, 절치부심 율촌의 대반격

  • 2019.10.21(월) 11:21

<택스랭킹으로 본 로펌 비하인드 스토리> 2017년

납세자에게 세금소송 잘하는 로펌과 변호사를 알려주는 '택스랭킹'이 4년차에 접어들었다. 과세당국과 기업 사이에서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그들의 이야기는 중국의 유명소설 '삼국지'를 연상시킨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들의 숨겨진 뒷 이야기를 공개한다. [편집자]

#승소 자판기 율촌 시대 개막

"율촌이 최고 로펌이라더니 김앤장보다 한참 아래였군."

김앤장이 택스랭킹의 첫 트로피를 가져가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사이, 율촌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변호사 수 기준으로는 전체 로펌 중 5~6위에 해당하지만, 세금 분야에서만큼은 김앤장과 어깨를 나란히한다고 자부해왔기 때문이다. 

김앤장 실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율촌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1월에만 10건의 사건을 처리하며 2017년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고, 2월과 3월, 4월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승소율이었다. 1월 10건 가운데 8건을 승소한 데 이어 2월에는 4건 모두 승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기간동안 승소율이 무려 86%에 달했다. 세금을 돌려받고 싶은 기업들은 승소의 기운을 잔뜩 받은 율촌에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삼성생명과 삼성SDI, CJ ENM, LG유플러스,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포스코대우 등 대기업 핵심 계열사들은 물론 론스타, JP모간, UBS, 한국씨티은행 등 굴지의 금융사들이 율촌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율촌은 연말까지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김앤장을 더블 스코어로 누르고 2017년 챔피언에 올랐다. 2인자에 그쳤던 전년의 굴욕을 통쾌하게 씻어낸 것이다. 율촌 조세그룹을 이끌던 강석훈 대표를 비롯해 소순무·김동수 대표 등 '무적의 3인방'은 변호사 수임건수에서도 1~3위를 독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김앤장의 몰락, 김동선의 저주

"김앤장이 예전 같지 않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한편 영원한 끝판왕으로 남을 것 같았던 김앤장은 율촌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경쟁 로펌들 사이에서도 한풀 꺾인 김앤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넘버3'였던 광장이 5월 SK텔레콤 부가가치세 소송(60억원)과 밤과음악사이 개별소비세 소송(12억원)을 앞세워 김앤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김앤장은 7월과 8월 LG화학(36억원)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0억원),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12억원) 등 우수고객들의 소송에 힘입어 2위 자리를 겨우 지켜냈다. 전범기업으로 지목된 미쓰비시와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주범인 옥시의 대리인으로 나서면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김앤장 특유의 뚝심으로 꿋꿋하게 견뎌냈다. 

그런데 천하의 김앤장 변호사들도 막을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법조계 최고의 엘리트인 김앤장의 젊은 변호사들이 술자리에서 뺨을 맞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굴욕을 당한 것이다. 사건의 장본인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 아들인 김동선이었다. 

국내 최고의 다이아몬드 수저이자 VVIP고객인 김동선을 상대로 김앤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쉬쉬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저주라도 걸린 듯 폭행사건 이후에도 김앤장은 연말까지 율촌과 태평양, 광장에 밀려 단 한 번도 선두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김앤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태평양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태평양은 9월 포스코대우의 법인세 소송에서 4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미 4월과 7월에도 SK건설(28억원)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20억원)의 대형 소송을 도맡은 태평양은 '빅4'의 나머지 한 자리를 일찌감치 예약했다. 

천하통일에 성공한 율촌과 이에 맞서는 김앤장·광장·태평양의 '빅4' 구도는 2018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3장에서 계속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