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산하 국세상담센터에는 해마다 연초가 되면 문의 전화가 빗발칩니다.
근로자가 한 해 동안 낸 근로소득세가 실제 부담해야 할 세금과 맞는지 확인하는 '연말정산' 때문인데요. 매년 반복되는 절차지만 보육수당이나 의료비, 인적공제처럼 적용 기준이 조금만 달라져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국세상담센터는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자주 묻는 상담 사례를 모아 '공제맨'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국세청은 왜 연말정산 설명에 캐릭터를 도입했을까요.

2024년 한 해 동안 국세상담센터에 접수된 전화상담은 381만9842건에 이릅니다.
상담 분야별로는 세법 관련 문의가 152만5633건이었고, 홈택스 이용과 관련한 문의는 229만4209건으로 더 많았습니다. 세금 계산 자체보다 신고·정산 과정에서의 시스템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겠죠.
상담 수요는 연초가 가장 많았는데요. 1월에만 55만326건의 전화 상담이 접수됐는데, 이는 연중 최고치입니다. 근로소득 연말정산이 대부분 1월에 이뤄지는 만큼, 이 시기에 공제 관련 문의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세법은 구조상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연말정산은 공제 항목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고, 개인별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도 달라집니다. 딱딱한 세법 설명 대신 사례 중심으로 쉽게 풀어내자는 생각에 캐릭터를 도입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습니다.
캐릭터 제작에 AI를 선택한 이유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국세상담센터가 선택한 도구는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국세청이 'AI 국세행정'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연말정산 상담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을 시험해보자는 취지에서입니다.
국세상담센터 관계자는 "청장이 취임사에서 AI 대전환을 강조한 이후, 상담센터 내부에서 AI를 활용한 모범 사례를 만들어보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국세상담센터 내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다양한 태스크포스(TF)가 있는데, 이 가운데 AI 관련 TF가 콘텐츠 제작을 맡았습니다.
공제맨은 국세청의 공식 AI 캐릭터라기보다는 연말정산 공제 안내에 특화된 캐릭터라는 설명입니다. 제작 당시 연말맨이나 정산맨 등도 후보로 논의됐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입에 붙는다는 이유로 공제맨이 최종 선택됐습니다.
공제맨 콘텐츠(4컷 만화)에는 연말정산에서 자주 헷갈리는 사례들이 담겼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의료비 세액공제인데요.
첫 번째 컷에서는 자신의 의료비까지 공제받겠다는 아내의 말에 남편이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에게 의료비 공제가 얼마나 헷갈리는 사안인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죠.
하지만 의료비 세액공제 기준은 '환자'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의료비를 지출했는지'에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라 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의 의료비를 직접 부담했다면, 해당 의료비는 아내가 공제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때문인지 만화 속 마지막 컷에서는 기준을 이해한 아내가 환호하는 반면, 남편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듯 눈이 빙글빙글 도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국세상담센터 관계자는 "부부 중 누가 공제를 받는 게 유리한지만 따지다 보면, 기준을 잘못 이해해 부당공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제맨 같은 시도가 복잡한 제도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런 방식의 설명은 더 확대돼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