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AI가 몰고온 열풍은 너무나 뜨거웠습니다. 이제 AI는 조류독감보다 인공지능이라는 의미로 훨씬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되었는데요.
세금 분야에서도 AI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졌습니다. 인간의 전문 영역을 위협하는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똑똑한 제2의 두뇌이자 비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을 비롯해 관세청, 조세심판원 등 정부 기관에서 AI는 공통된 키워드이자 트렌드가 되었고, AI를 개발하기 위한 업무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AI를 사용하는 세무회계 관련 서비스와 플랫폼도 계속 등장합니다.
실제로 AI를 접한 세무사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그 변화를 더욱 실감할 수 있습니다. 다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시선으로 AI를 바라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AI가 불편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AI에게 질문해보고,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 안심했습니다. 아직 내가 AI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마치 개그콘서트에 가서 절대로 웃지 않겠다고 다짐한 관객처럼 잔뜩 굳은 마음으로 AI를 대했습니다.
그런데 AI를 잘 다루는 주변 전문가들을 보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요약해줘', '공손하게', '세무법인 대표 입장에서' 등의 키워드 질문을 추가하면 답변이 더욱 만족스럽게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의 개선이 눈앞에서 보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AI를 사용하는 세무사와 그렇지 않은 세무사로 구분됩니다.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세무사도 있지만 아직 격차가 크진 않습니다. 세무 분야에 특화한 AI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에는 그 격차가 점점 더 커질 전망입니다.
다시 1년 후에 AI가 과세당국과 납세자, 그리고 세무 전문가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리뷰할 예정인데요. 어쩌면 지금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혁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연말정산 신고서를 볼펜으로 작성하던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뚝딱 끝내게 된 지금처럼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