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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기업의 회계 법칙…'이것'만 기억하세요!

  • 2024.07.19(금) 07:00

가계·자영업·기업, 모두 통하는 경영 비법은 '회계'

회계를 처음 배우는 학생한테 자산과 부채, 자기자본을 적으라고 하면 대부분 적지 못합니다

이동건 한밭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가 한 발언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려면 자신의 재무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실 가계 살림을 꾸려나가는 성인들도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가계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과 기업 회계는 다르다고 말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계와 소규모의 영업장, 기업을 관통하는 맥락은 똑같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가계(家計)는 한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을 의미합니다. 회계(會計)는 나가고 들어오는 돈을 따져서 셈을 한다는 뜻입니다. 또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 활동 상황을 일정한 계산 방법으로 기록하고 정보화한다는 뜻도 있죠.

가계나 회계의 '계(計)'는 셀 계로 같은 한자를 쓰고 있습니다. 결국 가정과 기업의 적용 단위만 다를 뿐, 모두 '계'라는 작업을 통해 재무상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체크포인트1. 매출보다는 현금! <현금흐름>

현금이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계실텐데요. 이를 매출과 연동하면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출은 물건 등을 판매하고 받은 대가를 뜻하는데요. 매출액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거나, 재무상태에 대해 판단한다면 큰 오류에 빠지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볼까요?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니, 아버지가 주식이 크게 올랐다며 저녁에 소고기를 사주시겠다고 합니다. 아들은 마음 속으로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버셔서, 우리 집 수입이 늘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일주일이 지난 후, 아버지는 "주식이 계속 오를 줄 알았는데 원금까지 잃었네"라며 절망하고 계시네요. 이 과정에서 우리집에 현금이 들어왔을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주식을 매도해서 현금화해야 현금이 들어오는 것이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에서 아무리 매출이 좋아봤자, 물품대금을 받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그래서 매출채권을 봐야 합니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물건이나 재화를 외상으로 판매한 것을 의미합니다. 언젠가는 회수될 금액이긴 하지만, 매출채권을 늦게 회수한다면 기업에 현금이 들어오는 것도 늦어져 현금흐름이 좋지 않게 되겠죠.

매출채권 회전율은 연간 평균 매출채권금액에 연간 매출액 중 외상 판매한 금액을 나눠 계산하는데, 예를 들어 여기서 6%라는 숫자가 나왔다면 연 365일을 6으로 나눕니다. 그러면 약 60일이 나오는데, 이는 해당 기업의 매출채권 회수일이 평균 60일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경우 현금흐름이 좋다고 말할 수 없겠죠.

다만 기업 운영 초기에는 현금흐름이 좋을 수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당연히 공장도 짓고, 인재도 확보하는 등의 투자활동을 하기 때문에 현금이 유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그 때부터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이 안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벌어들인 돈을 또 투자하는데 사용하거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초기에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생길 때까지 '자금조달'에 신경써야 합니다.

이 교수는 "사업자들이 이런 것을 머릿 속에는 대충 생각하고 있겠지만, 숫자로는 잘 보지 못한다. 손익계산서에는 10억원을 벌었다는 숫자가 있어도, 현금흐름으로 보면 마이너스"라며 "외상으로 물건을 팔았으면 돈이 안 들어온다. 실제로 번 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체크포인트2. 창고에 쌓인 물건은 곧 현금! <재고관리>

'재고'의 사전적 의미는 창고에 쌓인 물건입니다.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 기업이 생산한 물건인 셈이죠.

고객들이 물건을 많이 찾는다면, 많이 생산해야만 바로 바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 파악에 실패했다면, 물건은 창고에 쌓여있겠죠.

잘 생각해보면 재고는 가계에도 있습니다. 가계에서 재고가 쌓일 일이 무엇이 있냐고요? 여러분, 잘 생각해보세요.

옷장에 옷이 쌓여있지만, 또 산 경험 없으신가요? 마트에서 감자 두 박스를 사면 파격할인을 해준다길래 두 박스를 샀지만, 찐감자에 감자채볶음에 감자수프에 감자전까지 해먹어도 남아 결국에는 감자를 버린 경험 있으시죠? 이것이 모두 재고관리를 잘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물품을 만들 때(가계라면 물건을 살 때) 무엇이 들어가나요? 바로 '현금'입니다. 원자재나 인건비 등 여러 자원이 들어가야만 판매할 물품이 완성되는데요. 여기에 들어간 비용을 '원가'라고 합니다.

어떤 물품의 판매가격이 100원이고, 원가가 50원이라면 50원의 돈이 묶여있는 것이겠죠. 재고가 100개 쌓였다면, 회사의 현금은 5000원이 창고에 묶여있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재고가 쌓이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고가 쌓여있는 만큼 현금이 묶여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재고관리를 가장 잘하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재고관리와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으로 유명한데요. 쿠팡은 재고를 거의 쌓아놓지 않고 납품업체들한테 필요한 만큼만 물건을 받아서 판매합니다. 고객은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쿠팡은 신용카드사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습니다.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으면 납품업체에 대금을 바로 정산헤야 하지만, 쿠팡은 이를 1~2개월 후에 줍니다. 이 기간 동안 쿠팡은 현금을 쥐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반면 납품업체들은 물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원가에, 쿠팡으로부터 정산받지 못한 물품대금까지 더해져 자금난을 겪게 되겠죠. 쿠팡은 현금흐름이 좋겠지만, 납품업체는 매출만 좋고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셈입니다.

체크포인트3. 갖고 있는 현금을 뜻하는 <유동비율>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유동부채)×100]으로 계산합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하며, 유동부채는 1년 이내 갚아야 할 부채를 뜻합니다.

유동비율이 높다는 의미는 그 기업이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는 의미로, 대개 유동비율은 최소 100%는 넘어야 하며 평균 20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부채의 경우 부채비율[(타인자본÷자기자본)×100]을 어느 정도까지 지켜야 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넘어가면 많다고 인식합니다. 

사실 유동비율이 중요한 것은 '투자' 때문입니다.

구글이나 애플, 삼성전자 등 유명한 기업들의 최근 트렌드는 현금을 최대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인데요. 구글은 올해 초 약 1000억 달러의 현금과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고, 애플은 160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두는 이유는 영업실적이 저조할 때를 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산업 등 먹거리가 있을 때 대규모로 투자하기 위한 것입니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도 현금은 굉장히 중요하죠.

이 교수는 "미래를 위해서 기업은 현금을 쌓아놨다가, 괜찮은 투자처를 발견했다 싶으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비디오테이프와 카세트를 생산했던 새한미디어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면 망하는 건 한 순간이다. 기업 경영을 잘하려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회계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체크포인트4. 우리 솔직해지자! <기업 투명성>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는 넌 몰라도 돼"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으시죠? 나이는 어려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데, 어른들은 항상 자기들끼리만 대화하면서 끼워주지 않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회사의 현금흐름 등 재무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이와 비슷한 느낌일 수 있습니다. 회사 자금흐름이 궁금하지만, 윗분들이 알 필요없다며 "김 대리, 본인 일이나 신경 써"라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회계사들도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감사를 나간 기업에서 자료를 빨리 갖다주지 않거나, 무엇을 질문했는데 직원이 그에 대한 대답을 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은 불투명하고 비밀이 많기 때문에 직원들이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1400억원대의 분식회계로 많은 이들을 피눈물 나게 만들었던, 대우그룹을 기억하시나요?

회계사로 활동했던 시절, 대우그룹에 감사를 나갔던 이 교수는 그 때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우선 기업의 임원들이 회계사들한테 와서 계속 대화를 걸면서 업무에 집중하지 못 하게 하고, 자료도 감사 마지막날 갖다 준다고 말입니다. 무엇을 물어도 재무부서 직원들은 항상 "상사에게 물어보고 알려준다"고 회피하고, 점심식사는 먼 곳으로 가서 술을 먹인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회사가 회계사한테 자료제출을 빨리 안 하고 미적거리면 뭔가 있는 것"이라며 "뭔가 잘못한 것이 있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데, 나중에 보면 그런 생각이 100% 맞다"고 말입니다.

기도훈 한밭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기 교수는 "잘하는 기업은 투명한 회계를 통해 기업의 높은 경제적 성과 정보를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려고 한다"며 "잘되지 않는 기업은 보상 최대화, 경영자의 임기 연장, 명성 관리 등을 위해 자의적으로 경제적 성과를 과장하려고 한다. 기업 및 경영자가 회계 품질(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보상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사는 택스워치와 산학협력 MOU를 맺은 한밭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진(기도훈·이동건)과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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