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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눈높이 설명 감동" vs "몰라서 물었는데 혼내듯 타박"

  • 2023.07.06(목) 12:00

국민신문고 국세청·세무서 민원 분석

'모욕은 잊어버리고, 친절은 결코 잊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나 곤란한 상황에서는 낯선 사람의 소소한 친절에도 크게 감동 받을 수 있죠.

전국 세무서 민원을 조사하다 보면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참 많은데요. 가슴 찡한 이야기부터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까지 다양합니다. 최근 1년간 세무서를 찾았던 민원인들이 남긴 '고객의 소리'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을까요. 

잊을 수 없는 친절

아버지와 함께 연금·퇴직금 신고를 위해 군청을 찾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최근 뇌출혈로 몸이 불편해지셔서 휠체어를 타고 계셨는데, 조정민 직원님이 직접 앞으로 나오셔서 무릎을 낮추시고 아버지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주시며 설명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사는 한 민원인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께 친절을 베푼 직원을 칭찬했습니다. "아프신 후로 인지 능력도 안 좋아지셔서 직원 분이 얘기해주시는 걸 계속 못 알아 듣는데도 표정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끝까지 잘 설명해주셨다"고 전했는데요. 

민원인은 "너무 감사해 주변 분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금정세무서 파견 직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글을 남긴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민원인을 발견하고 도움을 건넨 직원에 관한 미담도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어제 소득증명원 때문에 강서세무서를 방문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잘 모르시다보니 다른 직원 분들이 2층으로 가라, 3층으로 가라 하셔서 계속 헤매셨나 본데요. 당시에 어머니가 너무 막막한 나머지 눈물이 날 정도였다는데, 이상헌 담당자님이 저희 어머니를 보시고 꼼꼼하게 잘 챙겨주셔서 일을 마무리했다고 하셨습니다.

이 민원인은 "도움을 받은 어머니께서 이런 일은 꼭 글로 남겨달라고 부탁하셨다"면서 "이상헌 담당자님 덕분에 너무 잘 해결 됐다고 하루종일 기뻐하고 계신다"고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전국 각 지역 세무서는 세무서를 찾은 민원인들이 불만·칭찬 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고객의 소리'를 운영 중이다. 사진은 서울 강동세무서의 친절직원을 칭찬하는 게시물. [출처: 강동세무서 홈페이지 캡처]

잊히지 않는 불친절

반면 불친절한 직원 대응에 불쾌했다는 항의 사연도 있었는데요.

전화할 때마다 무안할 정도로 직원 분이 너무 퉁명스럽습니다. '안녕하세요' 한마디 했는데 기분 나쁜 톤으로 대답하시고, 사정이 있어 빨리 환급이 안 되냐 물었더니 다음부턴 제대로 좀 하시라는 등 감정이 섞인 말들을 하셨습니다. 제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혼나야 하나 싶었습니다.

영등포세무서 직원의 전화 태도가 불친절하다고 항의한 민원인은 법인 관련해 이 직원과 자주 통화한다고 하셨는데요. "나뿐만 아니라 그분과 통화한 다른 사람도 말투가 불편하다고 했다"면서 "제발 기분 나쁜 티 좀 안 내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혼자 경정청구하는 방법을 찾다 포기하고 마포세무서를 방문한 민원인의 사례도 눈에 띄었습니다.

월세 경정청구 하려는데 서류만 덜렁 주고 작성법 안내가 없길래 어떻게 써야 하나 물었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시더군요.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잘 들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제가 직원 분 질문을 못 알아 들으니 또 한숨을 쉬셨습니다. 혼자 할 수 없을 것 같아 도움 받으려 멀어도 세무서까지 왔는데 불쾌했어요.

이 민원인은 "어머니뻘 되시는 분이라 이해하려 했지만 화가 풀리지 않아서 민원을 남긴다"며 "젊은 저한테도 이러시는데 연로하신 분들께는 더 불친절하실 듯해 걱정된다"고 친절 교육을 부탁했습니다.

혼자 해결할 수 있으면 굳이 세무서를 찾을 이유가 없겠죠. 세무서 문을 두드리는 민원인 대부분은 생소한 세무 관련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 듣고자 했을 겁니다. 방법을 잘 몰라 헤매다 찾은 세무서에서 '결코 잊지 못할 친절'에 감동 받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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