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부담 조건으로 분양권을 거래한다면, 양도가액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전문가인 세무대리인들은 이에 대한 답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지만, 답을 찾아 고객에게 제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답을 알더라도, 그에 따른 여러 근거를 검토해 법에 따른 정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련 법이나 법령을 검색하고 해석례, 판례를 찾는 일은 신입 세무사의 몫이 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세무사 1인이 운영하는 세무사무소의 경우에는 이런 것까지 일일이 챙기기가 많이 버겁다.
고난이도의 업무는 아니면서도 정확도와 신뢰도가 중요한 이런 업무의 경우 나 대신 해줄 사람이 절실하다. 그래서 많은 세무대리인이 이런 업무를 인공지능(AI)이 대신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할루시네이션 현상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가 꺼림칙하다.
할루시네이션(환각 효과)은 AI가 존재하지 않는 법 조항을 만들어내거나, 실제와 다른 판례를 가져오는 현상을 말한다. 언뜻 보면 그럴듯한 문장으로 답을 내놓지만, 내용의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법적 용어를 임의로 조합한 경우가 많다. 세무처럼 법적 근거의 정확성이 절대적인 영역에서는 이런 오류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세무대리인들은 AI가 틀린 말을 맞는 것처럼 한다는 이유로 사용을 망설인다. AI는 법령과 해석례, 판례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단어의 유사성만으로 답을 생성한다. 결국 전문가가 다시 전부 검증해야 하므로 시간 절감 효과도 크지 않다.
그래서 세무대리인들은 AI가 그럴듯한 답변이 아니라, 법령과 판례에 기반한 검증 가능한 답변을 제시하는 것을 가장 필요로 해왔다.
세법도우미 '엑스퍼트원', 할루시네이션 어떻게 극복했나
더존비즈온이 출시한 세법도우미 AI '엑스퍼트원(Expert1)'은 기존의 AI와는 다른 방식으로 답을 찾아낸다.
기존의 AI는 검색 증강 생성(RAG)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가장 유사한 단어를 써야만 관련 내용을 찾아내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월급쟁이'라고 입력했다면, AI는 관련한 법 조문을 찾지 못한다. 조문에는 '근로소득자'라는 용어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존비즈온은 법령을 개별 문서의 집합이 아니라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로 재구성했다. 세법은 법률·시행령·시행규칙 등 계층 구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체계인데, 기존 AI는 이를 분절된 문서로만 해석하면서 할루시네이션이 발생했던 것이다.
더존비즈온은 이 법령 간 계층 구조를 지식 그래프로 재정의하고, 질문에서 쟁점을 찾아 가장 관련성이 높은 조문·해석례·판례까지 탐색하는 방식을 '노바(NOVA)'라고 명명했다. 단어를 단순 매칭하는 검색이 아니라, 법적 맥락과 구조를 따라가는 탐색 방식인 셈이다.
더존비즈온 AI 연구소는 지난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인공지능(AI)서비스학회 창립기념학술대회에서 노바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AI 구소는 챗GPT 같은 범용 AI의 한계는 세법의 독특한 구조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했다. 세법은 법률·시행령·시행규칙이 위계적으로 얽혀 있어, 특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들을 아울러 참조해야 한다.
일상적인 질문에는 거침없이 답을 내놓는 챗GPT도 세법 앞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한다. 실제로 GPT-4에 지난해 세무사 1차 시험 중 '세법학 개론' 문제를 풀어보게 하자, 24.1점에 그치며 낙제점을 기록했다. 반면 AI 연구소가 최근 개발한 세법 지식 그래프 탐색 에이전트(NOVA)는 같은 문제에서 86.2점을 받았다.
엑스퍼트원, 실제 작동은 어떻게?
엑스퍼트원은 사용자가 질문을 넣으면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답변을 제공한다. 이때 답변 생성에 활용한 관련 법령과 해석례, 판례 등도 함께 제공해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자주 개정되는 세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더존비즈온은 앞으로 매달 최신 법령을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엑스퍼트원이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는지,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양도세 사례로 살펴보자.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매수인이 1차와 2차 양도세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분양권을 거래했습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가 양도세 1차만 계약서 특약에 넣어도 된다고 하는데, 이게 맞나요?"라고 물었다고 치자.
이 질문의 요지는 A씨가 7000만원에 산 분양권을 1억원에 팔 때, 양도세는 전부 매수인이 부담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황인 셈이다.(숫자는 예를 든 것이다.)
분양권 양도세율을 40% 적용한다고 치면, 양도차익 3000만원에 대한 양도세는 1200만원이 나온다. 매수인이 양도세를 대신 내주기로 했기 때문에 양도가약은 1억1200만원이 된다.
그런데 이 경우 양도차익이 4200만원으로 늘어나, 양도세는 다시 1680만원이 된다. 이게 무한반복되는 것이다. 사용자는 1차 양도세만 특약사항에 넣어도 된다는 공인중개사의 말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엑스퍼트원은 이 질의를 '양도세를 매수인이 부담하는 경우 1차 양도세만 양도가액에 포함할지 여부'라고 질의내용을 먼저 정리한 뒤, "최초 1회에 한해 해당 세액을 양도가액에 합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1차 양도세만 양도가액에 포함하면 되며, 2차 양도세는 양도가액에 포함하지 않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 답변 생성을 위해 검토한 내용과 관련 법령도 함께 제공한다. 소득세법 제88조 제5호(양도가액 산정 기준) 및 소득세법 제96조 제1항(양도소득세 과세 표준 계산) 등의 법률과 사전질의 내용 '사전 2021 법령해석재산 1064~20211001', '서면 2023 법규재산 2048~20231227' 등 검토한 법률과 법령, 해석례 등을 2~3쪽에 걸쳐 제공한다.
세무대리인이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바로 'AI 의견'이다. 이 버튼을 누르면 사회자, 엄격한 법률학자형 AI, 실무형 분석가형 AI가 등장해 특정 세무 이슈를 두고 토론을 벌인다. 사용자는 이 세 AI가 주고받는 논의를 그대로 관전하는 형식이다.
사회자는 토론의 흐름을 조율하고, 법률학자형 AI는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원칙과 법령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반면 실무형 분석가는 절세 가능성 등 현실적 대안을 중심으로 해석을 제시한다.
마치 보수적인 세무대리인과 절세에 적극적인 세무대리인이 한 자리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세무대리인에게 새로운 논리를 개발하거나 기존과 다른 관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신입 세무사에게는 한 사안을 여러 시각에서 검토하는 학습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더존비즈온은 아마란스10, 위하고 등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빠르면 내년 1월부터 엑스퍼트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