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존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패권경쟁과 무역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고 미국 주도의 확장정책은 우리 경제에도 중대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선도기업의 강세 속에 대한민국의 삼성전자,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제조업 부흥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리쇼어링(reshoring, 해외로 나간 제조업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이는 정책), 니어쇼어링(nearshoring, 생산시설을 가까운 국가로 이전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가치 사슬(기업들이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체계)의 재편을 가속화시키며, 한국처럼 글로벌 가치 사슬에 깊이 편입된 국가들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 생산 기지 이전 등 전략적 대응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자국 중심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고, 기술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 기술 인재 육성, 국제 협력 등을 통해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자유 무역 질서를 약화시키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서 자유 무역 질서 유지 및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동시에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자국 우선주의는 한국에 위협적인 요소도 있지만, 동시에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은 미국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국익에 부합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 롯데, 포스코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의 위기설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각 반도체, 유통, 철강 업계를 대표하며 한국 경제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이들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침체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엔비디아와의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잘 잡은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높은 부채 비율로 인해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롯데는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자산 매각, 계열사 IPO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수요 감소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노조 파업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포스코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 재편, 해외 시장 진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대기업의 위기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고, 고용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기업의 협력사와 이로 인해 영향 받는 중소기업 생태계에 대한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들 스스로도 혁신과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실에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자본이 집중하면서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들은 경쟁력 약화와 매출 감소, 이익률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에 맞물려 자녀들이 가업승계로 기업을 이어 받아야 하는데,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산업 환경과 격화된 경쟁 구도 속에서 기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다.
한 산업분야에서 20~30년 이상 기업을 운영했다는 것은 자타공인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충분히 갖췄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전문성도 첨단기술의 변화와 융합된 산업 속에서 녹아 들지 못하면 수익구조 악화로 기업은 쇠멸하게 될 것이다. 잘 버텨낸 기업은 가업상속공제, 가업승계에 대한 주식증여특례 제도 등을 활용하여 기업을 승계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업무무관자산 규제 등으로 인한 기업승계가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
해당 업무무관자산은 정상적인 기업 구조 속에서도 얼마든지 생길수가 있다. 이러한 의도치 않은 업무무관자산으로 인해서 막대한 세금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납부하기 위해서 상장사는 경영권을 위협받게 될 것이고, 비상장기업들은 상속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한 경우 기업 자산 대부분을 매각하고 폐업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비상장기업의 경우 현장에서 세법의 테두리 내에서 인정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서 기업 생존을 위한 조세회피를 하게 되는 것이 실정이다. 중소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기업 현장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적극적인 법제도의 개정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기업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가업상속공제, 가업승계에 대한 주식증여특례 규정 적용에서 발생되는 업무무관자산은 임대부동산만이 문제가 아니다. 상장사의 경우 대규모 시설장치, 공장 신축을 위해 구입한 토지, 토지구입과 신축비용을 위한 현금성 금융자산, 신약개발 등을 위해 비축한 금융자산의 경우에도 금액이 과다하게 되면 업무무관자산이 되고, 해외 자회사 설립, 해외공장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투자방식과 운영 형태에 따라서 당연히 업무유관자산으로 인정되어야 할 자산이 업무무관자산으로 편입이 되기도 한다.
과다보유현금은 상속개시일 현재 현금으로서 상속개시일 직전 5개 사업연도 말 평균 현금보유액의 150%를 초과하는 금액을 과다보유 현금으로 보게 된다. 여기서 ‘현금’이란 요구불예금 및 취득일부터 만기가 3개월 이내인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법인이 20%이상의 지분을 취득한 관계사의 경우 유의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경우 기획재정부와 대법원의 해석에서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은 20%이상 취득한 경우 지분법적용 투자주식으로 보고 영업활동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경우 업무유관자산으로 편입을 시키고, 투자나 재무활동으로 보는 경우에는 업무무관자산으로 해석한다. 그 밖의 투자목적의 단기매매증권, 지분법 적용투자주식이 아닌 경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되며, 채권의 경우에도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가 되어서 업무무관자산이 된다.
대표자 사망 시 지급되는 종신보험이나 경영인 정기보험의 경우에도 중도 인출하여 영업활동에 사용 또는 퇴직금 재원마련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따라서 업무 유관성을 판단 받게 된다. 그 밖의 장기금융상품은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서 업무유관성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가업승계 기업에서 현실적으로 일시적 나대지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비사업용토지로 판정되어 업무무관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상속이나 증여 전에 해당 토지를 창고를 지어 창고업을 하거나 업무무관자산을 처분하고 업무유관자산으로 대체 취득하거나 처분하여 상속개시 전 5개년 평균 현금의 수준을 높이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많은 금액의 대여금이 있다면 이 또한 업무무관자산으로 처분이 되므로 가업승계 전략을 실행하기 전에 상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상장사의 경우 많은 금액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가업상속공제, 가업승계에 대한 주식증여특례를 준비한다면 부채상환이나 보유중인 나대지를 건설 중인 자산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생존을 위한 절세전략도 필요하나 정부는 격화되어가고 있는 중소기업 현실을 고려하여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요건과 사후관리 제도를 보다 완화하고, 업무무관자산 규정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해야 한다. 지난해 세법개정안에 상정되었던 상속증여세율 인하와 과세표준 인상이 무산되어 가업승계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풍전등화 속 대한민국 경제 상황 속에서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 부담 완화, 제도개선과 함께 조세 회피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안을 마련해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조세 환경을 조성하여 기업의 건전하고 건강한 기업승계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조남철 세무사는?
국내 최초의 법인 컨설팅 전문 세무법인 넥스트를 설립하고, 2023년에는 AI 세금환급 서비스 헤이택스를 출시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조남철의 부자학교'를 운영하며,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업승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