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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AI에 잠식 당하는 세무시장…생존 전략은?

  • 2025.05.30(금) 07:30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는 최근 택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맞춤형 세무서비스가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대덕 기자]

춘추전국시대. 지금의 세무시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금환급 플랫폼 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다 환급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세무사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세무서비스를 찾는 고객들도 달라졌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인 만큼, 고객들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세무사보다는 내 상황에 맞게 컨설팅을 해주는 맞춤형 세무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는 이 점에 주목했다. 

앞으로 세무사는 '기업의 집사' 또는 '맞춤형 세무서비스(Tax Bespoke Service)'로 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무사로서는 특이하게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공학경영을 전공한 조 대표는 정보기술(IT)을 어떻게 세무에 접목시키고, 세무사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오랜 시간 연구했다.

조 대표가 내린 결론은 AI 등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며, 단순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세무사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최근 택스워치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세무업계는 과거 획일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 상황과 니즈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며 "AI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대신함으로써 세무사들이 고부가가치 컨설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세무사가 AI를 배척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이대덕 기자]

Q. 세무업계에 인공지능(AI) 도입 경쟁이 치열하다. 정보통신(IT) 기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데, 세무업계가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현재 세무시장은 '택스테크' 플랫폼의 전성시대다. 삼쩜삼, 토스, 쎔(SSEM), 혜움, 택슬리, 택스비 등 민간 플랫폼이 AI와 빅데이터를 접목한 자동화 세무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국세청도 '원클릭' 환급 서비스, 세무사회는 '국민의 세무사' 앱을 출시하며 공공·민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AI 플랫폼의 확산에는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과다 환급, 불성실 신고, 추징 사례, 책임 소재 불분명, 납세자 피해 등이 그 예다. 실제로 무분별한 환급 서비스로 인해 많은 세무사들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무사는 단순신고 업무는 AI와 플랫폼에 맡기고, 고부가가치 컨설팅, 복잡한 이슈 해결, 맞춤형 서비스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될 것인가, 독립적인 전문가로 성장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

AI 활용 능력이 세무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AI 기술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다. 세무사들이 더존, 세무사랑 프로그램과 MS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하듯이, AI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한다.

기술은 우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확장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세무사들도 컨설팅 능력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를 수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Q. 세무사들이 AI를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를 수임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부가가치를 어떻게 창출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달라.
  이제 세무시장에서 단편적인 서비스는 살아남기 어렵다. 20~30년 전에는 동네 슈퍼만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저는 앞으로 세무사라는 직업의 실체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무사라는 직업은 남아있겠지만, 단순 기장 업무는 모두 AI가 대체할 것이다. 그러면 세무사들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얼마 전, 선배 세무사님이 100억원 빌딩을 소유한 고객의 현물출자 법인전환 컨설팅에 대해 문의했다. 방법을 알려주고 50억원의 이월과세와 절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추징을 우려하며 상속·증여로 처리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상속·증여로 처리하면 세금이 어마어마하다. 추징당할 우려 없이 제대로 컨설팅을 하면 된다. 이는 꾸준히 공부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하면 자문료를 굉장히 많이 받을 수 있다. 이런 것이 고부가가치인 것이다.

고객들은 이제 한 가지 서비스만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세무 컨설팅은 단순한 세법 적용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사업 구조, 자산 현황, 미래 계획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야말로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의 역할이다. 세무사는 기업의 집사 또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로 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세무사가 보험 등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고객에게 맞춤형 컨설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진=이대덕 기자]

Q. 지난해 CEO 보험이 논란이 됐었다. 일부 세무사들은 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면서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대표님이 직접 세무사와 보험의 콜라보를 외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왜 세무사가 보험을 알아야 하는가?
  과거에는 보험사의 세무 컨설팅이 전성기였으나, 이제는 세무사들이 보험 컨설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보험과 세무의 결합이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고객들은 단순 상품 판매가 아니라, 부동산, 주식, 상속·증여, 은퇴설계 등 복합적인 자산관리 솔루션을 원한다.

이제는 단순히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부동산, 주식 등 자산관리의 큰 틀 안에서 보험의 역할을 조망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들은 상품·서비스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고, 복합적이고 수준 높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관심을 끄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무사와 보험 전문가의 역할 분담, 전문성 강화, 고객 중심의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저는 1년 전에 '105 컨설팅 사업단'을 시작했다. 현재 100명 남짓의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감정평가사, 경영지도사 등 다양한 전문직 조직을 구성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사실 보험에 대한 관심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보험설계사와 지방으로 출장을 가 7개의 거래처를 돌고 4군데와 계약을 했는데, 1군데만 계약했다고 속이고 수수료를 적게 주는 일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보험설계사는 세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세무사가 세무처리를 다 해야 한다. 기업 대표들은 보험설계사가 절세가 되고 세무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 놓고, 나중에 설계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많이 겪어왔다.

기업 대표들은 지인에게 월 납입액 500만원 정도의 CEO 보험 등을 가입한 경우가 많다. 꾸준히 납입하려면 기업의 현금흐름이 좋아야 하는데, 막상 사업을 하다보면 현금흐름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러면 보험을 해약해야 하는데 그럴 때 환급액은 20% 정도다. 이럴 때는 손해를 본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저는 고객에게 선택지를 준다. 어떤 보험을 가입하면 절세효과가 이만큼이 있지만 기업의 현금흐름상 얼마 이상의 보험 가입은 유지가 힘드니 잘 고려하라는 조언도 함께 한다. 이렇게 컨설팅을 하면 고객들도 전혀 보험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오히려 세무전문가가 하는 말이기 때문에 더 신뢰한다.

Q.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업승계 교수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최근 가업승계 트렌드는 어떠한가
  요즘 이슈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시기에 맞춰 창업자들의 은퇴가 현실화되면서 가업승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제조업의 경우 경쟁력 상실로 인해 승계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렵고, 편한 환경에서 강도 높은 일을 하는 것을 기업 승계자들이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젊은 세대들은 과거와 같은 방식의 경영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새로운 비전을 찾아 나서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시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업승계 과정에서 FI M&A는 자금 조달, 전문 경영인 도입, 기업 가치 제고 등의 장점이 있지만, 경영권 분쟁, 기업 문화 충돌 등 리스크도 존재하므로 신중한 접근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누가 봐도 탐나는 회사를 인수자도 매입을 검토하는 것이지, 누가 봐도 경영이 애매한 회사는 모든 인수자가 검토를 보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장 또는 산업 부분 내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이거나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진 회사가 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분류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FI M&A란?
재무적 투자자가 주도하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여기서 FI는 흔히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탈(VC), 투자은행(IB) 등 전략적 목적이 아닌 수익 추구 목적의 투자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기업을 인수하고 5~7년 후에 엑시트 전략을 사용한다.

Q. 유튜브와 블로그, '조남철의 부자학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수백억원의 자산가들을 많이 만나보셨을 것 같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부분일텐데, 부자들은 어떻게 큰 자산을 형성했을까? 그 노하우가 있나?
  사실 저도 이 부분이 굉장히 궁금했다. 그래서 100억원대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분들과 만나면서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인터뷰했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 '부자가 되는 십계명'을 정리했다. 책 발간도 준비 중에 있다.

그 중에 일부를 말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절제'다. 과음, 과소비, 과식, 행동 등 과함을 절제하는 것이다. 중산층은 자신을 알리고 표현하는데 소비한다. 좋은 차와 좋은 가방, 좋은 옷으로 자신을 알리려고 한다.

하지만 부자들은 감춰야 한다. 돈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면 주변에서 돈을 빌려달라거나 투자하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들은 자산을 증식시키는데 소비한다. 

두 번째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연 매출이 수백억원을 하는 사업에 성공한 사람에게 성공비결을 물어봤더니 부동산 투자나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사업장에 가서 일도 도와주고 열심히 한 다음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만들었더니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부자들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직장생활부터 시작한다.

부자가 되려면 사업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 내가 지금 직장을 다니지만 내가 이 회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니면 회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해서 사업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주식 등 자본소득을 만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심볼라이징(정체성·철학)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을 봤을 때 어떤 이미지가 연상돼야 한다. 브랜드화 전략이다.

인간은 소비를 하게 된다. 커피하면 스타벅스가 떠오르는 것처럼, 사업의 시작과 끝은 소비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용어를 생각하면 그것은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조남철 대표세무사. [사진=이대덕 기자]

☞조남철 세무사는?
국내 최초의 법인 컨설팅 전문 세무법인 넥스트를 설립하고, 2023년에는 AI 세금환급 서비스 헤이택스를 출시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조남철의 부자학교'를 운영하며,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업승계 교수로 활동하는 등 세무와 IT, 자산관리, 교육, 플랫폼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세무사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달라지면서 조 세무사는 지난해 100여명의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감정평가사, 경영지도사 등과 함께 컨설팅 스터디와 협업을 위한 '105 컨설팅 사업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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