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세무조사는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절차입니다. 예고된 수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압박이기도 합니다.
국세청과 기업 사이에서 벌어지는 세무조사라는 팽팽한 줄다리기는, 수천만원에서 수천억원 대 세금을 추징하면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결과는 기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2021~2025년)간 세무조사 후 과세처분을 받은 상장사들은 얼마를 추징받았을까요? 기업들 명단과 추징액을 연도별로 정리해봤습니다.

올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세무조사 관련 보고서를 공시하거나 정정한 건수는 총 2240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조사 결과와 추징액이 확인 가능한 기업 50곳을 추렸는데요.
올해 세무조사로 추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오늘이엔엠, 골프존, 한국특강, 동방, 화인써키트, 휴스틸, 아이큐어, 메가스터디 등이었습니다.
오늘이엔엠은 올 초 서울지방국세청의 2019~2023년 법인세 세무조사 후 296억원을 추징받았는데요. 이어 4월과 6월, 남대문세무서와 영등포세무서에서 부가가치세 세무조사를 받고 각 301억, 511억원 규모의 추징금이 추가돼 총 추징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오늘이엔엠 측은 모든 과세에 불복해 심판원에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골프존은 지난 2월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법인세와 부가세를 포함해 71억2100만원을 추징받고 모두 납부했습니다. 한국특강은 지난 1월과 3월, 부산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이후 15억원과 16억원 규모 추징금을 통보받았는데요. 31억9100만원 가운데 현재 7억원을 납부하고, 남은 약 24억원은 납부 예정입니다.
지난해에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을 비롯해 티엔엔터테인먼트, 덴티움, 삼진제약, 대우산업개발, 한세실업, KG이니시스 등이 세무조사 추징을 받았습니다.
빗썸은 2023년 받은 추징금 224억원에 더해, 2024년 세무조사 이후 받은 추징금까지 총 237억1800만원에 대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의 자회사 티엔엔터테인먼트는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받고 지난해 69억2200만원을 추징받았는데요. 이 가운데 14억9500만원가량을 납부했지만, 세금계산서 발행 관련 벌금 처분을 받은 54억원에 대해서는 납부하지 않아 이후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023년에는 영원무역이 국세청으로부터 2018~2022년 법인세 세무조사를 받은 후 부과된 추징금 199억1400만원을 납부했습니다. 같은 해 동부건설은 서울지방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 이후 98억3900만원을 추징받고 전액을 납부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서울지방국세청의 2015~2017년 대상 정기 세무조사 이후 추가 추징금 151억원을 통보받았습니다. 사측은 추징금을 모두 납부한 이후, 특정 거래와 관련한 과세 처분에 대해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KB금융은 2022년 연결자회사인 KB캐피탈 세무조사 후 법인세 36억5300만원을 추징받았습니다. KB금융과 KB캐피탈은 조세심판원에 각각 2017년도와 2018년도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청구 기각 결정을 받아 현재 행정소송 중입니다.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는 아난티는 2022년 대전지방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131억원을 추징받았는데요. 이후 이의신청 인용으로 128억원이 과세 취소돼 3억원의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습니다.
2021년에는 에스엠(SM)과 나이스정보통신, 대원제약 등이 세금을 추징받았습니다. SM은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 결과로 202억원을 추징 통보받고 납부한 후, 불복 절차를 진행했지만 기각됐습니다. 나이스정보통신도 같은해 서울지방국세청 2015~2019년도 법인세 세무조사 후 153억원을 추징받은 사실을 공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