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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조원' 세수 펑크, 돌파구마저 없다

  • 2023.10.30(월) 09:49

[프리미엄 택스리포트]택스형

역대급 세수 펑크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는 341조4000억원 규모로, 정부가 지난해 짠 세입예산안 400조5000억원 대비 59조1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국세청 등 징세기관을 동원해 '노력세수(세무조사 추징 등)'를 만들어 낸다 해도 어지간한 수준이어야 구멍 메우기가 가능한 것이지, 이 정도 결손 수준이면 답이 없습니다. 

반전을 만들어 낼 카드도 없는, 암울 그 자체인 상황인지라 지켜보는 사람들 입장에서 남은 3개월여 동안 이보다 세수 결손폭이 더 커지지만 않길 바라고만 있어야 할 형편인 것이죠. 

(출처: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길래,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요. 참 답답할 노릇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은 세수 결손을 '정쟁'의 소재로 끌어와 정부를 흔들어대고 있습니다. 

어찌됐건 사고를 친 주범(?)인 정부는 정치권의 파상공세에 맞설 기력도 상실한 모양새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세수 결손 원인으로 세수추계 모형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을 하곤 하는데, 좀 따져볼 부분이 있습니다. 

정부는 '세수추계 모형'이라는 것을 기반으로 세수를 추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입예산 및 예산 등을 짭니다. 

이 모형이라는 것이 대내외에 공개된 적이 없으니, 엉터리라는 오명을 쓰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원흉'으로 언급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택스워치)

하지만 여기 간과되고 있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규격화된 모형에 대입하는 '수치', 즉 경제성장률 등 여러 수치들을 어떤 폭으로 가져갈지 여부에 대한 '사람들의 결정'이 가미된다는 것이죠. 간단하게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보수적으로 잡아 대입하는 것과 다소 부풀려 잡는 것에 따라 큰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수추계 모형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지금 이 구조 그대로 더이상 과학적이고 세밀한 계산식인데, 정치적 요인이든 무엇이든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결정으로 인해 어쩔 때는 엉터리 모형이 되고, 또 어쩔 때는 그런대로 문제 없는 모형으로 인식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야당도 집권시기 이 모형을 가지고 세수추계를 해 왔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집권시기 세수추계 모형을 공개하지도 않았지요. 그런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요? 이런 앞 뒤 안맞는 이중적 태도가 세상에 또 어디 겠습니까. 

결국 세수 추계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세수추계 모형을 끄집어 내어 타박하거나 하는 것은 번지수가 잘못되어도 한참은 잘못된 비판이라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현 정부의 감세정책 때문이다 어쩐다 하는 이야기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지만, 이 정도 수준의 세수가 부족할 만큼의 감세정책을 시행했다고 보기 힘들기에 이 또한 전형적인 정치적 이분법에 기초한 비판을 위한 비판에 불과해 보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세수 결손의 원인은 정부의 '예측실패'에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대입할 수치들에 대한, 어떠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결정'이 핵심적인 원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 정부여당의 '실정의 증거'인 세수 결손을 둘러싼 야권의 정치적 공세는 연말이 다가올 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가 정부여당에서는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입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감액경정) 대응을 하던가, 당장 효과를 낼 대책은 아니더라도 현 경제상황을 호전시킬 마중물(정책)을 내놓던가 둘 중에 하나는 했어야 하는데 손도 발도 다 놓아 버린 것이 현재의 정부여당입니다. 

속된 말로 욕을 먹어도 싼, 그런 상황인 것이지요. 

'이념'을 두고 정치권이 이빨을 드러내놓고 싸우는 것은 그렇다 쳐도 적어도 '돈' 문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를 놓고는 협치가 간절히 필요해 보입니다. 

'5년 동안 못 받은 세금(불납결손액)이 20조원이고 이 때문에 세수 결손이 났으니 정부가 관리를 잘해라'는 식의 허무맹랑한 해석과 하나 마나한 훈수는 그만 두고 세수 문제를 풀 유일무이한 열쇠나 다름 없는 경제활성화를 어떻게 이루어 나갈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우리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까요?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너무도 뻔한데, 그 뻔한 것 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을 '후진적'이라 평가해도 결코 과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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